생각을 바꾸면 작은 일에도 감사하고, 행복을 느끼게 된다는걸 한번쯤은 들어봤을
테고, 혹은 스스로 깨달을 때도 있다. 모르는건 아니지만 다만 살다보면 그런 작은
여유마저 느끼기 힘들고, 경쟁속에서 뒤쳐질까 노심초사 하다보니 작은일에 행복을
느낄 겨를이 없을 뿐이다. 어쩌면 부모에게 효도하고, 자식들 잘 키우고, 남들에게
좋은 평판 들으면서 사는게 중요하고, 또 성공적인 삶이라고 할수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고 소중한건 나 자신이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삶일것이다. 가난해도,
혹은 병이 있어도, 혹은 남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나 자신이 중요한 거다.
나 스스로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게 가장 성공한 삶이 아닐까? 발상의 전환
이나 내면에서 우러나는 깨우침이 없이 외부적인 환경으로 그런 상황을 맞는 사람도
있다. <우리 아빠는 택시드라이버> 책의 저자인 이마이 이즈미씨가 그런 경우다.
제목은 <우리 아빠는~>으로 시작하지만 그렇다고 책의 화자가 아들이나 딸이 아니라 택시기사인
자신의 이야기다. 책의 내용은 택시 기사인 이마이 이즈미씨가 우연히 발견한 네잎클로버를 손님
에게 주면서부터 기뻐하는 승객들의 모습에서 뿌듯함을 느끼고 자기마저 행복해지더라~라는 틀에
박힌 <소소한 행복> 이야기다. 이마이씨는 지금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커다란 행복도 아니다.
그저 승객들에게 기쁨을 줄수있는 자신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그럼 됐다. 그게 최고다.
이마이씨가 처한 상황을 한번 들여다보자. 6년전 다니던 회사에서 구조조정으로 해고 통지를
받았다. 그 회사는 19년 동안 몸담았던 회사고, 젊은시절 자신의 모든것을 바쳐 일해왔던 곳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고, 회사에서도 알아주리라 믿었지만 회사가 어려워지자 냉정하게 해고
당했다. 딱히 할수있는 일도 없었기에 막연하게 시작한 일이 택시 기사였다. 16년 전에는 아내와
사별했다. 아들 하나와 딸둘을 두고 오손도손 재밌게 살아왔지만 회사에서 받은 건강검진에서
암이 발견돼 멀쩡하던 사람이 6개월만에 세상을 떠났다. 그때 큰 딸이 22, 둘째 딸은 20, 아들은
18세였다. 아내 나이는 44세. 그로부터 16년간 이마이씨는 혼자 살면서 아이들을 돌보고, 결혼
시키고, 새롭게 택시기사 일을 시작했다. 누가봐도 남들이 부러워할 삶은 아니다. 그런데 이마이
씨는 정말로, 정말로, 지금의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느낀단다. 그런 마음이 부러울
뿐이다...
이마이씨는 '행운을 주는 택시 드라이버'로 유명인사다. 이미 일본에서는 신문에도 보도되고,
티비 출연도 여러번 했다고 한다. 처음 시작은 별것 아닌 일에서 시작됐다. 택시기사를 시작하고
며칠 안돼, 손님을 기다리기가 지루해 동료기사들과 함께 잔디밭에서 네잎 클로버를 찾다가
하나를 발견했다. 그날 우울한 표정의 여자손님을 태우고 얘길하다, 실연의 상처로 괴로워 하는
걸 알게되고, 낮에 발견했던 네잎클로버를 주게됐다. 그러자 우울한 표정의 손님이 뜻밖의
예기치 못한 선물에 잠시나마 웃음을 띠는걸 보고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 이후로 시간나면
네잎 클로버를 찾아서 예쁘게 말렸다가 손님들에게 주곤 했는데, 그때마다 하나같이 반가워하고,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걸보고 좀더 전문적으로 네잎클로버를 만들기 위해 아예 마당에서 재배
하기까지 하게된다. 처음에는 소수의 여자손님들에게만 주기 시작하다가, 다음에는 남자손님
까지, 그 다음에는 손님의 지인이나 가족들에게까지 네잎클로버를 선물하게 됐다.
그런데 이마이씨가 선물한 네잎클로버는 단순한 선물이 아니었다. 택시를 타는 손님들은 각양각색,
천가지 사연과 만가지 인생을 살고있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어느날 낯선 택시기사에게서 받은
행운의 상징 '네잎클로버'로 인해 위안을 얻기도 하고, 한때 즐거움을 받기도 하고, 앞날에 희망을
품기도 했다. 수험생들은 자신감을 얻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행운을 불러준 네잎
클로버 덕에 하루는 낯선 이에게서 편지를 받게 됐는데 이마이씨로부터 받은 네잎클로버를 지갑에
두고 지갑을 열때마다 간절하게 딸의 고등학교 입시 합격을 기원했는데 정말 합격을 했다고,
이게 다 이마이씨가 행운을 가져다 준 덕분이라며 고맙다는 편지였다. 이런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이마이씨는 자신이 하고있는 일에 확신을 갖게 된다. 내가 하는 이 사소하고 작은일이 다른이들에게
커다란 용기와 희망을 가져다주는 좋은일이라고. 보잘것 없는 나도 이처럼 크고 중요한 일을 할수
있다고.
사실 네잎클로버를 가지고 있다고 나에게 행운이 찾아오는것은 아닐지언정 마음만은 부자가
되는건 사실이다. 왠지 발표하지 않은 로또복권을 갖고있는것 처럼 말이다. 지금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나에게 좋은일이 생길것만 같은..
우리도 이마이씨가 될수 있다. 남들이 보기에 좋은 환경에 처해있진 않더라도 자신이 뭔가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로인해 자존감을 높히면서 스스로 행복을 느낄수 있다면 그게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일이 아닐까싶다. 물론 나도 그런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스스로 노력해서 마인드
컨트롤 할수 있으면 다행인거고, 그렇지 않다면 어느날 갑자기 외부의 힘으로 그렇게 생각이
바뀔수도 있지 않을까? 그럼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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