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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시골쥐가 보여준 놀라운 초능력

일요일 예능계를 평정한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서울메이트'에서는 언제나 시골에서
올라온 정남이가 서울에 먼저 올라온 상국이와 경환이에게 촌뜨기라고 놀림당하고, 무시
당하는 컨셉의 연기를 한다. 처음 그 코너를 봤을때는 하나도 안 비슷한 서울 말투 흉내와
알아듣기 힘든 경상도 사투리로 인해 재미도 없고, 웃기지도 않더니만 요즘은 순박하고
긍정적인 '촌놈' 정남이 연기와 "확 마, 궁디 주 차삐까?'라는 상국이의 유행어에 박장대소
하면서 즐겨
보고있다.

근데 사람은 서울사람을 알아주는지 몰라도 쥐는 시골쥐가 최강임을 제대로 알게된 사건이
있었다. 내가 사는 섬이 시골이니 굳이 이름 붙이자면 '시골쥐'인데 이제껏 도시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초능력에 가까운 점프를 직접 목격한 것이다. 사실 도시에서 쥐의 존재는
불결한 하수도나 더러운 환경에서 숨어 살며 잘 보기도 힘들 뿐더러, 쥐약과 길고양이들로
인해 작고, 재빨라야만 살아남는 생존의 법칙을 안고 살고있다. 그런데 시골에서는 지천으로
널린 양곡들로 인해 야생에서 살아남는 쥐들의 개체수도 많고, 잘먹어서인지 크기도 꽤 큰
녀석들도 많다.

언제부턴가 주방에 쥐가 출몰하기 시작했다.
맞다. 예전 뱀까지 출몰했던 바로 그 주방이다.ㅡㅡ;

숙소 주방에 뱀이 들어오다!

그러고보니 우리 주방엔 별별 녀석들이 다 드나드나 보다.
주방 바닥에 개사료 포대를 뒀는데 거길 갉아 구멍을 내서 먹느라 드나드는 것이었다.
끈끈이 쥐덫도 놓았더니 새끼쥐가 두어마리 잡혔다. 이제 끝이거니 했는데 어느날 문을
열고 들어서다 테이블 위에 앉아있던 녀석과 눈이 딱 마주쳤다.


(이녀석 아님. 그냥 자료사진 ㅡㅡ;)


전형적인 쥐다. 거기다 사방이 꽉 막힌 주방 안. 나는 얼른 때려잡을 뭔가를 찾느라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도저히 도망갈 곳이 없다고 생각하던 찰라, 놀랍게도 커다란 쥐는 테이블 위에서 창틀로
점프를 하더니 뚫려있던 방충망의 구멍 사이로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저 테이블과 창틀 사이의 거리는 어림잡아 1미터도 넘어 보인다.
쥐가.. 고양이라면 몰라도, 쥐가, 저 거리, 저 높이를 점프해서 날아다닌다는걸 언제 상상이나
했으련가... 게다가 테이블은 또 어찌 올라갔을까. 녀석의 점프력을 봐서는 바닥에서 의자로,
또 의자에서 테이블로 점프해서 올라갔을게 틀림없다. 또 방충망 구멍 사이로 몸을 내던지다
시피 화들짝 놀라서 도망갔지만 그 창틀도 바깥으로 1미터 50 정도되는 높은곳에 있으니,
그야말로 이 놈의 시골쥐는 펄펄 날아다니는 셈이다.





광주 집에서 햄스터도 키워봤겠다, 쥐가 이렇게 생겼다면 귀여워서 만져주고 밥도 줘서 키워
주고라도 싶을텐데,






이렇게 흉악하게 생겼으니, 그저 보기만해도 흠칫 소스라치게 놀라게 된다.





아~ 언제쯤 쥐 노이로제에서 벗어날수 있게 될련지...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