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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눈으로, 입으로만 만끽한 '입질의 추억'


항상 입질의 추억님의 블로그에서만 구경하던 바다의 왕자, 횟감의 최고봉, 감성돔을
연이틀동안 눈으로, 그리고 입으로 만끽했다.
늦가을, 초겨울은 감성돔의 계절이다. 섬에서 근무하다보니 낚시를 좋아하는 후임덕에
가끔씩 자연산 회를 먹기도 하는데 회맛을 잘모르는 아마츄어인 내가 느끼기에도 확실히
여름철에 먹는 생선회와 가을철, 그것도 늦가을에 먹는 생선회는 맛이 다르다.

내가 근무하는 섬은 가을로 들어서는 10월경부터 참돔, 농어, 정갱이가 주로 잡히고,
가끔씩 동해안에서 볼수있는 오징어가 낚시바늘을 물기도 하는데, 그러다 11월로 들어서면
공략어종이 감성돔으로 바뀐다. 수온이 내려가면서, 그리고 산란기를 준비하는 생선의
몸에 기름기가 끼면서 푸석했던 살이 쫄깃거리기 시작할 때가 바로 이때다.
이 블로그에서도 몇번 소개한 적이 있는 후임 한명이 낚시를 좋아하는 탓에 가끔씩
시간날때 갯바위로 출조를 나가는데 여름철엔 거의 허탕을 치고 돌아오더니, 날이 선선해
지자 돌아올때 고기통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드디어 짜릿한 손맛을 보고 돌아
왔는데~





밑밥을 챙겨갔던 통이 가득찼다.





감성돔 세마리, 그리고 농어가 일곱마리~
아침 6시부터 9시까지 세시간동안 갯바위 낚시로 열마리를 낚아왔다.
그런데 세시간동안 내리 입질이 왔던건 아니고, 해가 뜬 7시 이후부터 입질이 간간이 오다가
철수하기 한시간 전부터 던지면 입질이 오고, 또 던지면 또 물고, 정신없이 몰려 오더란다..
완전 승장의 얼굴이다. 이 맛에 낚시를 한다면서~

 




원래 농어도 횟감으로 귀하지만 바다의 왕자, 감성돔 앞에서는 관심도 못받는다..
사이즈를 재보고 하도 커서 사진을 찍었는데 옆에서 하는말이 원래 생선 사이즈를 사진으로
남기려면 크기를 가늠할수 있는 다른 물건을 옆에 대놓고 찍어야 한다고 한다. 하긴 그래야
비교가 되서 크기를 알수있겠지...난 아무것도 없어서 그냥 찍기만 했다. 며칠전 입질의 추억님
한테 대물 감성돔 사진을 올리겠다고 설레발을 쳐놔서~ ^^ 저기 제일 큰놈이 약 40cm, 나머지
두마리는 약 35cm 정도 되는 녀석들이다. 이제까지 후임이 잡은 감성돔중에 아마 가장 큰
녀석이 아닐까..
곧바로 도마위에 올라가 맛있는 회로 요리(?)가 됐다.




우리 직원, 감리단 직원 다섯에, 작업반 인부 열명, 도합 열다섯명이 감성돔 세마리와 농어 일곱
마리로 회를 떠서 배부르게 먹었으니~ 회맛이 꿀맛이었다. 쫄깃한 식감하며~~ ^^
맛있게 먹긴 했는데 혼자 낚시를 다녀온 후임한테 미안하기도 하다. 아무래도 내가 낚시를
좋아했다면 같이 가서 얘기도 하고, 재밌게 낚시를 하다 올텐데, 혼자 다녀야하니 외로울것
같아서.. 그리고 한번 출조 나갈때마다 허탕을 치든, 많은 고기를 잡든 들어가는 경비가 꽤
많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짜릿한 손맛 한번이면 모든 시름을 잊는단다..

아래 사진은 일전에 후임이 낚시 하는 모습을 찍어놨던 사진.
보기만해도 아찔한 곳에서 낚시 삼매경에 빠져있다. 한 며칠 계속해서 손맛을 보더니 이제는
낚시대를 더 좋은걸로 바꾸겠다고 열심히 검색중이다. 얼마짜리 보냐고 물었더니 75만원
짜리란다. 컥!
하긴 뭐, 좋은 낚시대는 1,2백을 훌쩍 넘긴다고 하고, 낚시장갑 하나도 십만원이 넘어간다고
하니... 나로서는 이해가 안될 뿐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