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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믿고 찾는 이재익표 소설 '아버지의 길' 노르망디 코리안의 기구한 이야기

이재익 작가가 또한번의 성장을 한것같다. 그간 단편들로 시작해서 단행본을

차례로 발간하더니 이번에는 두권짜리 역사소설을 펴냈다. 역시 이번에도 별로

따져보지 않고 신간 출간 소식만 듣고도 찾아 읽게 되었다. 그만큼 이재익표는

내게 있어 신뢰가는 소설의 브랜드다.



<아버지의 길>. 노르망디 상륙작전 당시 연합군은 대규모 상륙작전을 통해 독일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는데 그곳에서 낯선 포로를 발견하게 됐다. 독일 군복을 입은

유일한 동양인, 그것도 한국인이었고, 이때 찍은 사진에는 '노르망디 코리안'이라는

별칭이 붙어있다. 이 소설은 바로 여기에서 모티브를 따왔다고 한다. 전 세계가 포화로

뒤덮여 있던 당시 그 조선인은 왜, 어떻게 2차대전의 전장을 뚫고 프랑스 유타 해변

까지 가서 독일군 군복을 입고 싸우고 있었을까? 추측하기로 조선에서 일본군으로 징병
된후에 소련군과의 전투에서 포로로 잡히고, 이번에는 소련군으로 독일과의 전투에
참가했다가, 독일군에게 포로로 잡히고, 또다시 독일군으로 연합군과 싸우다가 노르망디
상륙작전때 미군에 포로로 잡히게 된듯하다.




전작이었던 <아이린>에서 실감나는 카투샤의 군영생활을 묘사한 바 있다. 어찌 그리

잘 알까? 했더니만 이재익 작가 스스로가 카투샤로 군복무 했음을 알고나니 이해가

됐다. 이번 작품은 1930~40년대 조선과 중국, 소련, 미국, 프랑스를 넘나드는

스펙타클한 스케일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주 극장에서 '완득이'를 볼때 본 영화 상영전에

했던 예고편이 참 인상적이었다. 장동건이 주연으로 나오는 전쟁영화였는데, 실감나는

전투신들이 현란했다. 아~ 이영화 참 재밌겠다 싶었는데 제목이 '마이웨이'였었다.

어라? 그런데 알고봤더니 그 영화 '마이웨이' 역시 이 사진을 독일군 코리안을 영화화한

것이란다. 같은 시기에 같은 사건을 소설과 영화로 만나볼수 있게 되었다.


어린 아들을 홀로 남겨두고 갑작스레 일본군에 끌려 전장으로 향했던 주인공 길수와,

젖먹이 아들을 남겨두고 항일 무장투쟁을 위해 집을 떠났던 월화, 그리고 그의 차례로

엄마와 아빠를 읽어버리고 남겨진 어린 아들 건우를 중심으로 갖가지 사연을 안고 일본군

으로 참전하는 조선의 평범한 이웃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적신다. 조국을 위해 싸우는것도

아니라 내 나라를 강탈한 일본을 위해 전쟁에 끌려오는 조선의 청년들, 그리고 역시

일본군의 성적 배설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속아서 팔려온 조선의 처녀들. 이 모두가

힘없는 나라의 백성으로 겪어야 할 역사의 치욕이자 상처가 아니었겠는가. 시대는 바꼈지만

오늘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총을 쏘는 전쟁이 아니더라도 힘없는 나라가 겪는 설움과

차별은 국제사회 곳곳에서 발견할수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국력을 키움과 동시에

우리에게 절대 씻을수 없는 역사를 안겨준 일본이란 나라 역시 잊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서는 일본과 협력해야 겠지만, 그들이 진정으로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사과를 하지않고, 조선 합병이 조선의 근대화에 바람직한 영향을 주었다던가, 위안부가

스스로 원해서 돈벌려고 지원했다던가, 강제적인 병합이 아니라 힘없는 나라였던 조선이

스스로 보호를 원해서 일본이 보호국이 되주었다던가 하는 망발을 계속 하는한 결코 한국과

일본은 친구가 될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망발을 일삼는 일본과, 그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한국내의 친일파 단체, 정치인들에게도 경계를 늦춰서는 안될것이다...


이 소설, 충분히 재미있다. 글쓰는 재주야 워낙 전작들로 인정받았었고, 이번 작품까지 읽고
나니 앞으로 얼마나 더 독자들을 쥐락펴락 하는 인기작가로 발전할지 기대된다.
영화'마이웨이'도 빨리 개봉했으면 좋겠다.


아버지의 길 1
국내도서>소설
저자 : 이재익
출판 : 황소북스 2011.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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