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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상식으로 알아야 할 '고구려부터 조선까지 왕의 역사'


왕의 역사를 알면 그 나라의 역사를 알게된다. 꼭 알아야 할 왕의역사라고 해서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 고려, 조선의 역대 주목해야할 왕들을 나열했는데

영화를 보듯 휘몰아치는 전쟁과 당쟁의 역사속에 묻힌 불운한 왕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우리나라 역사를 줄줄 꿰게 되버린다.



난 학창시절 국사를 참 좋아했다. 지루하고 따분하다고 싫어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교과서에서 주로 다루는 제도의 개혁, 화폐 제도, 토지제도, 세수 제도와 관직제도등을

시험에 대비해서 달달 외우다보면 그게 그것같고, 고려시댄지 조선시댄지 어느왕때

무슨 제도를 개혁했는지 도통 알다가도 모르겠고, 아무리 외워도 재미가 없는 과목이

되고만다. 허나 그런 지루한 제도의 암기를 떠나 광활한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또는 외세

침략에 대응하기 위해 벌여온 전쟁들을 역사의 흐름에 따라 정리해보거나 왕권을 차지

하기 위해 치열한 권모술수, 왕의 암살과 외척들의 궁중암투등 흔히 드라마 소재로 사용되는

이야기 위주로 역사를 돌아보면, 한시 한때도 소홀히 다룰수가 없다. 조선왕조 500년만

하더라도 이 조그마한 나라에서 무슨놈의 정변도 많고, 반란도 많고, 왕권을 위해 형제가

형제를 죽이고, 신하들이 서로를 모함해서 죽이고, 왕이 신권을 견제하기 위해 죽이고,

이처럼 참혹한 일들이 어느 왕을 막론하고 역사에서 언급되고 있다는게 놀랍기만하다.


이 책 <고구려부터 조선까지 왕의 역사>가 이처럼 흥미진진한 한국의 역사를 재밌게

풀어놓은 책이다. 저자 박영현이 역사학자가 아니라 소설가라는 점이 놀랍다. 이 책을

집필하기 위해 삼국유사, 삼국사기, 일본서기를 포함해 중국의 역사서등을 뒤지며

반은 역사학자다 다 됐다. 저자가 기술한 역사는 대체로 요즘 각광받는 민족사관이나

자주사관의 영향을 받지않고 대체로 기존 보수 역사학계의 견해를 따라간다. 그러기에

비류백제와 온조백제에서 막히고, 백제의 요서경영설에 회의적이다. 또한 기존의 정통

역사서들은 주로 승자의 입장에서 작성되었기 때문에 권력을 찬탈한 쪽에서는 자신들의

정당성을 내세우고, 쫒겨난 왕이 주색에 빠졌다거나, 기이한 자연현상들이 권력의 몰락을

예견했다는 식의 허황된 기록들을 꾸며대기 일색인데 이를 단호히 배척하지 못한것이

아쉽기는 하다. 하지만 역사재조명등의 근래 작업들 역시 진실이라기 보다, 진실을 밝혀

나가는 과정에 있음을 감안한다면 사학계의 비전문가로서 기존의 정설을 따른것뿐이니

나름 무난하다 할수있겠다. 그나마 조선왕조의 기록들이야 원체 잘돼있고, 많이

알려져있어 새로울게 없지만, 삼국시대나 고려시대의 기록들을 꼼꼼하게 정리해서

소개한 탓에 모르고 있던 소소한 재미들을 알수있어 좋았다.


역사에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성인들에게도 읽도록 권장할만 하고, 학생들에게도 좋은

부교재 몫을 할수있겠다는 생각이다. 꼭 전쟁이나 당쟁의 역사만 기록된게 아니라

국사책처럼 제도의 개혁이나 그 시대에 특기할만한 왕의 업적들을 모두 다루고 있어

사실 국사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교과서에 비하면 그나마 덜 지루하고 재밌게 읽을수

있다고 할수있다. 이 책을 정의하자면 '한권으로 읽는 우리나라의 역사 개론서'쯤 되겠다.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왕의 역사
국내도서>역사와 문화
저자 :
출판 : 삼양미디어 2011.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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