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자.
24살 나이에, 뛰어난 미모까지 갖춘 여성작가가 오늘의 작가상까지 수상했다.
수상작은 <마이 짝퉁 라이프>. 20대 미혼여성의 성과 사랑의 풍속도를 경쾌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았다. 오늘 리뷰작인 <클릭 미> 역시 전작인 <마이 짝퉁 라이프>
와 크게 다르지 않은 주제를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 채팅에 익숙한 20대
미혼여성들의 성에 관한 이중적인 잣대와 생활을 무겁지 않게 그려내고 있다.
주인공 나(연희)와 내 친구들(한지현, 배유리, 박성아)간의 대화를 중심으로 각
인물들의 이중적인 생각과 생활을 담고있다. 너무 가볍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재밌게 주제의식을 잘 표현해 낸 소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또 근래 읽는 소설중에 유독 여성작가들이 쓴 소설의 공통점이
남녀간의 사랑과 성을 소재로 하고있는 작품들이 많다는 점을 느낀다. 그것도 과감하게.
남성작가들의 경우 소설로 표현하는 장르도 다양하고, 소재도 다양한데 반해 왜 수적
으로도 부족한 여성작가들의 경우 그렇게 획일적으로 성을 다루고 있을까? 내 생각으론
아마도 아직 여성에게 금기시되고 있는 '성'이란 주제에 대해 문학이나 예술쪽에 활동
하는 여성인들이 금기를 깨는 시도를 하고있는 영향이 크지 않나 생각된다. 억압, 통제,
사회적 편견, 금기를 깨는게 그들의 권리이자 의무일테니.
낮엔 인터넷 학원 강사, 저녁엔 키스방에서 손님을 받는 주인공 연희,
운명적인 사랑을 믿으며 남자를 만나는 유리,
도서관 사서라는 번듯한 직장생활을 하면서 수시로 섹스파트너를 만들어 섹스를 즐기는
성아, 뚱뚱하고 못생긴 현실을 도피하고자 하루종일 채팅방에서 공주 행세를 하며,
자신을 떠받드는 남자들에게 만족감을 느끼는 지현.
이들 여주인공은 하나같이 낮과 밤이 다르고, 현실과 온라인의 캐릭터가 다르며, 매춘이나
헤픈녀들을 비난하면서 스스로의 행동에는 정당성을 부여하는 등 이중적인 성의 관점을
가졌다. 이들의 상대역으로 나오는 남자들은 또 어떤가. 오로지 얼굴만 이쁘면 간이나
쓸개라도 빼줄듯이 떠받들고, 못생긴 여자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 온라인 속의 채팅남들,
사랑하는 아내를 두고서도 키스방을 찾아 여종업원들의 키스와 애무로 위안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는 남편, 이혼남, 대학생들.. 외제차와 번듯한 직업, 돈냄새를 풍기며
여자들을 홀리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가진게 없는 개털남.
이 소설을 읽다보면 제정신을 가진 보통의 이시대 청춘남녀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아주 평범한 이십대를 보내고, 건전한 생활을 하면서 청춘을 지나온 나는 좀 억울하다.
나를 뺀 모든이들이 다 이런식으로 젊음을 보냈단 말이야? 하고.. 당연히 그렇지 않을텐데.
작가가 나타내고자 한 청춘들의 일그러진 성의식을 보여주려다 보니 당연히 설정한
캐릭터들이겠지만 말이다. 이런 소설속의 인물들보다 훨씬 건전한 사고를 가진 청춘들이
많다는걸 작가가 다음 작품에서라도 얘기라도 해줬으면 좋겠다. 하긴 드라마도 현실세계에선
결코 일어날법 하지 않는 막장코드로 써야 시청률이 나오듯, 소설도 일그러지고 삐뚤어진
이야기를 써야 흥행이 되는건가?
어렵지 않고 쉽게 소설에 몰입하게 만드는 재주가 탁월한 소설가,
예쁜 미모와 글솜씨를 모두 갖춘 여성작가,
1984년생이란 나이라 요즘 세대를 가장 잘 이해하고 표현할수 있는 소설가로서의 고예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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