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주목받는 떠오르는 신예 소설가 막심 샤탕의 판타지 소설이다. <다른 세상>.
별볼일 없는, 지루한 청소년 소설로 시작하는 듯 했던 소설은 뒷장을 넘길수로 흥미진진한
세계로 넘어간다. 마침내 언제 읽었는지도 모르게 1권이 끝나고.. 2권을 사기위해 서점을
돌아다니게 됐다. 한마디로 꽤 잘 만들어진 소설이다. 총평은 이쯤하고 본격적으로 소설을
분석해보자.
일단 이 소설은 작가에겐 미안하지만, 여러 작품들을 짜깁기 해서 만든 표절소설이다.
판타지 장르의 대명사인 '반지의 제왕'과 배경이 너무나 흡사하고, 또 판타지의 가장 큰 성공모델인
'해리포터'시리즈와는 아예 판박이라고 할수 있다. 거기다가 초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등장하는
부분은 영락없는 영화 엑스맨 이다. 원래 책 리뷰글을 올리면서 가능한 스포가 없도록 글을 쓰는
편인데 오늘만은 예외다.
주인공 맷은 열네살 소년이다. 절친한 친구 토비아스와는 단짝인데 어느날 뉴욕을 뒤덮은 끔찍한
폭풍설 이후 세상이 변해버렸다. 어른들이 모두 사라져 버린 것이다. 뿐만아니라 전자기계, 자동차와
같은 문명의 이기들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도시는 온통 풀과 넝쿨로 뒤덮여 버렸고 살아남은 것은
오로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 간혹 어른들도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긴한데 이들은 모두 끔찍한 괴물
들로 변해버렸고, 이성은 사라지고, 오로지 주인공인 어린이나 청소년들을 죽이려 달려든다.
살기 위해서는 어른들을 죽여야 한다. 주인공 맷은 갑지가 이런일이 생긴 원인을 찾고자 스스로
어른들의 근거지를 향해 모험을 떠난다.
소설에 등장하는 변조인간, 괴물들인 글루통은 '반지의 제왕'에서 나오는 괴물들이나, 좀비를 닮았다.
이들뿐만 아니라 폭풍설 이후 하루아침에 유전자가 변형을 일으켜 포악하고 대형화 되어버린 동물들의
습격이나 트롤같은 괴물들의 등장, 거기다 힘은 없지만 용기 하나만을 가지고 모든 위험에 맞서 싸우는
주인공 맷은 마치 '반지의 제왕'에서 난장이 호빗족의 프로도를 보는듯하다. 조직화된 괴물들의 군대나
항상 붉은빛으로 하늘이 물들어 있는 악의 여왕이 살고있는 남동쪽 하늘, 그리고 그곳을 향해 위험을
무릎쓰고 스스로 떠나는 맷의 모험, 반지의 제왕에서 봤던 기본 포맷 아닌가?
주인공 맷에는 절친한 친구 토비아스가 있다. 그리고 여행중에 만나게 된 카마이클 섬의 소녀 앙브르와
함께 이들 셋은 삼총사가 된다. 마치 해리포터에서 해리와 론, 헤르미온느를 보는듯 하다. 또한 소설의
주무대인 카마이클 섬의 크라켄 성에는 어린이들의 조직이 거주하고, 이들을 공격하려는 정체모를
괴물들과 성안의 배신자들, 이를 파헤치는 삼총사의 이야기는 영락없는 호그와트 성을 모델로 삼고
있다는걸 알수있다. 볼드모트는 이 소설에서 로페로덴이 대신하고 있고, 사람들의 희망을 뺏고, 극한의
공포감을 주는 두려운 존재인 디멘터들은 이 소설에서 에샤시에라는 존재로 대변되고 있다.
이쯤되면 완전 해리포터를 베낀 작품이라고 해도 할말이 없을거다. 그런데도 이 소설이 시시하거나
식상하지 않은이유는 호그와트성을 주무대로 펼쳐지는 해리포터와 달리 카마이클섬의 크라켄성은
잠깐 스쳐지나가는 배경이 될뿐이라는 점이다. 반지의 제왕에서 프로도처럼 쉬지않고 미지의,
그러나 악의 화신이 살고있는 적진으로 이동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다.
고로 <다른세상>은 해리포터와 반지의제왕을 합쳐놓고, 장점만을 취합한 영리한 소설이라고 할수있다.
작가 막심 샤탕은 <가이아 이론>, <악의 영혼>, <약탈자>, <그림자의 제국>, <제5계>등 수많은
작품들을 냈고, 이 작품들에 빠져드는 열렬한 독자층이 생겨나 스스로를 '샤타미스트'라 칭할 정도의
인기를 끌고있다. 초기 악마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많다가 지구의 환경문제, 기후문제, 기아문제등을
폭넓게 다루는 작품들을 써왔는데 <다른세상>에서는 이들 악과 오염으로 인한 환경파괴등을 조합해서
작품의 배경으로 삼고 있다고 보인다.
한가지 찝찝한 점은, 이 소설의 주제가 지구오염의 주범(어른들)을 지구 스스로가 적으로
간주하고 자기방어 측면에서 유전자 변이등을 통해 어른들을 한순간 모두 괴물로 만들어 버렸고,
주인공인 아이들은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 공격적인 성향의 괴물로 변해버린 어른들을 죽여야
한다는 점이다. 어제까지 내 부모였을 수도 있고, 가족이었을지도 모르는 괴물들(변조인간,
글루통). 이는 기존 헐리웃 좀비영화들과는 또다른 도덕적인 문제를 안고있다고 할수 있다.
좀비는 걸어다니는 시체, 즉 죽은 시체가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것들이라 주인공들에 의해
신나게 목이 잘리고, 팔다리가 잘려나가는 화면이 게임속 액션으로 비쳐질지 모르지만, 아무
영문도 모른채 하루아침에 변조인간으로 변해버린 어른들은 과연 무슨 죽을죄를 지었다고,
아이들에 의해 머리통이 깨지고, 사지가 찢겨나간단 말이냐. 그 죽을죄라는게 소설의 주제로는
지구를 오염시킨 죄라고 하지만 말이다.
|
'내가 본영화,읽은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연주의 시각으로 바라본 현대사 '정연주의 기록' (38) | 2011.09.30 |
---|---|
달인 김병만의 자서전 '꿈이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 (50) | 2011.09.29 |
주어진 권리는 누려야한다, '명작을 읽을 권리' (47) | 2011.09.26 |
대화의 기술에 관한 모든것 '소통 불통 먹통' (45) | 2011.09.22 |
한일간 애증의 역사를 한권에 담았다 '일본에 고함' (37) | 2011.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