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본영화,읽은책

한일간 애증의 역사를 한권에 담았다 '일본에 고함'

독도문제, 동해표기 문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하는 교과서 편찬, 한국이 자국의

영토를 무단 점령하고 있다는 국방백서 발행, 영토를 지키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수상의 발언등으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 한일관계가 어두운 상황이다.

역설적으로 가장 껄끄러운 입장을 표명해야할 한국의 대통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사가 양국의 미래지향적인 관계에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고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이같은 상황에 대해 분개하면서도, 특히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앵무새처럼

외쳐대면서도. 실상 왜 독도가 우리땅인지 스스로도 설명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진 않는지 반성해 봐야 할 일이다.

 

일단 많은 이들이 알고있기로 일본이 고대로부터 한반도를 통해 문화를 전수받아 문명을

발전시켜 왔고, 백제계가 천황가를 이뤘으며, 실질적인 한민족의 피지배계층을 형성하다

임진왜란을 일으켰고, 조선보다 빨리 문호를 개방한 탓에 발달된 선진 문물을 받아들여

월등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조선을 병합하고, 중일, 러일 전쟁을 일으키고, 마침내 태평양

전쟁으로 미국을 상대하려다가 패망한 나라로 알고있다. 전체적으로는 맞는 말일게다.

하지만 이보다 더 깊숙히 들어가면 많은 분들이 모르고 있던 새로운 역사적 사실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이 무엇보다 흥미롭다. 이 책 <일본에 고함>이 바로 그렇게

한발 더 깊숙히 들어가 고대로부터 한반도와 일본간 양국의 관계에 대한 모든것을 고찰

하는 책이다.

 

 


 

2010년은 한국이 일본에 국권을 침탈당한지 100년이 되는 해였다. 이에 KBS에서는

'국권침탈 100년'을 기념하고, 치욕의 역사를 잊지말자는 취지로, 그리고 무엇보다

앞으로의 올바른 한일관계 설정을 위해서라도 과거를 되짚어보자는 의미로 '한국과 일본'

이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그때 취재내용과 방송물을 토대로 <일본에 고함>이라는

책을 펴내게 됐다. 사실 제목이 그래서 그렇지 일방적으로 우리입장에서 일본에 할말은

하겠다는 내용은 아니다. 글의 서술 자체가 물론 우리나라의 일방적인 입장이긴 하지만

전혀 엉뚱하거나 황당하지 않다. 우리 KBS처럼 일본의 NHK에서도 같은시기에

<일본과 조선반도, 2000년>을 10부작으로 편성해서 방송했다. 이는 물론 일본인의 입장

에서 한국과 일본, 두 나라간의 2,000년을 되짚어 보는 기획프로였다. 그렇다면 두나라의

방송사가 각기 자국의 입장에서 바라본 양국간의 관계는 어떤 관계일까?

 

먼저 KBS가 방송한 프로의 테마는 '인연', '적대', '공존', '변화', '대결'이라는 다섯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이 방송을 토대로 쓰인 책 <일본에 고함> 역시 이 포맷을 그대

쓰고있다. 반면에 일본 NHK가 방송한 프로의 테마는 두개의 키워드 '전쟁과 평화'가

그 주제다. 7세기 백강전쟁, 13세기 여몽연합군의 일본정벌, 16세기의 임진왜란, 19세기

강화도 사건과 무력충돌을 '전쟁'의 소재로 삼았고, 그 사이기간을 '평화'의 기간으로 설정

하여 양국간의 관계를 설명하였다.

 

난 이 책을 꼭 읽어야만 할 필독서라고 권장하고 싶다. 역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미

알고있던 내용을 다시한번 확인했다는 의미를 가지지만, 많은분들이 그러하듯이 역사에

관심이 없거나, 싫어하는 분들이라면 심지어 삼국통일 과정에서 나당연합군에 백제가

패망한후, 백제부흥군에 의한 백제와 왜의 동맹군이 나당연합군을 상대로 백강 일원에서

국제전쟁을 벌였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는 분들이 대다수 일테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간

모르고 있던 새로운 양국간의 역사적 사실에 대해 놀라운 사실들을 알게 될것이다.

우리 역사교육의 문제점이 고대나 중세 역사에 대해서는 대단히 상세하게 교육하면서도

막상 가장 중요한 부분인 구한말과 비롯한 근대사와 해방이후 현대사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있다는게 불만이다.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앵부새처럼 외치기

전에, 동해가 올바른 표기라고 외국인들에게 주장하기 전에, '왜?'냐고 물어보는 그들을

설득시킬만한 역사적 지식을 쌓아야 할것 아닌가. 그런 측면에서 지금이라도 <일본에

고함>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일본에 고함
국내도서>역사와 문화
저자 : KBS 국권 침탈 100년 특별기획 '한국과 일본' 제작팀
출판 : 시루 2011.08.15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