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챔피언 김주희의 청춘노트 할수있다, 믿는다, 괜찮다' 책을 읽고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난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가, 그간 내가 갖지못했다고, 불평하고, 부러워하면서 투덜거릴때
김주희 같은 아이들은 밑바닥에서 하루하루를 눈물로 살며 세계챔피언이 됐다. 그동안 내가 가진
불만들은 이 책 한권에 사치품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렇게 생각한다.
여자가 복싱을? 에이~ 만약 실제 복싱을 한다고해도 못생기고 힘좋은 애들이나 하겠지~
그런데 천만에. 여리고 갸날프고, 하얀 피부에 곱상하게 예쁜 여자애도 복싱으로 인생에 승부를
건다.
18세에 세계 챔피언이 되고, 2010년 WIBA, WIBF, GBU, WBF 4대기구 통합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여성복서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김주희. 이제 스물여섯이란 나이가 믿기지
않게 성숙하고, 깊은 마음을 가진 선수였다. 흔히 성공한 격투기 스타들이 그러하듯이 김주희 역시
찢어지게 가난한 환경에서 먹고살기 위해 권투를 시작했다. IMF로 일자리를 잃은 아빠, 부부 불화로
집나간 엄마, 엎친데 덮친격으로 치매까지 걸린 아빠를 봉양하며 언니와 김주희는 끼니도 잇기
어려운 생활을 해왔다. 세계 챔피언이 된 후에도 사정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우울증마저
생겨 자살을 시도하기도 할 정도였다니..그런 김주희의 방황을 옆에서 지켜보며 아버지 노릇을 해온
분이 거인체육관의 정문호 관장이었다. 김주희 말로는 아버지 같은 분이라며 존경한단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져있는 여성복서 이인영 이야기도 나온다. 한국에서 개최된 최초의 여자 복싱대회
맞상대가 이인영이었다. 17살 김주희 대 32살 이인영. 이인영은 잘 알려진대로 거친 인생을 살아온
복서다. 인생 자체가 '휴먼 다큐멘터리'일 정도로 가출, 자살시도, 트럭운전, 알콜중독등의 어린시절
을 보내고 복싱에 입문한 후 경기마다 KO 퍼레이드를 펼친 선수. 결국 이 경기에서 김주희는 첫 패배
를 당한다. 그리고 이후에는 단 한번도 져본적이 없다.
김주희가 그 어려운 환경에서 어떻게 이를 악물고 복싱에 매진할수 있었는지 비밀노트도 살짝 공개
한다. <오늘의 모자람을 채우는 법>, <갖고 싶은걸 참는 법>, <힘겨운 체중조절 단숨에 해내는 법>,
<알뜰하게 한푼 두푼 모으는 법>, <이십대 청춘의 명예를 높이는 법> 이중에서 갖고싶는걸 참는 법을
소개한다.
01. 물건을 살때는 세번쯤 가서 본다.
맘에 드는 옷을 발견하면 다음에 와서 보고 사야지~ 하고 발걸음을 돌린다. 다음에 다시 그 가게에
들르게 되면 한번 더 담에 다시와서 그때도 맘에 들면 사야지~하고 돌아선다. 그렇게 두번 참게되면
살다가 잊어버리기도 하고, 다시 보게 될때쯤 이번이 마지막이야, 다음에도 있으면 그때 사야지~하고
세번 마음을 거절하고 났는데도 계속 생각이 난다면 구매해도 좋다. 충동구매도 예방하고 꼭 필요한
것만 사게되는 노하우다.
02. 돈이 없어서 못사는게 아니다.
가난한 사람들이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건 자신의 욕망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없기 때문에 가진
것이 부럽고, 그래서 손에 넣으려 한다. 못먹고 자란 아이가 식탐이 많듯이~ 그럴때는 그런 욕구나
집착을 버리려 노력해야한다. 내가 돈이 없어서 못사는게 아니라 꼭 필요하지 않아서 안사는거라고
마인드 컨트롤 하기.
03. 음악은 나의 옷, 음악을 듣는다.
항상 음악을 듣는다. 쇼핑도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 될때가 있다. 건전한 취미활동으로 그런
욕구를 줄이는게 좋은 방법이다.
04. 힘들때를 생각하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이런 말이 있단다. "어떻게 하면 아이를 자립심 강한 아이로 잘 키울수 있을까요?"
"좋은 선생님, 좋은 책, 헌신적인 부모도 필요 없습니다. 가난하게 키우세요" 가난을 경험한 아이들은
아주 작은 것도 아낄줄 안다. 아껴본 경험을 한 사람은 욕망을 그만큼 잘 억제할수 있다.
앞으로 더 큰 목표를 위해 지금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을 김주희의 앞날에 행복이 있기를 바란다.
(연합뉴스 7월 26일자. 김주희 인터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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