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야구에 미치다

<6월30일 SK전>이기는법을 잊어버린 기아선수들

우리의 조범현감독이 타이거즈 역사를 다시 쓰고있다. 길이길이 남을 역사의 한획을 긋고 있는

것이다. 최다연패였던 10연패를 넘어11연패. 앞으로도 신기록 전망은 밝다. 최고의 팀 SK와

한게임이 더 남아있고 3위,2위팀인 삼성, 두산과 6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어찌어찌 연패를 끊을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또다른 연패가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연패를 끊기위한 감독과 선수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연속안타가 힘드니 출루만 하면 번트를

대고 1점을 얻기위해 고군분투를 하고있다. 로페즈가 7회까지 2실점으로 최고의 피칭을 하고

내려갔고 5대2 로 점수차를 벌려 안정권이라고 잠시나마 믿었던 내 생각이 큰 착각이었음을

어김없이 8회부터 보여줬다. 나도 다소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을까? 동점이 되고 역전이 되는

순간에도 예전처럼 뒷목을 부여잡고 혈압걱정을 하지않았고, 손에 땀이 나거나 똥줄이 타는

일도 없었다. 그저 겸허히...허허허...그럼그렇지 하는 심정이었으니, 일종의 해탈로 가는 과정

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이순철 해설위원이 8회 김희걸을 투입했을때 어제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김희걸보다는

충분히 휴식을 취한 유동훈을 투입해 2이닝을 맡기는것이 좋을것 같다는 말을 계속했지만

역시나 김희걸이 사전에 불쇼의 밥상을 차려놨고 1사 1,2루 부담스런 상황에서 등판한 유동훈은

깨끗히 쇼를 마무리했다.

 

팀이 연패에 빠질때는 크게봐서 세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는 별다른 이유없이 이상하게 경기가 안풀려 연패를 하는 경우다. 이 경우는 경기 자체는

잘풀리는데 이상하게 승운이 따르지 않을때다. 이럴때는 일종의 주식에서 쓰는 용어인 '펀드멘탈'

이 튼튼하기 때문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않아도 언젠가는 연패를 끊고 연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겠다.

두번째는 투타의 부조화로 인한 경우다. 투수력이나 타력 어느 한쪽이 부진하여 경기를 망치는

경우인데 시즌중에 할수 있는 처방은 많지않다. 트레이드로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든지 아니면

투수력이 안되면 타력으로 만회하고, 타력이 안되면 투수력으로 버티든지 해야하는데 전반기

기아가 물방망이 타선을 리그 최강의 선발투수 힘으로 버텨온 형국이다.

세번째는 타력이나 투수력 양쪽이 다 무너져 속절없이 연패에 이르는 경우다.

이 때는 경기 자체가 잘 풀릴리가 없다. 2군수준의 선수들을 가지고 1군팀들과 경기를 하는격이니

중과부적이고 연전연패가 당연하다 하겠다. 최근의 기아가 딱 이모양이다. 믿었던 선발투수진과

불안했던 중간계투진이 모두 무너져 있고, 막장타선은 여전하다. 이럴땐 어떻게 위기를 극복해야

할까?

 

전격적이고 대폭적인 코칭스탭과 주전선수들의 교체가 한 방법일수 있다. 또는 극히 동양적인

방법이지만 전원삭발을 한다거나 하는 방법등으로 팀웍을 다져 팀 분위기를 쇄신할수도 있겠다.

이럴때 로페즈의 의자를 집어던지는 행위는 팀분위기를 저해하고 패배의 원인이 내가 아닌

남의 탓으로 돌리는 행위이다. 비록 작년시즌이 끝나고 삼고초려로 모셔온(?) 용병이지만,

2군강등이나 10경기 출장정지등 자체징계가 필요하다. 로페즈의 기분을 모를리가 없다.

더구나 감정표현이 즉각적이고 다혈질인 남미선수가 아닌가. 그가 활동했던 메이저리그에서는

흔히 볼수있는 광경이다. 하지만 여긴 한국이고 정서가 다름을 그도 인정하고 존중해햐 한다.

이미 수차에 걸쳐 그런 과격한 행동을 나무라고 주의를 줬음에도 요즘같은 팀상황과 분위기에서

그런 행동은 기아구단에서도 이미 공지한 바와같이 징계를 받아 마땅하다.

 

전격적이고 대폭적인 선수교체가 1,2군 기량의 차이가 심하고 주전층이 얇은 기아의 현주소상

어렵다면 심하게 부진한 주전들을 2군으로 내리고 가능성있고, 실제 성적도 좋은 소수의 백업

선수들이라도 1군에 올려 꾸준히 기회를 주는것이 맞다. 내야의 백업이었던 박기남과 김선빈이

주전으로 활약하듯 외야에서의 수술도 시급하다. 그 대상은 이영수나 이종환, 최용규등이

될것이다. 극악의 부진을 보이는 이용규, 김원섭, 이종범을 밀고 나갈것이 아니라 젊고 패기

넘치는 선수들과 경합을 시키는게 옳지 않겠는가! 지금의 SK가 강한 이유는 끊임없는 경쟁

체제를 통해 주전일지라도 자리가 보장되지 않는 시스템에서 백업선수들에게는 동기부여를,

주전선수들에겐 긴장과 위기감을 조성해온데 있다고 할수있다. 반면에 기아에서 주전의

위치는 말그대로 철밥통이다.

투수들의 보직변경이나 교체도 생각해봄직 하다. 중간계투와 선발진의 보직변경을 한다면

김희걸이나 곽정철이 선발로 가고, 윤석민과 로페즈가 중간으로 내려가는 방법이다.

또는 유동훈을 중간으로 콜론을 임시 마무리로 돌리는 방법도 있다. 선수교체 측면에선 최근

부진한 손영민, 곽정철을 2군으로 내리고 정성철이나 신인 임기준, 좌완 심동섭등을 올려

기용해 볼수도 있다. 물론 이들이 지금의 손영민, 곽정철, 김희걸보다 더 막장일수도 있겠지만

뭔가 변화를 주고 시도해볼만한 가치는 있지않을까? 지금 체제로 이미 막장노선을 타고있는데

변화를 주는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김상훈이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대신 2군으로 내려간 선수는 놀랍게도 이영수였다.

그때까지 쏠쏠한 활약을 보여주면 기대감을 높이던 이영수는 다시 2군으로 내려가고, 1군엔트리

에 있으면서 한경기도 출전하지 않던 이성우는 그대로 남아있었던 것이다. 이 일로 말들이

많았었다. 6월5일 2군에 내려갔던 이영수가 2주만인 6월19일 다시 1군에 등록됐다.

원래 3루수였던 수비포지션상 김상현과 박기남이 빠져 자리가 비어있는 3루수비를 할수도 있고,

최근 외야수비를 겸했던 탓에 부진한 김원섭이나 이종범을 대신해 외야수로도 출전할수도 있다.

그런데 경기에 출전하는 횟수보다 벤치를 지키는 날이 많았고, 출전을 해도 항상 9회에 대타로

내보낸다. 모처럼 어제 경기에선 최희섭을 대신해 1루수로 출전해서 2루타를 치며 타점을 올렸지만

세번째 타석에서 최용규로 교체됐다.

몇번 블로그에서 언급한 바와같이 유독 이영수를 예로 드는건 지금 기아 주전이라 나오는 선수

중 이영수만한 실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누가있는가 말이다. 그럼에도 후보선수라 하여 제대로

된 기회를 주지않으니 속이 타들어갈 뿐이다.

 

지금 난파직전인 기아호의 최선의 해결책은 조범현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탭이 재편이다.

차선책은 투,타에 걸쳐 부진한 주전들을 대폭 신인이나 유망주로 교체하는 방법이다. 그럴경우

올시즌을 포기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지금 이런식으로 4강에 들고 포스트시즌을

치른들 내년에 뭐가 나아지고 발전할 것인가. 차라리 올시즌을 접더라도 대폭적인 신인선수들의

발굴과 주전의 교체가 더 낫다.

물론 개인적으론 위에 언급한 최선책을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