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순천만을 한번도 안가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꼭 한번 가볼것을 권한다.
이 책에 나와있는 내용, 사진 모두 직접 보지 않고서는 그리 맘속 깊이 다가오지 않을테니까.
난 이 책의 저자인 김영한, 김종원 두 분이 몹시 궁금했다. 도대체 이분들은 누구일까? 혹시
전라남도청이나 순천시청 쪽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이 아닐까? 그래서 순천만의 관광홍보를
위해 이 책을 쓴건 아닐까~ 하고. 하지만 두 분은 사실 순천만과 그리 관련있는 분은 아니었다.
김영한님은 옛부터 순천만을 찾으면서 흑두루미에 관심을 가지고 책을 구상했으며, 여러권의
경영도서를 출간하고, 순천만과 관련해서도 <공감-기적의 불씨>, <스토리를 승부하라>라는
책을 냈다고 한다. 이렇게 말하면 다들 모르겠지만 <펭귄을 날게하라>를 쓴 저자라고 하면
좀 더 많은분들이 알수도 있을것이다.
김종원님은 자기계발 전문 작가로 활동중이고 <삼성가 여자들>, <킹피셔>, <전략기획자로
승부하라>, 김영한님과 함께 펴낸 <서른법칙>등의 책을 펴냈다. 이 두 저자가 순천만이라는
한 주제를 놓고 의기투합해서 내놓은 책이 <흑두루미를 칭찬하라> 이다.
<펭귄을 날게하라>라는 책에서 소개돼 우리에게도 친숙한 일본의 아사히야마 동물원 이야기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고, 어떠한 안좋은 상황에서도 창조적인 마인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워 준 사례로 남아있다. 폐원 위기에 놓인 일본의 아사히야마 동물원이 원장이었던 고스게
마사오가 혁신적인 창의력을 발휘해 펭귄수조 밑에 투명통로를 개설해 그 안에서 보면 마치
펭귄이 헤엄치는게 두 날개로 하늘을 나는것 같은 모습을 연출해서 일약 일본내에 가장 유명한
동물원으로 탈바꿈 한 과정을 소개한 책이 <펭귄을 날게하라>였다. 바로 그 책을 쓴 저자
김영한님이 순천만을 보고 아사히야마 동물원보다 더 극적인 변화와 친환경적인 창의력의
쾌거로 소개하고 싶어 이 책을 낸것이다.
지금의 순천만이 있기전까지 순천만은 그저 쓰레기로 뒤덮힌 쓸모없는 갯벌에 불과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겨울만 되면 갈대밭에 불을 놓아 재로 만들고 갯벌을 뒤집어 농사를 짓기에
바빴다. 그랬던 이곳이 지금은 세계 5대 연안습지이자 유엔환경계획에서 공인한 세계에서
가장 살기좋은 도시에서 2위로 선정되는 기쁨을 안게 됐다. 그리고 2013년에는 국제 정원
박람회가 열린다. 이렇게 탈바꿈하게 된 계기에는 연안 갯벌의 중요성을 근래에 인지하게
된 이유와 순천시장을 비롯해 순천시민들이 그간 뭐하나 내세울것 없던 도시의 랜드마크로
순천만을 되살리고, 가꿔온 점을 들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계적인 희귀종 흑두루미의
공로를 언급하지 않을수 없겠다.
흑두루미는 시베리아에 살다가 겨울이 되면 따뜻한 남쪽으로 먼 여정을 떠난다.
DMZ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남쪽으로 향하게 되는데 지난 40~50년 전만 하더라도
김포평야에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하지만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아파트가 농토를
대신 하게되자 더 남쪽으로 날아가 낙동강 하구 을숙도 부근에서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이곳 역시 비닐하우스가 들어서고 하구에 둑이 생겨 갈대밭이 사라지게 되자, 현해탄을
건너 일본 규슈지방 이즈미시로 날아갔다. 전 세계에 1만여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흑두루미의 90%인 9천여마리가 지금은 일본 이즈미시에서 겨울을 난다.
그런데 어느순간 부터서 이들중 일부가 시베리아에서 출발해 DMZ에서 휴식을 한후
동해안을 따라 부산을 거쳐 일본으로 날아가는게 아니라, 서해안을 따라 내려오다 순천만에
자리를 잡기 시작하게 됐다. 순천만에 펼쳐진 광활한 갈대밭은 흑두루미의 서식처가 되고,
잘 보존된 갯벌에는 풍부한 먹이가 있었던 것이다. 또한 공장으로 뒤덮인 인근 여수나 광양
과는 달리 순천만 인근에는 산업단지가 없는것도 도움이 됐다.
아직도 우리 국토 곳곳에서는 천연 갯벌을 매립해서 농지나 공업용지로 만드는 삽질이
계속되고 있다. 예전에야 갯벌이 쓸모없는 땅으로 인식되서 개발이란 명목으로 간척사업이
펼쳐졌지만 지금은 간척으로 생긴 공업용지나 농지보다 자연그대로의 갯벌의 가치가 훨씬
높다는데 모두 동의하는 추세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새만금 같은 넓은 갯벌을 방조제를 막아
매립하는 공사가 진행돼 국민들을 가슴아프게 하지 않았는가. 순천만은 지역민들이 힘을모아
순천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개발해 지금은 천문학적인 수입을 걷어들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는 모범적인 도시로 탈바꿈했다. 이제라도 순천만을 교훈삼아 자연친화적인
생태계를 복원시키는데 주력해야 할것이다. 그리고 다시한번 말하지만 순천만을 아직 안가보신
분이라면 올해가 가기전에 꼭 한번 들려서 직접 보시길 바란다...
|
'내가 본영화,읽은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광수, 그가 돌아왔다! '더럽게 사랑하자' (44) | 2011.06.30 |
---|---|
제목이 너무 이뻐 읽은책 '나무처럼 자라는 집' (42) | 2011.06.29 |
여러분도 혹시? '사이버중독 탈출기' (44) | 2011.06.24 |
어렵지 않게 즐기는 인문학, '길위의 인문학' (43) | 2011.06.23 |
세시봉 열풍의 근원을 찾는 책 '세시봉,서태지와 트로트를 부르다' (43) | 2011.06.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