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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읽으면서 목이 메이는..'엄마 살아계실때 함께 할 것들'

엄마와 딸, 그 관계에 대해 얘기한 책들은 많았다. 남자인 나로서는 알수없는 묘한 애증의 관계.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거야" 라고 말하며 엄마를 가슴아프게 만드는 딸들, 어렸을 적엔 도무지

이해할수 없었던 엄마들의 잔소리, 또 가족을 위해 묵묵히 희생하는 삶을 사는 엄마들을 보며

이 땅의 딸들은 엄마처럼 살지 않겠다는 다짐들을 하며 살아왔다. 그러다 정작 자신이 엄마가

되고 딸들을 키우면서 그때야 비로소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는 그말들..


 


 

이 책 <엄마 살아계실때 함께 할 것들> 역시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딸의 후회와 사죄의 글이다.

판에 박힌듯 똑같이 되풀이되는 엄마와 딸의 애증의 관계. 그렇게 식상한 소재지만, 그리고 이 책을

읽은 내가 남자지만,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목이 메었다. 남자고 여자고를 떠나 자식된 입장에서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하며 감정이입 되다보니, 저자가 후회하는 대목에서 나 역시 후회되고,

엄마에게 좀 더 잘해드릴걸~ 하는 아쉬움을 저자와 독자가 함께 느끼게 하는 묘한 힘을 가진 책이다.



엄마 살아계실 때 잘 해라. 이 말이 왜 그때는 가슴 절절히 와 닿지 않았을까?

라는 저자의 말처럼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에는 돌이킬수 없는 후회와 회한이 가슴을 적실 뿐이다.

요즘 극장가에 잔잔한 감동을 느끼며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들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마마', '그대를 사랑합니다' 이들 영화는 모두 우리 부모님들의 이야기다.

잔잔한 감동을 주며, 가족이란 의미를 나 자신 위주로만 바라보던 우리에게 엄마도 엄마이기에 앞서 한

여자이고, 아빠도 한 남자라는 사실을 각인시켜 주는 영화들이다. 왜 우리는 엄마는 항상 자식들을 위해

희생해야 하고, 아빠는 몸이 부서져라 일만 하며 자식들을 부양하는지 생각해보지 않고 살아왔을까?

이제서야 그들도 엄마, 아빠가 아닌 한 여자와 한 남자였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이해하려 할 즈음에는

부모님은 우리의 효도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시인 신현림이 쓴 이 책 역시 3년전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하며 쓴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라도

옆에 계신 부모님께 잘해드려야 겠다. 뭐든지 나중에, 나중에, 효도도 나중에 라고 하기에는 세월이

기다려주지 않으니까.

특히 딸들! 지금 당장 안방에 화장대를 뒤져보기 바란다. 유통기한이 몇년 지난 기초화장품을 조금씩

조금씩 아껴쓰고 계시지는 않는지, 변변한 화장품은 아예없고 샘플들만이 화장대를 점령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기 자신을 꾸밀 화장품 살 돈마저 아까워 쓰지 못하시는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이 보일
것이다.

그 다음에는 장농을 열어 엄마의 속옷을 살펴 보시길. 혹시나 보이지 않는 속옷이라 하여 고무줄 늘어난

팬티, 구멍난 내복을 버리지 못하고 지금도 입고 계시지는 않는지 살펴봐야 할것이다.

그리고 오늘 밤 엄마, 아빠 사랑해요 하고 활짝 웃으며 꼭 안아 드리자. 우리가 할수 있는 최고의 효도를

더이상 늦지않게 표현해 보자.


엄마 살아계실 때 함께 할 것들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저자 : 신현림
출판 : 흐름출판 201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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