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본영화,읽은책

재밌는 아동추리소설, '누가 오즈의 마법사를 훔쳤을까?'


푸른나무 출판사의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책마을 놀이터 시리즈중 21번째인
'누가 오즈의 마법사를 훔쳤을까?'를 읽었다. 아동도서를 소개하면서 자주 언급되는
청소년 도서 최고권위의 뉴베리상을 수상한 작가 애비의 작품이다. 애비는 '크리스핀'이란 작품으로 뉴베리상을 수상했고, 이 외에도 <겁없는 생쥐>, <어두운 숲속에서>, <아주 특별한 여행>등의 아동 판타지 장르의 글들을 써왔다.

이제 금방 초등학교에 진학할 큰 딸 꼬꼬에게 읽어주기도 하고, 나중에 직접 읽어보기도 하라는 취지로 이 책을 골랐는데 -사실 나 자신이 초등학교 시절 추리소설에 푹 빠져있었다- 골라서 읽어보니 초등학교 1,2학년에게는 조금 무리일수 있겠고, 3,4학년 정도 수준의 책이지 않나 싶다. 그런데 읽다보니 어찌나 재밌던지 처음 고를때는 딸아이에게 선물하려던게 내 수준하고 딱 맞는지 순식간에 몰입해서 읽어버렸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때 열광했던 추리소설은 셜록홈즈 시리즈. 짧지않는 분량이었지만 추리소설이 주는 몰입감과 긴장감에 정신없이 빠져들어 홈즈의 팬이 되버리고 말았었다. 애비의 '누가 오즈의 마법사를 훔쳤을까?'는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추리소설이기에 그리 어렵거나 분량이 길지는 않다. 하지만 글을 읽으면서 과연 누가 범인일까? 추리하고 긴장감을 느끼게 만드는 흡인력에서 결코 어려운 추리소설 못지않다. 위에서 말했듯이 나 자신도 대충 훑어보려고 펼쳐든 책의 재미에 빠져서 단숨에 끝까지 읽게 됐으니까~ 간략히 내용을 소개해 본다.

주인공은 쌍둥이 남매인 토비와 베키. 어느날 베키는 도서관에서 발생한 책 도난사건의 용의자로 몰리고 만다. 낡은 책들을 할인판매 하기전날 도서관에 도둑이 들어와 <곰돌이 푸우>,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거울을 통해서>, <보물섬>, <오즈의 마법사>등 다섯권의 책을 훔쳐간 것이다. 그런데 마침 그날 베키는 <오즈의 마법사>를 빌리러 도서관을 찾았었고, 할인판매 대상 서적이라 빌려줄수 없다는 답을듣고 돌아갔는데 하필이면 그날 밤 책이 사라졌다!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리고 의심을 받은 베키는 누명을 벗기 위해 쌍둥이 오빠인 토비와 함께 진짜 도둑을 찾아 나서는데...





도서관의 구조. 원형의 큰 도서관 한쪽에 난 작은 통로의 한쪽면에는 커다란 거울이 있고, 맞은편엔 어린이 도서관이 있다. 사서의 책상에서는 거울을 통해 어린이 도서관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두 감시할수 있게 되어있다.





사라진 다섯권의 공통점을 찾다가 모두 한사람이 기증한 책이란걸 알아내는데, 그사람은 괴짜로 통하던 노처녀 미스 토비아스. 한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아이들을 좋아하고 아이들 책을 사모으는데 전재산을 썼단다. 하지만 엄청난 부자로 알려졌는데 죽을때 지극히 현실적이고 아이들을 귀찮아하는 친척 맥퍼슨에게 어린이 책 다섯권만 유산으로 남겼을뿐 재산이 거의 없어서 주위에서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특히나 이런 이야기를 남매에게 해준 체스터튼 부인은 미스 토비아스 살아 생전 유일한 친구이자 수십년을 함께 산 가족같은 사이였지만 한푼의 유산도 받질 못했다.






미스 토비아나의 조카 맥퍼슨~
학교 선생님으로 다음 학기 베키의 담임선생님으로 내정되어 있다. 고약한 인상처럼 아이들 동화는 쓸데없는 책이라 생각하고, 지극히 물질적이고 현실적인 생각으로 꽉 차있다. 엄청난 부자였던 미스 토비아나가 죽을때 전재산을 물려주겠다고 해서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유언장을 열어보니 달랑 책 다섯권만 상속받게 되어있었다...






미스테리의 주인공, 미스 토비아나. 엄청난 재산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죽은후 동화책 다섯권만 조카에게 남겼을뿐 재산이 거의 없었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많은 책들을 어린이를 위해 도서관에 기증하며 살았다.






도서관에서 도난당한 다섯권의 책이 바로 미스 토비아나가 맥퍼슨 선생님에게 물려준 책이란 사실을 알아낸 우리의 주인공들. 그 책속에 뭔가 비밀이 있다고 생각하고 책들을 모두 읽어 공통점을 찾아내려 한다. 그러다가 발견한 사실 하나. 이들 책속엔 모두 지도가 그려져있다! 이들 지도는 각각의 동화속에서 주인공들이 보물을 발견하게 되는 공통점이 있었기에 토비와 베키도 미스 토비아나가 엄청난 재산을 마을 어느곳에 감춰두고 다섯권의 책에 힌트를 남겼다고 생각한다. 그때 토비와 베키 이외에도 보물을 찾는 또다른 누군가가 있었으니...

다섯권 책의 공통점을 찾아가는 과정, 미스 토비아나가 남긴 의문의 상속이 갖는 의미를 추적하는 과정들이 흥미진진하다. 마침내 토비와 베키는 진짜 책도둑보다 앞서 비밀을 풀고 보물의 위치를 알아내는데~





그 보물은 다름아닌 또다른 책이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이 남긴 몇안된 희귀본인 진품으로 가격이 약 만오천달러에 이른다.
우리돈으로 약 이천만원짜리 동화책? 미스 토비아나는 동화책과 아이들을 싫어하는 조카 맥퍼슨이 자신이 상속해준 동화들을 가치없다고 보고 도서관에 기증해 버릴것이라는 것을 예상했다. 자신의 전재산을 조카에게 물려준다는 약속도 지키고, 이 책들이 도서관에서 여러사람에게 읽히며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게 될것이라는 것도 계획했던 것.

토비와 베키는 이 사건을 슬기롭게 파헤치고, 도둑도 밝혀낸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과 자신을 동일화시키며 흠뻑 빠져들어 재밌게 읽을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명작동화들을 소개하고, 한번 읽어보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꿈과 희망을 팍팍 안겨주는 동화 <누가 오즈의 마법사를 훔쳤을까?>.
참 재미있는 책이다...


누가 오즈의 마법사를 훔쳤을까?
국내도서>아동
저자 : 애비 / 유동환역
출판 : 푸른나무 2011.05.02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