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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으로 미국의 테러위협은 끝났을까?


5월 2일 월요일 전세계가 깜짝 놀랐다. 미국 특수요원들이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북쪽 100킬로
미터
지점에 위치한 아보타바드 비랄 마을에서 오사마 빈 라덴의 은신처를 헬기로 급습하여 사살한 것이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빈 라덴을 잡기위한 십여년간의 노력이 결실을 이룬 순간이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곧바로 티비 연설을 통해 빈 라덴의 사살을 공식 확인했고, "이제 미국은 평화를
맞게 되었다"고 선언했다. 이때가 미국시간으로 한밤중이었음에도 거리는 환호의 물결로 휩싸이고,
미국 국민들은 너도나도 서로 축하하며, 빈 라덴의 죽음을 기뻐했다고 한다.

 

 
                                                         오사마 빈 라덴


오사마 빈 라덴이 누구인가? 왜 미국은 그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었고, 무려 사상 최고액인 현상금
2,500만
달러를 내걸었을까? 그 한사람을 잡기위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 전쟁도 불사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알고있다시피 그 배경에는 9.11 세계무역센터 테러가 자리
하고 있다.

2001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듯 마치 영화에서 본 장면처럼 오사마 빈 라덴의 지시로 테러집단
알 카에다는
민간여객기를 공중에서 탈취한후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충돌하여 붕괴시켰다.
이 테러로 희생자가
무려 3천여명에 이르렀고, 전면적인 업무마비로 인해 세계경제가 휘청거리는
결과를 야기했다.


미국은 즉각적인 보복을 선언했고 빈 라덴을 잡기위해 혈안이 되었으나, 아프가니스탄의 땅굴 은신설,
해외도피설만 무성할뿐 그의 흔적조차 찿을수 없었고,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그를 숨겨주고
있다고 판단한 미국은 전쟁까지 불사했다. 지금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미국과 탈레반 세력간의 산발
적인 전투가 이어지고 있고.. 아마도 빈 라덴을 잡기위해 미국이 지금껏 들인 비용만도 천문학적인
금액일 것이다. 그런 그가 이번에 사살된 것이다. 미국의 축제분위기도 일면 이해가 간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가 급격히 상승하며 재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의가 실현됐다. 이제 미국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하고, 수많은 미국인들도 빈 라덴
의 죽음으로 세계무역센터 3천명, 그 외에도 빈 라덴이 저지른 수많은 테러로 인한 무고한 희생자들이
저승에서 눈을 감게됐다고 감격해 한다.

하지만 오사마 빈 라덴이 죽었다고 오바마 미대통령의 말대로 미국에 평화가 찿아올까?
난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빈 라덴의 죽음, 미국측의 사살을 기점으로 알 카에다와 탈레반
세력의 테러리즘에 불을 지핀 격이 되지 않을까?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보복 테러가 벌어지지는
않을까?
이런 우려에 발맞춰 미국도 알 카에다의 보복테러가 거의 확실시 된다며 국가위기 등급을
상향조정하고
비상경계령을 내렸다. 미국에 대한 아랍권의 테러는 사실 오사마 빈 라덴 혼자서 지휘
하고 있는것은
아니다. 미국도 빈 라덴 이후 다음번 타킷으로 알 자와히리를 지목했다고 한다.
빈 라덴이 알 카에다의
명목적인 우두머리였다면 알 자와히리는 실질적인 지도자라는 것이다.
그는 빈 라덴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을거라는게 미국 정보당국의 분석이다. 미 정보국(CIA)의 관계자는 "빈 라덴이 알 카에다의 얼굴이라면 알 자와히리는 알 카에다의 두뇌다"라고 했다.
9.11테러 이후 내건 현상금의
액수도 알 자와히리는 빈 라덴과 같은 2,500만 달러였다. 급진적인 성향에서 그가 빈 라덴보다 더 위험하다는 얘기다.


 

                                                         알 자와히리


미국이 빈 라덴에 이어 알 자와히리의 제거에도 성공한다고 치자. 그러면 미국에 평화가 찿아올까?
테러가 멈추게 될까? 답은 역시 아니다 이다. 정작 중요한건 테러를 지휘하고, 미국에 적개심을
갖고있는 아랍의 지도자 몇명을 제거한다고 테러가 끝나고 평화가 찿아오지 않는다는 점을 미국은
물론 세계가 알아야한다. 왜 그들이 미국을 적대시하고 테러를 감행하는지 원인을 찿고 개선하지
않는한 제 2의 빈 라덴, 제 3의 빈 라덴은 계속해서 출현하게 된다.
빈 라덴 역시 처음부터 미국에 적대적인 인물이 아니었다. 심지어 소련의 아프간 침공때는 미국과
빈 라덴이 손을잡고 소련에 저항했던 적이 있었고, 친미주의라는 평을 받던 인물이었다. 또한 태어날
때부터 사우디 아라비아의 부호 집안이었던 탓에 어쩌면 높은 교육과, 잘먹고, 잘사는데 만족할수도
있는 인물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반아랍 정책, 친 이스라엘 정책과 함께 정작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근원은 미국이라는 인식을 갖게된다. 미국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든 한다.
다른 나라야 어찌되든 말든, 미국에 이익이 되는것은 '선'이고 미국에 반대하면 '악'이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그 기준을 세계 모든 나라들이 따르라고 강요한다. 도덕을 상식을 떠나 힘을 앞세워 약한
나라를 핍박하고, 침략하고, 전 세계에 군림하려 든다. 바로 이러한 미국의 태도에 진저리를 내고
반미의 기치를 든 그룹들이 아랍의 소위 테러리스트들인 것이다. 

헐리우드의 영화나 미드에서 흔히 볼수있는 적이 바로 아랍의 테러리스트들이고 이들은 사상교육을
통해 확고한 반미주의로 무장되어있다. 그리고 이들이 이렇게 된 원인이 바로 미국자신이라고 드라마
속에서 반성하는 모습을 언뜻 비추기도 한다. 하지만 아직도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아랍인들을 히잡속에
무기를 숨기고 옷속에 폭탄을 두르고, 미국인만 보면 달려드는 테러리스트로 본다.
블로거 '인란스'님은 2006년 9월 쓴 '오사마 빈 라덴'이란 책의 리뷰글을 통해 이러한 미국인들의
세태를 한껏 풍자하고 있다. 잠시 인용해보자.

인란스님 글 원문보기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중동지역의 전 국가와 국민이 테러연구에 몰입하고 있으며 총과 칼과 수류탄으로 무장한 채 폭탄이 장치된 차량에 탑승한 채 미국 대사관이나 대형건물 또는 민간 항공기로 돌진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느낀다. 저자는 극소수의 과격주의자들이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을 지배하고 그들의 사상에 모든 이슬람인들이 내몰리고 있는 듯한 심각한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이런 단순한 사고방식으로 본다면 미국이야말로 학교, 교회, 열차안, 고속도로 등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권총강도와 미치광이들이 무법천지로 날뛰는 나라가 아닌가. (중략) 시선을 한곳에 집중하면 다른 것은 볼 수 없다. 모든 사실이 소리와 모습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소리가 난다 하더라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다. 이슬람인들을 무지하고 반문명적이고 잔인한 테러주의자들로 매도하는 것은 부당하며 오사마 빈 라덴이나 오마르를 영웅시 하는 것이 옳은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에겐 분노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미국의 폭력이 더 큰 스테이크와 햄버거, 대형 TV를 위한 것이라면 이슬람의 테러는 생존을 위한 것이다. 미국은 분노한 이슬람인들을 지구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미국은 이미 비만자 보유율이 세계 최고인 국가가 아닌가. 잉여 생산물로 쓰레기 통을 채울 것이 아니라 지구인을의 생명을 지키는데 써야 한다

[출처] 오사마 빈 라덴|작성자 인란스

 

빈 라덴 사살이후 하루, 이틀이 지나자 세계 각 국의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티비 기자회견장에서 미국 정보요원들과 파키스탄 정보국의 활약을 치하하며
파키스탄이
전적으로 도와줘서 작전이 성공할수 있었다고 했다. 뿐만아니라 파키스탄 지도자의 이름을 거론하며 감사하다고도 했다. 그런데 대뜸 파키스탄에서는 협조한 적도 없고, 사전통보도 없이 미국의 독자적인 작전이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또한 엄연한 주권국인 파키스탄에서의 군사작전을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이는 전쟁중에 정당한 작전이라는 미국의 시선과, 주권국에서 자행한 또다른 테러라는 시선의 충돌이다.

미국은 빈 라덴 사살 직후 빈 라덴이 AK47소총을 들고 직접 교전을 펼쳤고, 저항이 극심해 사살할수
밖에 없다고 발표했었다. 또한 한 여성을 인간방패삼아 저항했다고도 했다. 그런데 오늘 뉴스는 또 다른 소식을 전한다. 빈 라덴의 숙소를 급습했을때 빈 라덴은 비무장 상태였고, 별다른 저항도 없는데 일방적인 사살이었다는 거다. 또한 한 여성을 인간방패 삼아 저항했다는 말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정정했다.


MBN뉴스 윤호진 기자의 말이다(출처 매일경제신문 5월 4일자)


▶ 인터뷰 : 제이 카니 / 미 백악관 대변인
- "빈 라덴이 특수부대팀의 생포작전에 저항할 우려가 있었고, 실제로 저항했습니다. 총격이 가해졌고, 빈 라덴은 사망했습니다."

빈 라덴이 한 여성을 인간 방패로 내세웠다는 것도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정정했습니다.

여러 정황이 이처럼 애초 설명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빈 라덴이 무장하지 않았다면 꼭 죽여야 했느냐'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미 정부는 치열한 교전 상황이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제이 카니 / 미 백악관 대변인
- "가능하다면 생포하려고도 했지만, 빈 라덴의 저항은 상당했습니다. 또, 무장한 사람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저항했는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습니다.

미군의 군사작전이 국제법상 불법이라는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빈 라덴 사살이 '전쟁터에서의 군사 작전'이라며 합법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국가에 의한 개인 '암살'이라면 불법이 명백하다는 것입니다.

파키스탄 정부도 미국을 비난했습니다.

미국의 빈 라덴 사살작전이 당국의 승인 없이 이뤄진 일방적인 행동이었다면서 오히려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

 

유럽국가들도 왜 비무장인 빈 라덴을 생포하지 않고 굳이 사살했는지 미국의 작전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 살고계시는 블로거 '파리아줌마'님도 자신의 글에서 5월 2일자 '르몽드'지의
의혹제기를 소개해 주고있다.

파리의 한국아줌마 글 바로가기


세계를 테러로 위협하던 한 테러리스트가 미국에 의해 사살되었다.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미국의
행동에
반발하는 의견들도 있다. 한편으로는 정의가 실현되었고, 무고한 생명을 무수히 앗아간 흉악범에 대해 복수가 이루어졌다고 환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복수가 무엇인가.. 빈 라덴은 9.11테러가 성공한 이후 그간의 미국의 범법행위와 일방통행에 대한 복수를 했다고 기뻐했다. 그리고 미국은 빈 라덴을 제거함으로서 9.11 테러에 대한 복수를 했다고 한다. 남아있는 알 카에다 조직원 및 아랍권의 반미주의자는 이번 일에 대해 '피의 복수'를 하겠다고 다짐한다. 누가 누구에게 복수를 하는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