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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윤봉길은 '도시락 폭탄', 안상수는 '보온병 포탄?'


아침에 일어나 그날 뉴스를 인터넷에서 훑어보다 한나라당 대표 안상수의 '보온병 포탄' 기사를 접하고 뒤로 넘어가는줄 알았다.
이 척박하고, 팍팍하고, 희망이 없어 웃을일이 없는 세상에 살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유일하게 보는
'개그콘서트'를 통해 한번씩 씁쓸한 웃음을 짓고는 했는데, 뜬금없는 수요일 아침 개그콘서트보다
백배는 재밌는 코미디를 접한 기분?

사진출처 및 기사인용 : 12월 1일자 서울신문 김정은기자.
 



YTN 돌발영상에 소개된 내용이란다. 난 돌발영상을 못보고 기사로만 접했다.


YTN은 30일 '돌발영상'에서 안상수 대표와 육군 중장 출신 황진하 의원이 연평도 현장을 둘러보는 모습을
소개했다. 이날 안 대표는 북한군의 포격으로 폐허가 된 주택가에서 화염에 검게 그을린 쇳덩어리 2개를
취재진에게 들어 보이며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안 대표를 수행한 황 의원은 작은
쇳덩어리를 가리키며 "이게 76㎜(포탄) 같다."고 말한 뒤 큰 쇳덩어리를 보곤 "이것은 122㎜ 방사포"라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안 대표 일행이 자리를 옮긴 뒤 현장에 있던 취재진이 문제의 쇳덩어리를 보니
이는 포탄이 아니라 포화에 그을린 보온병 2개로 확인됐다. 손으로 보온병을 문지르자 상표도 나타났다.
이 장면은 YTN 취재진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담겨 '돌발영상'으로 전파를 탔고 트위터 등을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갔다.

 
한때 '돌발영상'을 즐겨보던 시청자로서 귀에익은 멜로디와 함께 이 사연이 소개되는 모습이 떠올라,
거기다 '군면제' 출신인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야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도 놀란다고' 이해한다 쳐도
포병출신 육군중장이라는 분까지 어이없는 멘트를 날리는걸 보고 그저 한심할 뿐이다...
그나저나 이명박 대통령이 군부대를 순시하며 개머리판에 눈을대고 조준하는 모습을 보였다는건 정말 사실일까?
이 기사 댓글에 보니 그런말이 있던데...

현장 방문에 동행했던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안내자가 포탄이라고 설명했고, 화염으로 인한 그을림으로 정확한 식별이 가능하지 않아 포병 출신으로 3성 장군을 지낸 황진하 의원조차도 포탄이라고 생각했을 정도"라며 "긴박한 현장에서는 모든 것을 위험물질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해명했다.

설령 백번 양보해 포탄으로 오인할수 있다고 해도 포탄 탄피정도로 볼수있는데 북한 개머리진지에서 쏜
포탄의 탄피가 연평도에 떨어질리는 없지 않은가! 총을 한 발 쏘더라도 탄두는 표적을 향해 날아가지만
탄피는 발 밑에 떨어지는거고, 포탄 역시 탄피는 포 옆에 떨어지는 법인데...
21세기 최첨단 북한의 신무기 보온병 포탄 과 일제시대 윤봉길 의사가 투척했던 도시락 폭탄 이 묘하게 매치되는
씁쓸한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