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차를 구입하면서 기존에 타던 차를 가족에게 이전 등록하려다 깜짝 놀랄 일을 겪었다.
차량원부를 살펴보니 나도 모르고 있던 압류가 무려 17건이 걸려있었던 것.
어찌 이런 일이 있을수 있을까? 주로 속도위반이나 주정차위반으로 인한 과태료를 납부
하지 않아 압류로 이어진 것인데 2007년부터 최근까지 부과된 과태료를 한번도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난 이 기간동안 과태료가 부과되었다는 사실도 알지 못한 상태다.
전화를 받은 관할경찰서 민원실의 여경은 '틀림없이' 정상적으로 과태료 통지서를 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웃긴건 주소불명으로 반송되어온 과태료 통지서를 다시 똑같은 주소로 독촉장을
보냈고, 또다시 반송되어오면 2차 독촉장까지 보내고 다시 반송되어 오니 압류를 설정했다는
것이다. 이런게 3년간 쌓여 여덟건이 됐다. 내가 주소불명으로 반송되어오는 주소로 계속
독촉장을 보내는 법이 어디있냐며 과태료가 차주에게 전달되지 않는것을 안다면 공동명의자
에게 발송하든지 해야 되는것 아니냐고 묻자, 경찰서에서는 공동명의라 하더라도 대표명의자
에게만 발송하면 된다는거다. 그리고 등록된 주소지이므로 반송여부와 관계없이 법을 집행
하는거라 문제없다는 답변이다. 그렇다면 2007년이후 돌아가신 분에게 계속 과태료 통지서를
보내는건 뭐냐고 묻자, 사망여부를 자신들은 확인할수 없고 차량이 아직 아버지 소유로 되어
있어서 그렇단다. 공동명의자가 사망하면 당연히 다른 한쪽이 명의를 승계받는줄 알고있던
터라 아버지 지분만큼 상속을 받아야 한다는걸 몰라서 안그래도 과태료 50만원을 납부했었다.
해년마다 자동차세 납부하라고 문자도 오고, 심지어 납부기일을 놓치면 친절하게 전화까지 오던데
그건 뭐고, 아버지 사망신고도 다 했는데 사망여부를 확인할수 없다는 말은 또 뭐고, 수신도 안되고
반송되어오더라도 과태료 고지서를 계속 보냈으니 문제 없다는 인식은 또 뭔가.
또한 나도 아버지와 같은 50%의 지분을 가진 공동명의자다. 대표명의자가 사망하고 없으면 다른
명의자에게 과태료든 범칙금이든 부과해야 되는건 상식아닐까? 더군다나 실제 운전자가 나라는건
자동차세 고지도 내 앞이고, 차량 보험도 내이름이니 조금만 확인하면 쉽게 알수있는 것들이다.
더군다나 2008년 이후로는 법이 개정되어 과태료가 미납되면 달마다 1.2%씩 가산금이 추가된단다.
최고 60개월이 경과할때까지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원금의 77%까지 가산금이 붙는데 나같은
경우도 2008년부터 부과된 과태료가 꼬박꼬박 가산금이 붙고 있었다.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으면 차량에 압류가 걸린다. 이는 과태료를 통지받고도 의도적으로 납부
하지 않는 체납자로부터 재산으로 대신 징수하기 위한 법조항이다. 달마다 납부하지 않은
과태료를 대상으로 1.2%씩 가산금을 붙이는것도 바로바로 납부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법조항이다.
보통 사람들이 귀찮아서, 또는 폐차때 한꺼번에 내겠다는 생각으로 과태료를 잘 납부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가산금이 붙어 나간다면 빨리 납부할수 밖에 없을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다.
단, 이같은 법조항들은 모두 악성 체납자들을 대상으로 과태료 납부를 독촉하기 위한 제도들이지
나처럼 과태료 부과 사실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억울한 사람들에게 적용시키려 만든 제도는 아닐
것이다. 2007년까지, 아버지가 살아계셔서 과태료를 통지받았을때까지는 꼬박꼬박 밀리지 않고
모두 납부한것만 봐도 내가 의도적인 악성 체납자는 아니지 않는가. 아버지가 대표명의자라
하더라도 돌아가셨고 엄연히 내가 지분 50%의 공동명의자로 등록되어 있는데, 조금만 확인하면
내 전화번호, 주소를 알수도 있었을텐데 그런 노력도 하지않고, 반송되어오는 통지서만 꼬박꼬박
보냈다고 자신들의 할 도리를 다했다는 경찰.
나한테 몇번이나 강조하더라. 모두 세번씩 '틀림없이' 독촉장을 발송했다고...
그래도 납부되지 않아서 압류를 걸었다고...
독촉장을 수취인이 받았는지 안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단다. 자신들은 일단 발송했으니..
난 참 궁금하다. 차량압류라는게 독촉장을 받고도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는 악성체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건지, 독촉장 수취여부와는 상관없이 경찰서에서 발송만하면 반송되어 왔다 하더라도
수취한 것으로 보고 차량을 압류하는건지 말이다.
이런걸보고 탁상행정이라고 하는거 아닐까?
'세상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민들의 법감정과 동떨어진 법원의 판결 (24) | 2011.05.25 |
---|---|
존속살인에 선처? 이해할수 없는 법원의 판결 (41) | 2011.05.23 |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으로 미국의 테러위협은 끝났을까? (17) | 2011.05.04 |
김영삼 전대통령, 현대판 홍길동 아버지인가? (43) | 2011.02.25 |
윤봉길은 '도시락 폭탄', 안상수는 '보온병 포탄?' (18) | 2010.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