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경기를 했다. 1대3으로 패색이 짙던 경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해서 상대의
최고투수들을 상대로 4대3 역전승을 일궈낸 SK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정말 대단한 선수들
이고 대단한 팀이다. 항상 SK와 경기를 할때마다 느끼는건데 빈틈이 없다. 짜임새가 좋고 공격
이나 수비, 주루등이 물샐틈 없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간다. 누구 하나 쉬운 선수가 없고 어느
한때 만만할 때가 없다. 이 모든게 김성근 감독의 작품이라면 그는 정말 '야신'이다. 비록 한국
야구판에 너무 많은 일본색을 들여와 비난을 받지만 이런 팀으로 조련해 놓은것만 봐도 그가
틀렸다고 할 수는 없을것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김성근 야구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의 제자라는 조범현감독. 두 감독 모두 데이터를 중시하고 자율야구보다는 작전야구를 펴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의 작전은 항상 신출귀몰하게 상대의 허를 찌르고, 과감하고,
정확하다. 그러나 기아의 작전은 예측가능하고, 불완전하며, 실패하는 확률이 크다.
오늘 경기를 되짚어보자.
많은 승부처가 있었지만 2대1로 아슬아슬하게 리드해가는 상황에서 기아의 고질병인 추가득점이
나오지 않고 9회까지 진행되자 나는 슬슬 불안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윤석민이 역투하고 있었지만
상대가 손도못대는 완벽한 투구를 하고있는것도 아니었고 SK를 상대로 1점차를 지킬수 있을런지
확신할 수도 없었으니까. 그러던차에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최희섭이 열심히 뛰어 추가점을 내자
비로소 이기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1점차는 불안했지만 마지막 한이닝에 2점차는 그런대로 안정권
이라는 생각에... 그런데 9회말이 시작되자 거짓말처럼 마법에 걸린듯 너무도 쉽게 3점을 뺏겨
3대4로 역전패했다. 패인은 뭘까?
1. 투구수 110개를 넘긴 윤석민이 9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왔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못해 4승에 묶여있는 윤석민)
선발투수의 한계투구수라는 100개, 거기다 윤석민의 평균투구수도 넘긴 상황이었다. 1점차의
불안한 리드였다면 죽이되든 밥이되든 윤석민에게 맡겨버리자라는 생각을 할수도 있다. 그러나
2점차는 충분히 지킬수 있는 점수차였다. 그리고 기아에는 시즌초 불안했지만 점점 구위를
찾아가는 마무리투수 유동훈이 있었다. 3대1로 이기는 상황에 마지막 9회말. 당연히 팀의 마무리
투수가 나와서 세이브를 올려야 할 상황이다. 전날 등판했다고 하지만 5타자만을 상대했고,
최근 연투로 지친것도 아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더...
좋다. 감독의 의중과 상관없이 최근 불운에 울며 승수를 못챙기던 윤석민이 좀 무리다 싶더라도
완투의사를 강경하게 표현을 했다고 하자. 그래 니가 이번 경기 끝까지 책임져라! 투구수가 다소
부담스럽지만 한번 해봐라! 라고 백번 양보해보자.
2. 투구수 132개에 투수교체. 그런데 손영민?
(최근 가장 좋은 구위를 보여주던 손영민)
결국 시즌 최다투구수를 기록하면서도 1실점해서 3대2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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