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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주택담보대출자를 쇼킹에 빠뜨리는 부동산 경기전망 '아파트 쇼크'



책 표지부터 심상치 않다.

제목도 상당히 직설적이고, 위협적이다.

표지사진을 두 장으로 나눠 찍었는데 윗부분은 중대평형의 자가 주택 분위기를 풍기고,

아래사진은 중소평형의 임대주택 분위기가 나는 사진을 사이에 두고 ’아파트 쇼크’라는

제목을 배치했다. 아파트로 인한 쇼크가 온다면서도 왠지 중산층 이상과 서민아파트를

묘하게 비교해놓은 느낌을 준다.

 

책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최근 두바이나 아일랜드 예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집값은 고점을 찍었고, 앞으로 거품제거가 시작된다~ 따라서 집없는 서민들은

잘 판단해서 집구입을 결정해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러면서 저자는 투자목적이든 자가 거주 목적이든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구입한

서민들이 원리금 부담에 허덕일 것을 우려한다. 원리금에 허리가 휘고, 더군다나 그렇게

납부해가는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게 된다면 두번 울리는 일이 될테니까~

 

그렇다면 저자는 장기 집값 하락의 원인을 어떤점에서 찾고 있는걸까?

첫째는 현재 집값이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있다는 점을 들고있다. 적정 주택가격은 지금

집값 기준으로도 30%는 하락해야 한다는 것. 건설사들이나 이미 집을 구입한 사람들은

펄쩍 뛸 얘기지만 그만큼 우리나라, 특히 수도권의 집값은 거품이 끼어있다는 얘기다.

거품은 언젠가 빠지기 마련이고, 국제적인 상황이나 우리나라 내수경기를 봐도 당분간 거품

제거 시기가 도래할것으로 예측한다.

둘째는 집을 구매할 실수요자인 젊은 사람들의 의식변화다.

베이비붐 세대로 표현되는 50년대 중후반 출생한 5~60대에서는 집이야말로 지상 과제였고,

못먹고, 못사고, 고생해도 집은 꼭 장만해야할 숙제였다. 그런데 앞으로 분가해 가정을 꾸려야

할 20대 젊은이들의 의식을 조사해본 결과 집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옵션 품목이었다.

앞으로 집값이 떨어질지도 모르는데 왜 굳이 집을 사야하는거냐~ 는것.

따라서 전세나 임대아파트를 전전할 지언정 현재의 행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거다. 먹고싶은거

먹고, 놀고싶은거 놀면서 살겠다는 의식의 변화다. 또한 핵가족화에 따른 출산율 저하에서도

향후 주택 수요가 줄어들것으로 예상한다.

셋째, 주택경기 회복을 위해 정부가 할수있는 조치가 별로 없다는 점이다.

아파트 가격이 이상 급등할 경우에는 각종 정책적인 조치들로 가격을 진정시키고 규제를 둘수

있지만 시장수요에 의해 가격이 떨어지는 경우 이를 제지할만한 마땅한 수단이 없단다.

정부가 일괄적으로 주택을 구매해서 가격을 조절할수는 없지 않은가!

이 밖에도 현재 주택보급율이 100%를 넘어섰다는 점, 우리와 비슷한 길을 걸었던 외국의

사례에서도 더이상 부동산이 재산증식의 투자처로 자리잡지 못하는 점등을 들고있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그런데 이런 책을 접할수록 햇갈리는게 같은 환경, 같은 정부 정책을

두고도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해석이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얼마전에 읽었던 ’전세로 갈까

매매로 갈까’라는 책에서는 무주택자들에겐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지금이 집장만의 기회가

될수 있다는 취지로 씌여진 책이었다. 그런데 이번 책은 앞으로 더 떨어질수 있으니 집을

사려거든 좀더 기다려봐라~ 혹은 집을 사는 생각 자체를 재고해봐라~ 라고 한다.

마치 주식시장의 애널리스트의 예측과 비슷하다. 각종 호재에 더 귀를 기울이며 주가가

반등할거라는 전문가와, 부정적인 악재에 주목하여 조정을 거칠거라고 예측하는 전문가가

항상 함께 등장하지 않는가. 결국 어떤 시각에 동조하여 시장을 바라보느냐 하는건 우리

스스로가 될수밖에 없다.

 

많은 이들이 무리해서라도 은행 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분양받거나, 구입하고 있다.

원금상환은 고사하고 이자를 갚어 나가는것도 버거운게 현실이다. 그런데 아파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이들에겐 그야말로 악몽같은 세월이 될것이다.

동전의 양면성 또는 우산장수, 짚신장수 이야기가 떠오른다.

집없는 서민들이야 집값이 제자리를 찾게끔 앞으로도 많이 떨어져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고,

집을 갖고있는 사람들은 본인들이 비싸게 주고 산 집, 앞으로 더 올라야 한다고 생각할테니

중산층과 서민들의 괴리만 깊어질 뿐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난 후 상당히 궁금해 진다. 정말 이렇게 우려할 정도로 집값이

떨어졌나? 수십년간 오르기만 한 아파트값, 불과 몇년전 노무현 정부때만 해도 뛰는 아파트

값을 잡지못해 그렇게 원성을 듣고 각종 언론과 한나라당에게 공격을 당했었는데, 그로부터

3년만에 집값 하락을 걱정할 정도로 떨어졌는가 하는 궁금증. 간혹 신문에 서울 강남의 모아파트가

2억이 떨어졌네, 3억이 떨어졌네 하는 기사를 보긴했지만 그거야 보수신문들이 있는자들의

불안감을 대변해주는 기획기사일 뿐이고, 또 2,3억 떨어질 정도면 그런 아파트는 보나마나

10억을 호가하는 아파트일테니 논외로 쳐야하지 않나 싶다. 내가 사는 지방에서는 아직 눈에띄게

아파트값이 내려가는 기미는 보이지 않으니 ’아파트 쇼크’가 도래할 것이라는 저자의 예측에

쉬이 동조하기가 어렵다. 허나 집 한채, 또는 여러채 갖고있는 분들은 이런 시각도 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하겠다. 또한 집 구입을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도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수 있다.




아파트 쇼크 APARTMENT SHOCK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이원재
출판 : 케이디북스(KDBOOKS) 201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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