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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소원을 말해봐' SM연습생 출신의 카이스트 입성기


오늘 소개할 책은 SM연습생 출신으로 카이스트에 합격한 장하진의 책이다.

특이한 이력이니만큼 관심을 가질수 밖에 없었는데, 책 읽는 시간이 아깝지 않을만큼 기대이상의

감흥이 남는다. 흔히 연예인에 대해 많은이들이 갖고있는 선입견은 대체로 이런것들이다.

"걔들이 공부를 하면 얼마나 하겠어? 공부는 하기싫고, 춤추고 노래하는거 좋아서 하는거아냐?"

"부모들 속 어지간이 썩였겠다...안봐도 훤하지.."

"발라당 까진 애들 아닐까? 성실한 애들 같으면 하라는 공부나 열심히 했겠지~"

나 또한 스크린에 비친 평이 좋은 일부 연예인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가수나 연기자들이 끼를 주체

하지 못하고, 부모들 속좀 썩이다가 운이좋아 캐스팅 된 케이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줄 알게됐다. 일단 장하진의 말을 들어보니 요즘 음반기획사의 연습생

시절을 겪으면서 아이돌 가수로 성공하는게 공부로 성공하는것보다 어려웠으면 어려웠지 쉬울거

하나 없다고 한다. 장하진의 경우도 3년이나 연습생 시절을 거치면서 미래에 대한 불확신과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없어 차라리 포기하고 공부해야 겠다고 뛰쳐나왔다고 하니 어느정도인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소원을 말해봐' 제목에서 느껴지듯 책의 곳곳에서 소녀시대와의 인연을 강조하고 있다. 지금

소녀시대 멤버 아홉명중 여덟명이 장하진과 같은 시기에 SM에서 연습생으로 한솥밥을 먹었기에,

잘 됐으면 장하진 역시 소녀시대 멤버중 한명으로 활동하고 있을수도 있었다는 아쉬움 반, 추억

반이 섞인 작명이다. 자, 책을 간단히 소개해보자. 이 책은 한 권의 책이면서 완벽하게 세 가지의

테마를 담고있다. 하나하나 살펴보자. 첫번째는 가수를 향한 꿈과 SM의 연습생 3년의 기록이다.


첫번째, 연습생 시절의 기록 연습, 연습, 또 연습, 그러면서 불안한 미래...


최근 티비에서 깝권이라 불리우며 인기를 얻고있는 2AM의 조권을 통해 가수가 되기위해 얼마나

오랜시간동안 피땀 흘리며 준비하는 연습생 과정을 거쳐야 하는건지 조금은 알게됐는데, 이 책에서

장하진의 경험을 통해 다시한번 알게됐다. 대부분 초등학생때 선발돼 노래, 춤, 외국어, 연기 교육까지

받고있는데 짧은 경우는 몇개월 만에 데뷔하기도 하지만 5~6년은 보통으로 밥먹고 잘때까지 연습만

하는 시절을 보내야 한다고... 조 권의 경우는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무려 8년간의 연습생 시절을 거쳐

데뷔했다고 한다. 하지만 8년이라는 인고의 시간보다 더 힘든건 미래에 대한 보장이 없다는것과,

이렇게 연습만 하다가 정작 데뷔를 못할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더 크다니 그들이 느낄 강박증이

어떠할지 짐작이 간다.

장하진은 3년간의 연습생 생활을 하다 스스로 뛰쳐나와 버렸다. 역시 미래에 대한 불안감, 거기다

가수를 향한 꿈이 같은 연습생들처럼 절대적이지도 않았고, 갈수록 공부와 연습을 병행하기

버거워지면서 과감하게 공부를 선택하기 위함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때 막연이 가수가 되고싶어

참여한 <제7회 SM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 에서 외모짱 부문에서 1등을 하며 SM과 계약을 했고,

연습생 생활을 시작하며 소녀시대 멤버들인 태연, 윤아, 유리, 수영, 제시카, 서현, 효연, 티파니와

함께 생활했다. 훗날 장하진이 카이스트에 합격한 후 티비에 소녀시대란 걸그룹으로 데뷔한 그녀

들을 보며 아래와 같은 인사를 책을 통해 전한다.



연습생 시절을 학업과 병행하다보니 수업이 끝나는대로 연습실로 향해 밤까지 쉼없이 춤과 노래를

지도받고, 파김치가 되어 집에 돌아와 쓰러져 잠든후 또 아침에 학교에 가는 생활의 반복이었다.

결국 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SM을 뛰쳐나온다. 여기까지의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공감가는 이야기

였다. 그런데 여기까지는 첫번째 테마였고, 학교로 복귀한 후 공부에 매진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두번쩨 테마는 첫번째 테마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자기계발 학습서로 변모한다.


두번째, 공부로 성공하기 공부벌레의 전형적인 독종의 모습


3년간의 연습생 생활을 청산한게 중학교 3학년 때였다. 그때부터 시간에 쫒기지 않고 하고싶은 공부를

맘껏 하게되어 오히려 행복했다는 장하진양. 공부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수많은 학생들이 봤을땐 무슨

헛소리냐고 하겠지만 공부와 춤, 노래를 병행하던 연습생 시절에 비하면 공부만 해도 되는 이 시간들은

꿈같은 날들이었다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면서 다시 성적도 올라가기 시작한다. 일산에 있는

백석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이 시기에 교지에 실린 반장의 장하진양 소개가 아래와 같다.



단숨에 전교1등 자리까지 차지하게 됐다. 그냥 공부가 좋아서 열심히 하다보니 성적이 올랐어요~가

아니다. 자기만의 공부법,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다. 연습생 시절에도 공부와 병행하면서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던 비법중에 하나가 수업시간에 절대 졸지않기. 하지만 이게 얼마나 어려운가는 학창시절을

경험한 모든 이들이 잘 알고있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졸지않고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성적을 향상시키고

공부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노하우도 공개한다.

첫째, 밤잠은 충분히 잔다.

보통 12시, 늦어도 1시에는 잠자리에 든다. 잠이 충분해야 다음날 졸지 않는다는건 상식적인 문제다.

둘째, 되도록 교실 앞자리를 사수한다.

공부 잘하는 애들은 앞자리를 선호한다는 말은 괜한 말이 아니다.

셋째, 선생님의 일거수 일투족을 따라간다.

눈으로만 멍하니 보고있거나 귀로 수업내용만 듣고있으면 집중도 안되고 졸리기만 하니 선생님이 보는

방향, 움직이는 것들을 모두 따라해 보라. 집중력도 생기고 선생님의 주목을 받을수도 있어 일석이조다.

넷째, 대답은 무조건 크게한다.

잠도 깰수 있고, 대답 크게 하는 학생 싫어하는 선생님은 없다고~

다섯째, 자세를 바르게 유지한다.

서면 앉고싶고, 앉으면 눕고싶고, 누우면 자고싶은게 사람 마음인지라 자세가 편하면 잠도 잘온다.

따라서 불편하더라도 정자세를 고집하는것도 잠을 쫒는 방법이다.

여섯째, 그래도 졸리면 서서 수업을 듣는다.

아무리 졸려도 서서 수업들으면 잘 일은 없다. 이 방법은 많은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듯 하다.

해마다 수능이 끝나고 서울대 합격자들이 배출되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합격기중 하나가

과외도 안받았다~ 학교 수업에 충실했다~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 라는 이야기다.

그런 말을 들으면 이내 거짓말이다, 요새 학원 안다니고, 과외 안받으면서 어떻게 서울대에

합격하느냐~ 이렇게 말들을 한다. 하지만 장하진 역시 학원수업을 안받았다고 얘기한다. 소신과

신념이 있어서가 아니라 두세번 다녀봤는데 도무지 자기와는 학습 스타일이 맞지않아 집중도

되지않고 돈만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사람마다 공부 스타일이 틀려 학원수강이 도움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본인은 그냥 조용한 곳에서 혼자 공부하는게 잘됐다고.. 이런 장하진의 학습법을

이 책에서는 '자기주도형 학습'이라 칭하고 있다. 이 자기주도형 학습이 카이스트 입학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처럼 두번째 테마에서는 공부밖에 모르는 독종의 모습을 재조명하다가

마지막 세번째 테마로 접어들게 된다. 바로 카이스트 도전과 합격기!


번째, 카이스트 합격기 카이스트를 염두에 둔 수험생에게 요긴한 팁.


카이스트는 일반학교의 경우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한 학교당 한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입학사정관제

방문면접과 심층면접을 통해 150명을 선발하고, 일반전형으로 750명 내외, 영재학교 학생 70여명을

선발한다. 거기에 대비하는 자기소개서 쓰는 법, 포트폴리오 짜는법, 입학사정관의 면접에 준비하는법,

심층면접, 영어면접에 대비하는법 등을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자세히 서술하고 있어 앞으로 카이스트

입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있다.

또 내가 몰랐던 장학금 제도도 알게됐는데 장하진이 1학년 다니던 시절만 하더라도 평점 3.3 이상은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지만 3.0~3.3 까지 평점을 받는 학생은 150만원의 기성금을 내야하고, 3.0 이하로

내려갈경우 0.1점당 6만3천원씩의 수업료를 벌금(?)식으로 더 납부해야 하는 시스템이라고 한다.

그러니 그 어려운 카이스트에 합격하고나서도 장학금을 받기위한 치열한 경쟁은 계속되는거고,

졸업할때까지 끝까지 살아남는것도 쉬운일은 아닐것이다. 카이스트에 들어오고자 하는 장하진의

첫번째 소원은 이루어졌고, 다음번 소원은 '끝까지 살아남기'란다. 꼭 그렇게 될거라고 확신한다.

이렇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젊은이일진데 뭔들 못해낼것인가~



비록 무대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국내 최고의 대학에서 영재, 수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있는 장하진양. 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 홍정욱의 '7막7장'의 현대판

버젼을 다시보는듯한 묘한 느낌을 받게된다. 나이 많은 아저씨도 이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뛰는데

하물며 중,고등학생들이라면 이 책이 학습에 대한 자극을 주어 다시한번 맘을 굳게 다잡을수 있는

충분한 동기부여가 될것이라 믿는다.

엄친딸이란 장하진을 두고 나온 말 아닐까? 얼굴도 예뻐, 몸매도 받쳐줘, 노래도 잘해, 춤도 잘춰,

사교성도 좋아, 거기다 공부까지 잘해...뭐하나 빠질것 없는 엄친딸의 전형을 보는것 같다.


ps. 리뷰를 작성하기전 잠시 신문을 보다보니 카이스트에서 올들어 세번째로 자살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각각 1, 2, 4학년 학생들인데 자살원인을 무리하면서도 혹독한 학점체계에 두는듯하다. 학점을 잘 못받을

경우 과중한 수업료가 부과되어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겪게되는것이 문제인듯.. 제도 개선이 필요할듯 싶다.

소원을 말해봐
국내도서>청소년
저자 : 장하진
출판 : 서울문화사 201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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