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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한국 SF소설의 미래는 밝다, '목격담 UFO는 어디서 오는가'





UFO는 정말로 존재할까?
어린시절 무심코 신문의 해외토픽란에서 본 UFO 사진은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내게 외계인은 그때까지만 해도 상상속의 존재였다. 만화속에 등장하는 외계인과,
그들이 타고 지구로 오는 UFO라는 비행체는 재밌긴 하지만 그야말로 만화속에서만
존재하는
비현실적인 존재였으니까.. 그런데 어느날 당시만해도 진실만 보도한다고
알고있던 신문에
떡~하니 UFO의 실물사진이란게 실려있는거다..그 때의 충격이란..
마치 당장이라도 혐오스러운 외계인들이
기상천외한 신무기를 들고 지구로 쳐들어
오지나 않을까 걱정스러워 잠못이룰 정도였으니까..

지금은 그저 가십거리로 읽고 넘어가거나, 때로는 콧방귀 뀌며 읽지도 않고 넘겨버리는
그럴싸한 미확인비행체의 기사나 사진들. 아직도 그 기사속에서는 정말로 UFO를 봤다고
주장하는 세계각국의 사람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이 조작된 사진
이거나 주목을 끌기
좋아하는 과대망상가일 경우가 대부분이라는걸 알게 된 후로 그다지
관심을 갖고 봐지지가 않는다.
사실
끝을 알수없게 광대한 이 우주에 비단 코딱지에
살고
있는 세균의 이빨사이에 낀 프라그보다도
작은 지구에만 지능을 가진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생각 자체가 웃긴거다. 외계인은 분명 존재할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언젠가 그들의 지구방문도
가능할거라 생각한다.
이처럼 실현가능성이 있다고 생각
하기에 그에 관련한 소설, 영화가 끊이지 않고 우리곁에서
생산되고 있는거겠지...


뛰어난 상상력과 현실같은 CG를 앞세운 헐리웃 영화들에 열광하다보면 과연 우리나라는
언제 이런 영화를
만들수 있을까~하는 부러움에 빠지게 된다. 기껏해야 우리에게 내세울수
있는 외계인, UFO 관련 영화라곤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밖에 딱히 떠오르지 않는
환경에선 더욱 그렇다. 그러다가 참신한 소설
한 권을 만나게 됐으니 바로
'목격담, UFO는 어디서 오는가' 이다.






SF소설의 볼모지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에서 SF라는 주제를 놓고 10명의 신진 작가들의
단편소설을 모아 책을 출간했다. 웹진 <크로스로드> 라는 곳에서 5년동안 SF관련 단편들을
연재해 왔는데 그중 우수한 작품들을 추려 책을 내게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현재 한국
문학에서 SF소설의 수준을 가늠할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것이다. 목차는 아래와 같다.

우주와 그녀와 나   - 김 린-
시공간-항   -백상준-
수련의 아이들  -듀나-
물구나무서기  -김현중-
백중  -김창규-
목격담,UFO는 어디서 오는가  -조나단-
사랑 그 어리석은  -정보라-
달에게는 의지가 없다  -나병우-
전화살인  -설인효-
관광지에서  -박성환-

처음 책장을 펼치면서 느낀 생각은 "어라?" 였다. 처음에 소개된 작품 <우주와 그녀와 나>는
먼 미래 외계인들과의 교류가 활성화 되어있을때 마치 지금의 우리가 언어연수 붐이 일어
해외로 나가듯 외계에 한번씩 다녀오는게 경력이나 스펙에 도움을 주는 시대의 대학 캠퍼스
를 무대로 하고있다. 생소한 장르의 단편소설이 친숙하게 미래를 현실처럼 이야기 풀어나가
길래 감탄의 의미로 어라? 했지만, 이내 부자연스러워지는 이야기 전개와 황당한 마무리에
실망을 금치 못했다. 작가 김 린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그런데 모든 작품이 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건 아니었다. 특히 김창규 작가의 <백중> 과
조나단 작가의 <목격담, UFO는 어디서 오는가> 는 꽤나 훌륭했다. 특히 <백중>은 헐리웃과
대등한 제작여건만 받쳐준다면 영화로도 꽤 흥미진진한 소재가 아닐까 싶다. 인공지능을
갖춘 홀로그램 형태의 사이보그 형사와 인간 형사가 함께 사건을 해결해가는 스토리를
담고있는데 상당히 해박한 관련지식과 사실적인 미래의 묘사가 눈길을 끌었고, 인공지능
생명체를 '귀신'에 비유하는 대목도 흥미롭다. 사라져가는 인간성과 과학의 발전을 묘하게
비틀어놨다. 영화 A.I(2001)와 아이 로봇(2004)이 떠오른다.

<목격담, UFO는 어디서 오는가>는 평범한 일상을 재미없게 살아가던 주인공이 어느날
서울하늘에서 UFO를 목격하고, 사진을 찍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으로 시작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결국은 이익을 위해 사실을 조작하는 언론, 역시 이해관계에 따라 UFO를
만들어 가는데 일조하는 사람들을 꼬집어 나가다 마지막에 재미난 반전을 그리고 있다.

나처럼 한국 SF문학의 현주소가 어떤지 궁금하거나, 미래의 발전상을 예측해보고
싶다면 재밌는 SF 단편집을 읽어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그리고 '맨 인 블랙'에 나오는
장면들이 현실이면 어떨까~하는 재미난 상상속에 한번쯤은 빠져보자. 혹은 옆에서
자고있는 아내가 혹시 '스피시즈'는 아닐까~ 하는... ^^

목격담, UFO는 어디서 오는가
국내도서>소설
저자 : 정보라,박성환,김현중,설인효,백상준
출판 : 사이언티카 2010.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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