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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전세로 갈까? 매매로 갈까?' 현재와 미래의 주택시장을 분석한다




굳이 부동산으로 투기하려는 분이 아닌 실수요자분들에게도 지금의 주택시장은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임에 틀림없다. 오래전부터 집을 사려고 준비해온
분들도 있겠지만 전세 살다가 치솟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이 참에 대출좀 끼고
집을 아예 사버려?" 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많을거다. 그런분들에게 이 책의
제목은 어쩜 그리 내마음을 잘 집어냈는가~ 싶을 정도다. 과연 전세값을 올려주고
이대로 전세로 살것인가, 아니면 부담스럽더라도 집을 사서 갈것인가?

나 역시 지방에 아파트를 분양받아 놓은게 있다. 2006년경이었는데 당시 무일푼
이던 신혼초기에 집값 상승이 은행 금리보다 나을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선수금만
들고 덜컥 집을 계약해버렸다. 믿는 구석이라곤 그 지역에 처음으로 들어서는 브랜드
아파트였고, 향후 그 지역 인근에 택지개발이 이루어진다는 정보 뿐.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난 실패했다. 분양가를 기준으로 4년이 지난 지금 10%정도 집값이 올라
있는데, 분양받으면서 냈던 취득세니 등록세니, 해년마다 재산세에 대출 이자까지
감당하려 등골이 휘었지만 그것보다도 적게 오른 집값때문이다. 아마 나와 같은
경험을 하고계신 분들도 많으시리라.. 집값이 오르면 집없는 서민들이 타격을 받고,
집값이 떨어지면 무리하게 빚내서 집을 장만한 중산층들의 타격을 받는다.
집값이 오르든, 내리든 부자들은 타격이 없다. 많이 오르면 팔면되고, 떨어지면
갖고 있으면 되는거니까...
자, 그럼 본격적으로 책 이야기로 들어가서 과연 집없이 전세로 돌아다니는게
나은지 아니면 지금이 기회다고 집을 사는게 나은지 살펴보자.





이 자료는 1997년부터 2009년까지 수도권의 주택 공급 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2002년까지 꾸준히 공급량을 늘려왔고 -김대중 정부 시절이다- 주택가격의 안정을
가져왔던 것이 2002년을 기점으로 거의 움직임이 없다가, 2008년부터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한다. 신규 주택 수요는 해마다 늘어나는데 주택공급이 늘지않고 있던 2003년부터
2007년까지의 시기가 바로 집값 상승으로 무던히도 욕을 먹던 노무현 정부 시절이다.
30만가구 수준으로 뚝 떨어진 2008년과 2009년은 지금 이명박정부 기간읻.
주택가격은 공급과 수요의 원칙이 가장 잘 지켜지는 분야다. 공급이 많아지면 집값은
떨어지고, 공급이 줄어들면 집값은 올라간다. 물론 다양한 변수가 있게 마련이지만
큰 틀에서 그렇게 움직인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명박 정부들어 공급은
줄었는데 왜 집값이 떨어지고 있을까? 저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집값이 올라야 맞다. 하지만 최근 국제 경기침체와 더 떨어질거라는 수요자들의
기대심리, 건설사들의 자금사정 악화로 인한 주택경기 침체로 인해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있는 거다" 그 대신 전세값이 폭등하고 있지 않은가! 결국 실수요자 입장에서
집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집을 사지 않는다는건 집을 살 구매능력이 있는
부자들은 좀더 지켜보고 있고, 실제 집이 필요한 서민들은 너무나 비싸게 형성되어
있는 집값을 감당할 여력이 안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래서 전세값만 올라가고
있다고..




그럼 향후에는 지금처럼 같은 움직임을 보일것인가.
위 표는 향후 2020년 수도권의 인구증가 추이를 예측한 표이다. 검은색으로 표시된
선은 추세인구로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2020년에 수도권에는 2천6백만명의 인구가
살게 될것이다. 파란선은 목표인구로 인구증가를 인위적으로 억제해 2천3백만명의
적정수준을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3백만명의 인구는 인위적
즉, 강제적으로 수도권에서 내몰겠다는 얘긴데, 위 표의 작성주체는 국토해양부다.
힘으로 쫒아낼수는 없을테고 여러가지 과세나, 제도등으로 압박해 경제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스스로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지방으로 나가게끔 유도하는 정책을 쓸것임을
예측해 볼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주택 공급의 감소, 수도권의 인구유입등은 필연적으로
장래 수도권의 주택이 부족해질것임을 예측할수 있고 집값도 오를것이라는 추측을
조심스레 할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공급과 수요 문제 말고도 환경문제, 선진국의
사례, 경제전망등을 총동원해 친절하게 설명하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결론을 꺼낸다.
그럼 이 책의 결론은 무엇인가?



"특히 역사적인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되고, 양도세 등
세금정책이 완화되며, 재개발 허가가 완화되고 경기부양을 위해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는 시기가 아주 적절한 매수 타이밍이라고 할 수 있다."




결론은 여력이 있다면 지금 집을 사라! 라는 결론을 내린다.
이런 책을 내는 저자도, 또 책을 소개하며 이렇게 해석하는 나도 상당히 조심스럽긴
마찬가지다. 어차피 미래를 내다볼수는 없는법, 최대한 분석하고, 공부하고, 예측하는
것만이 최선을 다하는 길일것이다. 나 역시 대출이자 감당하기 벅차긴 하지만, 그래서
지금이라도 집을 팔아버릴까 생각중이었지만, 투자가 아닌 실거주 목적으로 놔두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오랜 떠돌이 생활을 끝내고 다음달에 이사를 갈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면서 역시 이 책의 단점을 지적하지 않을수 없다.
이 책은 제목과는 다르게 부동산의 경기전망과 미래를 예측하는 책이지, 제목대로
세입자의 기준에서 '전세로 갈지, 매매로 갈지'를 주로 다루지는 않는다. 또한 대부분
서울과 수도권 기준으로 언급하고, 분석하고 있지 지방은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또한 마지막에 은근히 매수를 권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고는 있지만 자신있게, 강력하게
자신의 의중을 나타내지 않고 이리저리 말을 돌리고 있는게 답답하게 느껴진다. 물론
펀드매니저들이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주식이 오른다, 내린다 장담하기가 무척 어려운
것처럼 당장 집을 사라, 내지는 팔아라고 직설적으로 얘기 하기가 어려울 것임은
충분히 이해할수 있지만 말이다...

집문제로 고민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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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경제/경영 > 재테크/금융 > 부동산 > 부동산투자일반
지은이 박찬웅 (북메이드,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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