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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일본을 바라보는 또하나의 시선, '모리걸과 초식남의 세상, 도쿄'

 
 
일본에 대한 이야기를 쓰는 책은 많다. 그리고 또 많은 이들이 가깝고도 먼나라라는 인식때문에
일본이란 나라의 특성, 일본인의 민족성을 우리와 비교해 보는데 흥미를 갖기도 한다.
나 역시 그러한 편이라서 '국화와 칼'처럼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내용이 아닌 일반인들이나
연예인들이 일본생활속에 직접 체험한 얘기들을 즐겨 읽는 편이다. 아니 일부러 찾아 읽으면서
아~일본이란 나라가 이렇구나..일본인들은 이런사람들이구나~ 하며 혼자 고개를 끄덕이는 편이다.
이렇게 일반인들이 평범한 일상위주로 소개하는 일본에 대한 이미지는 크게 둘로 갈리는데
첫째는 일본이란 나라의 폐쇄성과 일본인들의 가식적인 면을 비판하는 시각이고,
둘째는 일본의 부강한 국력과 예의바른 민족성, 합리적인 문화를 본받자는 시각이 그것이다.
 
일본이란 나라를 바라보는 세계인의 시각과 일본의 민족성을 얘기할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책이 바로 '국화와 칼'이라는 책이다.
미국의 인류학자인 루스 베네딕트가 1943년 전쟁공보처 해외정보 책임자로 일하면서
일본과의 전쟁, 1945년 일본 패망을 지켜보며 1946년 발표한 책이다. 루스 베네딕트는 이전에도
문화의 상대성과 그 나라의 문화가 개인의 성격에 미치는 영향등을 심도있게 연구한바
있는데 이런 그의 평생의 역작이자 그를 가장 유명하게 만든 책이 '국화와 칼'인 것이다.
한 손에는 꽃을들고 평화를 말하며, 다른 손에는 칼을 들고 상대를 경계하는 일본인의
특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모리걸과 초식남의 세상, 도쿄'는 이런 인류학자나 역사학자가 쓴
체계적이고 학술적인 '일본 바라보기'가 아니라 저자 안민정이 일본어를 배워보자고
떠난 어학연수끝에 '혼자 살기 너무 좋은 도쿄'의 매력에 푹빠져 정착해버린 경우에서
나온 우호적인 시각의 '일본 바라보기'라는 점을 밝혀둔다. 서두에 얘기한 비판적인
시각과 우호적인 시각으로 분류하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비판적인 시각의 대표적인 책은 뭐가 있을까? 내 경우에는 대표적인 책이
'일본은 없다'를 들수 있겠다. 누구누구의~ '일본은 없다'라고 소개해야 마땅하겠지만
최근에 그 책이 표절임이 밝혀졌으므로 저자라고 소개할수 없는점을 이해해달라.
이 누구누구는 "자신은 표절한 사실이 없고, 원작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자기를
음해하려는 거라면서, 억울하다며 끝까지 법적투쟁을 할것이고 만약 표절이 사실이라면
국회의원직을 사직하겠다"고 밝혔던 여성 국회의원이고, 최종적으로 표절임이
밝혀졌으나 이에대한 사죄도, 국회의원직 사퇴도 없이 묵묵부답으로 아직까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나라당 의원이라는 점만 밝혀둔다. 다들 아시겠지만...
'일본은 없다'에서 일본, 일본인은 모든 문화가 집단주의, 가식적인 이중성을 내포한걸로
표현된다. 심지어 일본인들이 친절한것도, 현관문 앞에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해두는
것도, 지나가다 옷깃을 스쳐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것도 모두 부정적인 시선이다.
 
헌데 이 책을 쓴 JP뉴스의 기자를 하고있는 안민정씨는 담담하게 이런 '눈에 보이는'
문화들을 소개하고 나름대로 이의 이유도 나열하고 있다. 모든것들이 상대를 배려하고
자신이 예의바른 사람으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민족성에 기인한다는 것.
책의 제목으로 쓰인 모리걸과 초식남은 뭘까?
요새 여기저기서 많이 들려오는 단어이기도 하고, 일본문화에 즉각적이고 실시간으로
전파되는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수있게 된 사람들의 유형인데, 모리걸은 숲속에서
방금 뛰쳐나온것 같은 캐릭터의 자유분방하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여성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편한 옷과, 노메이크업으로 대표된다. 아무래도 남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고 사는데 지친 일본여성들이 자유분방하게 살아가는 바램이 담긴 캐릭터가
모리걸이 아닐까 싶다. 이와는 다른 의미지만 일본여성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있는 트렌드가
'건어물녀'란다.
 
인기만화 '호타루의 빛'에서 나온 말로 회사에서 일도 잘하고, 매력을 뽐내지만
집에만 돌아오면 츄리닝에 푹~퍼진 태도로 늘어지는 여자. 연애에는 관심이 없고,
감정이 메말라 건어물같이 되어버린 여자를 뜻한다. 이렇게 여자들이 건어물녀화
되고 있다면 일본 남자들은 반대로 '초식남'이 되어간다고 한다. 연애에 적극적이고
성적으로 개방적인 남자를 육식남으로, 이와 반대되게 여자를 존중하면서 남녀평등으
사고를 가지고, 연애나 섹스에는 관심이 없고 그 열정을 대신 자기를 꾸미고 취미,
일, 패션등에 사용하는 남자들이 '초식남'이다. 성공에 대한 야망도 적고, 단 음식을
좋아하며 자기하고 싶은 일에 매진하는 남자.
이런 모리걸과 건어물녀, 초식남의 세상이 도쿄라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적어도 본인이 살아본 바로는 그렇단다. 그리고 혼자살기 너무 좋은 매력있는 도시. 
 
 
 
사진속의 이미지가 모리걸 스타일이다.
 
소개된 여러 에피소드들을 통해 살펴본 일본인의 민족성이나 생각등이 어찌보면 놀랍도록
우리와 비슷한 경향이 있는 반면(어쩌면 당연하지..싶다.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할뿐아니라
수천년 세월동안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나라이니..) 우리와는 전혀다른 이질적인 생각이나
문화도 볼수 있다.
재밌는 에피소드를 소개하자면~
아시는지 모르지만 혈액형별 성격을 예상하고, 테스트 하는 기법이 처음 시작된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서양에서는 혈액형별로 사람을 분류하지 않고 별자리 점성술같은 것이
유행인데 처음 일본에서 시작된 혈액형별 구분은 거의 '진리'로 굳어져있다는 것.
처음 미팅가서 사람을 소개받을때 물어보는 대표적인 질문이 혈액형이고, 혈액형에 따라서
미리 그사람에 대해 지레짐작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혈액형을 많이 따지지만 그저
재미로 보는 경향이 많고, 또 AB형이나 B형 남자라고 해도 결정적인 하자로 치지는 않지만
일본에서는 심지어 회사 면접볼때도 혈액형을 물어본다고 하니 얼마나 절대적인 믿음을
지고 있는지 짐작할수 있다. 그럼 일본인들이 생각하는 혈액형별 성격은 어떠할까?
우리나라와 비슷하면서도 살짝 다른점이 보인다.
A형은 꼼꼼하다, 신경질적이다, 지는것을 싫어한다.
B형은 개성이 있다, 의외로 사람이 좋다.
O형은 참견이 심하다, 남을 보살피는 것을 좋아한다.
AB형은 변덕이 심하다, 양면성이 있지만 합리적이다.
라고 한다. 재밌는건 나쁜 이미지만 있는 혈액형이 없다는거다. 일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혈액형은 O형이라고~
 
아래 소개한 사진은 쇼핑센터, 백화점에서 '세일 타임'을 알리는 점원들의 모습이다.
백화점 세일기간에 서로 좋은 상품을 득템하려고 마구 달려드는 아줌마의 모습이 익숙하듯이
일본에서도 일년에 두차례 백화점이나 쇼핑센터에서 정기적으로 파격적인 가격에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때는 남녀노소 누구나 치열한 달리기가 시작된다고 한다. 특이한건
원형뿔나발을 통해 세일을 알리는 모습. 실내에서 확성기 사용이 금지되어 있어 그렇다고..
소리가 크고 몸짓이 요란할수록 세일폭이 크다는 팁도 살짝 알려준다. 우측하단에 줄서는
사진은 일본인의 줄서기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맛있는 식당, 개업하는 유명명소, 아이폰같은
IT제품등 뭐든지 갖고싶고, 먹고싶은게 있으면 이들은 줄은 선다고... 그래서 일본에서 뭐
맛있는걸 먹고싶은데 뭘먹어야 할지 모른다면 줄을 길게 선곳에 서라는 조언도 해준다.
재밌는 일화로는 어떤 일본인이 거리를 지나가다 줄을 길~게 선곳이 있길래 무의식중에
줄을 서면서 앞사람에게 물어봤단다. "여기 뭐하는 줄이에요?" 그러자 돌아선 앞사람의 대답.
"저도 잘 몰라요. 사람들이 다들 서길래 저도 일단 섰어요~".. 일본인의 줄서기 문화와
집단의식을 보여주는 사례다.
 
여러나라 사람들이 탄 배가 침몰하게 됐는데 배에서 뛰어내려야 살수 있는 상황이 됐다.
그러자 선원들이 각 나라 승객들에게 이렇게 말했단다.
미국인에게는 "지금 뛰어들어야 당신은 영웅이 됩니다~"고 말하자 즉각 뛰어들었고,
영국인에게는 "뛰어들면 당신은 신사입니다",
독일인에게는 "뛰어드는 것이 이 배의 규칙입니다", 이탈리아인에게는 "뛰어들면 여자들에게
인기가 많아집니다", 프랑스인에게는 "뛰어들지 마십시요" 하자 다들 뛰어내렸다.
마지막으로 일본인에게는 "다들 뛰어들고 있습니다~"라고 하자 모든 일본인들이 자기들도
따라 뛰어들었다고.. <세계의 일본인 조크집>이라는 책에 나온 내용이다.
 
 
 
 
 
한류스타들이 일본 여성들의 사랑을 듬뿍받고 있다. 그 이유가 일본 남자들에게는 없는
다정함과 팬들을 위하는 마음이라고 한다. 배용준, 권상우, 이병헌등 한류스타들은 팬 한명한명을
소중히 생각하고 아무리 바빠도 인사 하는걸 잊지않으며, 다정한 성격이라는 점이 일본 여성팬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최근 일본여성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연봉 1억원을 받는대신 집안일에
손하나 까딱 안하는 남자와 연봉 3천만원을 받지만 집안일을 잘 도와주는 남자'중 결혼상대로
누구를 택할거냐는 질문에 연봉 3천만원 남자를 선택하겠다는 여성이 65.4%를 차지했다고 한다.
돈보다도 가정적이고 자상한 남자가 일본여성들의 이상형인 셈이다.
아래 통계에서도 1위 성격, 2위 애정, 3위 외모, 4위 수입, 5위가 직업이다.
외모가 상위권에 들지않는건 이해할수도 있지만 수입이 4위라는건 선뜻 이해하기 힘든 결과다.
 
 
 
 
 
최근엔 일본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주말을 이용해서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 월요일 새벽에
돌아오는 코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고, 이번 황금 설연휴기간동안에도 일본으로 가는 항공편이
매진될 정도로 일본은 인기있는 관광지다. 뿐만아니라 쇼핑이나 어학연수로도 일본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가깝고도 먼나라~ 일본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