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의 천안함 관련 군 대응실태 감사결과를 놓고 군내부를 포함해 보수언론들은 '충격'이라는
표현을 쓰고있다. 그런데 뭐가 충격적일까? 처음부터 군이 발표한 천안함 조사결과를 믿는사람이
얼마나 됐는지 그들에게 묻고싶다.
▶ 침몰원인, 알수없다며?
3월26일 9시22분경에 어뢰에 피격당한 천안함의 최초보고는 포술장과 2함대사령부와의 휴대폰
통화였다. 그리고 다시 2함대사령부는 천안함으로부터 '침몰원인이 어뢰피격으로 판단된다'는 보고
를 받았다고 한다. 분명 최초 천안함이 침몰하면서 현장에서는 폭발음을 들었고, 어뢰피격으로
판단된다는 현장의견을 보고했음에도 결국 합참을 거친후 국방부에서는 사고발생 시각을 9시45분
폭발음은 없었고, 침몰원인은 미상이라는 발표를 한것이다.
이는 처음부터 북한의 반잠수정을 통한 어뢰공격임을 군이 인지하고 있었으면서도 경계근무 소홀과
초동대처 부실, 사건초기의 보고지연등 군 내부의 우왕좌왕한 행태등이 밝혀질까 두려워 원인
미상의 침몰이라고 밝힌것이다. 이리되자 웹상에선 침몰원인을 두고 내부화약의 폭발이니, 어뢰나
기뢰에 의한 외부공격이니, 암초에 걸려 좌초됐니, 선체의 노후화니, 말들이 많았던거 아닌가.
▶ 속초함이 사격한건 새떼라며?
속초함이 미확인 해상물체를 향해 6분동안 격파사격을 한후 상부에 북한의 신형 반잠수정
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한 내용이 밝혀졌다. 그런데 2함대사령부에서는 속초함에 '새떼'로
보고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현장에서 직접 대응한 지휘관의 보고를 제멋대로 바꿔버린
것이다. 이는 최초 상황보고를 중간부대에서 추정 가감하는 것을 금지한 지침을 위반한 것이다.
특히 속초함장은 감사원 감사에서도 "해상 표적물이 (새떼처럼) 흩어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개판인 군대도 있나. 이런 군을 믿고 우리가 오늘도 생업에
종사해야 하는가?
(반잠수정과 세떼.속초함은 반잠수정이라고 보고했고 2함대사령부는 세떼라고 하라고 지시했다.
평화롭게 날고있는 저새들도 밤이되면 물속으로 잠수할지 모르겠다.)
▶ TOD영상 더이상은 없다며?
영상을 공개했다가 편집의혹을 받던 군이 더이상은 정말 없다며 마지막에 공개한 TOD영상은 9시
33분 이후 영상이었다. 그런데 이번 감사결과 모두가 예측했던대로 역시나 그전 영상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9시 23분이후부터 촬영된 영상이 있었다고 한다.
사고초기 침몰시각을 9시45분이라고 했다가 9시30분으로, 다시 9시20분으로 계속해서 여론과
네티즌들의 의혹제기에 물러서며 정정발표한것만 봐도 얼마나 군이 사실확인보다 여론과 네티즌,
야당의 눈치만 보며 둘러대기에 급급했는지를 알수 있는 일이다.
사고발생시각부터, 피격원인, 속초함의 사격이유, 현장의 최초보고 모조리 조작하고, 속이고, 꾸미고
도대체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이 아닌게 무엇일까?
▶ 이명박대통령, 군이 초동대처를 잘했다며?
사고초기 군의 대응이 신속하고 체계적이었다며 이명박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칭찬하고 나섰다.
참, 잘하셨다.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앞으로도 주~욱 잘하시길 바란다.
▶ 선거전엔 전쟁불사! 선거후엔?
3월26일 사고발생후 6월2일 지방선거까지 두달넘게 온나라의 신문,방송 매체들이 천안함에 매달려
왔다. 사고초기 천안함의 선미와 선수를 못찾고 헤매던 군은 지방선거를 십여일 앞두고 모래밭에서
바늘을 찾아내듯 어뢰추진체를 발견해냈고, 북한의 소행이라는 '그 누구도 부인못할 명백한 증거'
1번이라는 글자를 찾아낸 것이다. 대단한 발견이었다. 우리는 선거때까지 귀에 못이 막히고,
눈에 헛것이 보일때까지 보수신문들과 방송들에서 말해대는 천안함의 진실에 세뇌되어 왔다.
북한의 반잠수정이 한미연합 대잠훈련을 펼치고 있는 서해상에 귀신같이 나타나 레이더와 초음파에
전혀 감지되지 않는 스텔스기능으로 무장하고 우리의 천안함을 침몰시킨후 북으로 도주했다는..
정부여당은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을 고립시키고 정신차리게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온세계 모든나라들이 우리와 뜻을 같이하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도 협력할거라는..
북한이 인정하지 않고 도발할 경우 전쟁도 불사해야한다고 말하며 긴장을 고조시켰지.
그런데 선거가 끝나자마자 돌아가는 정세는 180도 달라지네?
다 설득했다던 중국은 여전히 한국정부의 조사발표를 믿을수 없다고 하고, 전문가를 파견까지
했던 러시아는 증거자료가 불충분하고 북한의 소행이라고 확신할수 없다고 하며, 앞장서서 북한을
규탄할것 같던 미국은 다른 국제적 문제에 가려 미적거리고, 유엔안보리 결의를 자신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가장 약하다는 의장결의안도 불투명 하단다. 이 모든게 선거 끝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이루어지고 있다. 애초부터 거짓말로 시작한 이놈의 천안함 조사는 끝까지 거짓말로 일관한
것이다. 오로지 지방선거에서 북풍을 일으켜 보수층과 노년층을 공략해 불안심리를 자극해서
선거에서 승리할 목표밖엔 없었던거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자 제자리를 찾아가는 거고...
만일 선거전에 감사원 감사결과가 발표되고 지금 일어나는 일처럼 군수뇌부가 줄줄이 옷을벗고,
그간 해왔던 거짓말과 조작에 대해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다면?
만일 선거전에 유엔안보리 결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없었고 중국, 러시아가 증거를 인정하지
않고있고 국제적으로도 전혀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이 아니었다는걸 언론에서 사실대로 알려줬다면?
서울과 경기에서 판세가 어떻게 바꼈을까. 그래도 한나라당과 이명박정부를 지지하는 이들이
앞으로도 여전히 그들을 지지할까?
아마도 그럴것이다.
그래서 이놈의 정치판이 참 아이러니하다.
설령 그런다할지라도 진실은 밝혀져야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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