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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미스터 버터플라이, 조지 클루니가 생각난다


조지 클루니, 브루스 알트만 주연, 안톤 코르빈 감독의 영화 아메리칸을 아는가?

 

 


 


전미 박스오피스 1위 영화라는데 왜 생각나지 않을까?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영화광들이 있을것이다. 그렇다... 이 영화는 아직 미개봉작이다.

2010년 12월 30일 개봉 예정작. 전미 박스오피스 1위라는 흥행의 절대조건을 갖추고,

부드러우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최고의 매력남 조지 클루니 주연이라는 점만으로도

뭇여성 영화팬들을, 최고의 암살요원들간의 불꽃튀는 액션신만으로 뭇남성 영화팬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일 흥행 보증수표를 받은 영화다.

오늘 소개하는 책 [미스터 버터플라이]가 바로 영화 아메리칸의 원작소설이다.

이런 책을 '스크린 셀러(Screenseller)'라고 한단다. 영화를 뜻하는 screen과 베스트셀러의

합성어. 이 책은 전형적인 스크린셀러다. 참고로 영화 '아메리칸'은 한국 개봉때 붙여지는

제목이고 원제는 'A Very Private Gentleman'이다.

 


 


 


연하장이나 초대장에서 흔히 볼수있을 법한 두꺼운 한지 질감을 주는 표지가 특이하다.

 

영화 '아메리칸'에서는 주인공이자 청부 살인업자 잭이 주인공으로 나오지만 원작 소설에서는

청부살인에 사용되는 '맞춤형 무기 제조업자' 가 주인공 '나'의 직업이다. 그리고 킬러들과

상대하는 직업의 특성상 항상 적이든, 친구든간에 목숨을 담보하고 일을 하다보니 신분을

속이고 위장하기 위해 '나'는 이름이 없다. 아니 여러개다. 그러던이탈리아 한적한 시골에서

나비를 그리는 전문화가로 잠시동안 숨어살고 있기에 나를 '미스터 버터플라이'라고 사람들은

부른다. 나이가 들어, 감각이 둔해져 은퇴하기로 결심한 무기 제조업자. 마지막 주문을 받고

이탈리아 시골마을에 화가로 위장하고 숨어서 고객을 위한 특별한 총을 만드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을 읽고난 독자들의 평이 극과 극을 달리겠다...는 생각이다.

재미있다, 재미없다, 작품성이 있다, 없다, 추천할만 하다, 아니다...애매하다.

일단 영화평부터 보자.

 


 

 

 


이 글을 쓰고있는 12월 4일 현재 네이버 영화에 나와있는 네티즌들의 평가다.

추천하는 쪽은 조지 클루니라는 이름값을 한다, 재미는 없지만 잘 만든 영화다, 액션신이

볼만하다는 평이고, 비추하는 쪽은 지루하다, 어렵다, 잠온다...등이다. 그럼 나는?

얼추 비슷하다..  잠오고, 지루하고, 어렵다. 실제로 주간에 근무하고 주로 퇴근후 저녁시간에

독서를 하는 나는 이 책을 장장 4일동안 읽었는데, 그 중 3일을 읽다가 잠들었다..  ㅡㅡ;;;

그만큼 지루하기도 하다. 또한 어렵다. 이렇게 느끼는건 익숙치 않은 소설의 서술 특성때문

인데 보통 1인칭 화법을 쓰면 그만큼 소설속 주인공에 감정이입이 잘되고, 긴장감을 유지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미스터 버터플라이'의 작가 마틴 부스는 1인칭 화법을 쓰면서도

시종일관 독자들과 거리를 유지한다. '거리를 유지한다' 가 무슨뜻이냐고?

 

소설속 주인공인 '내가' 독자들에게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거다. 한참 자기에 대해 두루뭉실

설명하다가 "그렇다고 내가 이런사람이라고 섣불리 추측하지 마라. 당신은 내가 정직하게

말했을 거라 생각하는가? 내 직업의 특성상 난 당신에게 나에 대해 자세하게 사실대로 말해줄수

없다" 이렇게 나온다. 소설속에서 등장 인물들이 자기들끼리 싸우고, 사랑하고, 스토리를 풀어

나가는게 아니라 소설속 내가 소설밖의 나에게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이다.

그것도 많은걸 알려고 하지 마란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그러면서도 독특하다.

 



 

 


책은 그리 큰 사이즈는 아니다. 그런데 333페이지가 전부 위 사진처럼 깨알같은 활자로 가득

차있다. 사진이나, 그림 한 컷 없이 온통 글자들로만 가득차있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상당히

장편소설로 다가온다. 그런데 손에 땀을 쥐게하는 재밌는 소설들은 숨돌릴 틈도없이 빠른

전개에 위기, 해결, 또 위기, 해결이 반복되며 절정을 향해 치닫는 구조를 볼수 있다.

이 소설은...아니다. 보통 <발단 - 전개 - 위기 - 절정 - 결말> 이라는 전형적인 소설의 구도를

기준으로 봤을때 발단과 전개가 너무 길다. 어느정도 위기도 고조되고 해야 흥미로워 질텐데

100 여 페이지를 넘기는동안 변변한 위기가 없이 산만한 이야기만 잔뜩 꺼내놓는다. 비록 뒤에

가면 다 연결되어지긴 하지만 읽는 당시에는 쓸데없는 잔소리에 불과하다.

 

그런데 묘하게 책을 중간에 덮을수가 없었다. 그래서 오기반 기대반으로 끝까지 읽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나 아빠소 그렇게 한가하지가 않다. 지금도 내 책상에는 시한이

정해져 있는 '읽어야 할' 책이 열두권이 쌓여있다. '지루하고, 졸리고, 재미없고, 어려운 책'을

붙들고 4일동안이나 씨름할 여력이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책은 4일 걸려 완독했다. 그리고

결론은 '읽어볼만 하다'라는거다...

 

별다른 위기없이 지루하게 끌어오던 소설은 거의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사건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재빠르게 절정을 거쳐 결말에 이른다. 그러면서 비로소 '소설의 재미'를 준다.

그야말로 짧고 굵게.. 그리고 소소한 반전까지. 이 재미를 느낄려고 참아왔구나.. 잘했다 싶다.

아마도 내가 끝까지 이 소설을 손에서 놓지않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전미 박스오피스 1위'

영화의 원작소설 이라는 점이였을게다. 분명히 뭔가가 있다라는 기대감이 크지 않았을까?

그러고보니 책을 읽을땐 몰랐는데 소설속 주인공에 조지 클루니가 생각난다. 역시 영화 포스터를
먼저 봤기 때문일까?

독특한 장르의 소설 매니아에겐 꽤 흥미로운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미스터 버터플라이
국내도서>소설
저자 : 마틴 부스 / 만홍역
출판 : 스크린셀러 201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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