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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여자들에게 아름다움이란 목숨보다 소중할까? '페이스 쇼퍼'


 





우연의 일치인지 일부러 고른것도 아닌데 요근래 읽는 책에서 '정수현'이란 이름을 자주본다.

소설 한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는 19세, 29세, 39세 세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19 29 39]의

공동 작가중 한명으로, 또 탤런트 조안이 쓴 단편집 [단 한마디]의 추천사에서, 그리고 오늘

장편소설 [페이스 쇼퍼]에서 다시 그 이름을 만났다.

성형천국이라는 대한민국의 강남에서 '반경 50m 이내에 성형외과만 십여군데'에 이른다는

성형외과 여의사인 주인공의 일과 사랑을 소재로 만든 소설이다.

 

쇼핑을 하듯 얼굴을 사고 파는 실태, 수술을 받는 여성들이 '페이스 쇼퍼'라면 수술을 하는

의사들은 '페이스 셀러'가 되는 거겠지... 이 소설에는 이러한 세태를 풍자하면서도 또

그렇게 할수밖에 없는 사연들, 또 성형수술도 중독이라고 습관적으로 수술을 해대는

중독자들의 모습들을 그려내고 있다. 배역이 바뀔때마다 성형수술을 통해 그 배역에 걸맞는

분위기를 연출해 내는 배우이야기는 마냥 소설속의 허구로 느껴지지 않는다.

알게모르게 티비속에 나오는 배우들이 도저히 그 나이대라고 보이지 않는 미모와, 피부탄력과

몸매를 유지하는걸 보고 놀랐던 적이 한두번이었는가. 물론 끊임없는 운동과 자기관리끝에

갖게 되는 훈장이겠지만 그 '자기관리'안에는 우리가 모르는 다양한 형태의 시술의 힘도

포함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보게 된다. 인기있는 연예인들의 모습이 얼핏 비슷비슷한것도

같고 소속사가 같은 여자 연기자들의 얼굴이 해가 갈수록 닮아간다는 우스개소리도

들려오지않는가..

 

특히 이 소설에서 소개되는 다양한 형태의 성형수술은 그 종류도 놀랍지만 내가 전혀

알지못했던 재료와 시술 방법들도 상세히 소개되고 있어 놀랍기만 하다.

한때 남자들 사이에 선풍적인 유행을 탔던 '초콜릿복근 만들기'도 단순히 운동뿐만 아니라

간단한 시술로도 가능하다는 점, 속눈썹 바로 밑에 도톰하게 배치된 애교살 - 순하고

귀여우면서 생기있는 인상을 주는 - 도 주사 한방이면 가능하고, 메스를 대지않고 주사제를

통해 필러나 보톡스등을 주입하는 '쁘띠성형'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웠던건 자신의 피를

뽑아 원심분리기를 통해 혈소판만을 분리해 국소적으로 필요부위에 주입하는 '피주사'라는

존재는 깜짝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카운테스'라는 영화에서 주인공 엘리자베스 바토리는 자신의 아름다움과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젊고 아름다운 여성들을 죽여 그 피로 목욕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효과로 오랫동안

우윳빛 피부와 탄력을 유지했다고...소설속, 그리고 영화속 내용이지만 전혀 터무니없는

말도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자신의 피를 피부 트러블이 있는 부위에 주사했을때 피부진정

효과와 튼살치료, 여드름치료등에 효과가 있다고 하고 또 성형외과에서 많이 시술되고 있단다.

 

특히 우리나라는 성형수술 기술력이 발달해서 중국, 일본, 동남아등지에서 매년 성형외과

의사들이 수술법등을 배우려 우리나라에 연수오고, 실제 성형수술 과정을 지켜보며 기술을

배워간다는 신문기사를 본 적이 있다.

나야 지금까지 성형수술이란게 극히 일부 연예인들이나 외모에 자신없는 그러면서도

용기와, 돈과, 소신이 있는 일부가 한다는 생각이었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가 보다.

'보통사람'들이 하는 성형수술은 기껏해야 쌍커풀 수술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러다보니 요새 한류열풍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국 걸그룹들이 현지에서 성형의혹을

받고있고, 한국여자들은 모두 성형수술을 받는다는 혐한류들의 말도 일리있다며 퍼져간다고

하니 부끄러운 현실이 아닐수 없다.

하지만 모든 수술이 그렇듯이 성형수술도 자칫 잘못하면 감염에 의한 패혈증등으로 목숨을

잃을수도 있다는점을 꼭 알아야 할것이다. 소설속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소개된다.

지방흡입 시술중에 사망한 환자의 사례, 수술전 마취했다가 깨어나지 못하고 사망한 사례들.

 

여자들에게 있어 아름다움이란 자기 목숨과도 바꿀수 있을만큼 소중한 것일까?

일면 이해할수 없는 일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그만큼 절박한 사연이 있는것이겠지?

성형천국 대한민국에게 성형수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계기를 던져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소재의' 소설이다.


페이스 쇼퍼
국내도서>소설
저자 : 정수현
출판 : 자음과모음(구.이룸) 2010.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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