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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나이 마흔에 마운드에 서다...포기하지 않는 꿈


이 책은 마흔의 나이에 하고싶은 꿈을 포기하지 않고 사회인 야구단에 가입해서 야구를

즐기고있는 정범준씨의 '사회인 야구 도전기'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다른 생각없이 바로 집어들수 있었다.

왜냐~ 나 자신이 야구를 '미치도록' 좋아하는 야구광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선수 출신도, 야구를 해본적도 없지만 이론으로 따지자면 하일성, 허구연 뺨이라도

치고 올 수준이니 딱 책의 저자 정범준과 비슷한 입장이라 하겠다.

 

 


 

올 한해동안만 해도 김은식이 쓴 '해태 타이거즈와 김대중', 마해영이 쓴 '야구본색' 두 권의

야구관련 책을 읽었고, 각종 야구관련 팬카페에 가입해서 활동하며, 다음 야구게시판에

살다시피 했었으니까~ 작가 정범준이 1970년생으로 '자이언츠 키드' 라면 나는 비슷한

연배의 '타이거즈 키드' 였던 셈이다. 작가가 야구팀이 있는 부산의 중,고교를 다니면서

야구를 접했듯 나역시 야구팀이 있는 중,고교를 다니면서 야구를 접해왔다.

호남지역 최고의 명문 고교야구 팀을 보유한 광주일고, 광주 제일고등학교가 내 모교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프로야구의 기라성 같은 스타들을 배출한 학교. 그들과 나는

각각 선후배 관계로 연결돼 있다. 물론 그들은 나를 전혀 모르겠지만...

선동렬, 이종범, 박재홍, 김기태, 강정호, 최희섭, 서재응, 김병현, 김상훈 등등...

많이 알려진 야구 일화중 하나인 세계 야구선수권 대회에서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와

한대화의 결승 스리런홈런도 직접 라디오 중계로 들었던 기억이 난다.

 

야구를 좋아하는 많은 야구광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직접 야구를 해보고도 싶었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운동에 소질이 없기도 했거니와 어린시절 동네에서, 또는 학교에서

흉내내던 야구시합에서는 맘과 달리 휘두르는 방망이마다 허공을 가르기 일쑤였으며,

내가 던지는 공은 유격수 자리에서 1루에 도달하기도 버거웠다. 일찌감치 야구를 직접

하는건 포기할수 밖에~ 성인이 된 후에도 가끔 운동장에서 공던져 주고받기, 일명

캐치볼이라도 할라치면 다른이들보다 유난히 어깨가 약함을 절실히 느끼기도 했었고...

그래서 야구는 나에게 있어, 직접 하는 운동이나 스포츠가 아니라 보고 즐기는 오락과도

같은 대상이었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선 아직도 '나도 사회인 야구팀에 가입해서

좋아하는 야구를 즐기면서 살아봤으면~' 하는 생각이 아예 없는건 아니었는데, 막상 내가

있는 지방에선 사회인 야구팀을 찾기도 어려웠고, 또 실제 가입해서 활동할 용기도 부족했다.

 

그런데 저자 정범준은 역시 나와는 다른 사람이었다.

서른아홉의 나이에 '더이상 미뤘다가는 평생 못할것 같아서' 쇼핑몰에서 싸구려 글러브를

주문하고, 대뜸 사회인 야구단에 가입한다. 'K 드래곤즈'

실제로 이 책은 마흔의 나이에 사회인 야구에 도전하는 정범준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각자 사연이 있고, 다양한 일을 하던 일반인들이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비며

하고싶은, 좋아하는 야구를 맘껏 펼치는 사회인 야구단 전체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알게 모르게 우리 주위에는 수천개의 팀과, 수만명의 야구선수들이 주말과 일요일에

양복을 벗어던지고 땀을 흘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고있으면 나 역시 그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비며 경기를 뛰고, 경기가 끝나면

모여 술한잔 하고, 또 다음날 회사로 출근하는 그런 생활을 하고있는듯 느껴진다.

역시 내 마음 한켠에선 야구를 향한 그리움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나보다..

 

하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다. 책을 통해 예전의 아련한 야구 선수들이나 기록들을

되짚어 보기를 바랬던 기대, 그리고 마흔의 나이에 꿈을 포기하지 않고 마운드에 서서

꿈을 이뤄나가는 과정들을 기대했건만 책의 대부분은 작가 정범준이 사회인 야구단에

가입해서 활동한 기록들을 날짜별로 기록지에 기록하듯이 서술돼있다.

감동이 약했다고나 할까?

 

야구가 됐든, 다른 스포츠가 됐든, 아니면 공부가 됐든 간에 내가 하고싶었던 일을

비록 나이가 들었다 하더라도 잊지말고 해볼수 있는 용기가 필요함을 절실히 느낀다.

주위에도 보면 승진이나 평가와 전혀 상관없는 분들이 영어공부를 하고 일어공부를

하는것을 볼수있다. 아니면 취미로 요리학원에 다녀 조리사 자격증을 따고, 서예를

배우는 분들도 있고. 이런 분들이야말로 진정 멋을알고, 인생을 즐기는 분들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렇게 사는게 진짜 행복아닐까?

잊고 있었던 우리 꿈을 생각해보자.

나는 무엇을 하고싶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이 하고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