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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순천 낙안읍성 나들이~


한달전쯤 어느 화창한 가을 주말, 가족들과 찾았던 순천 낙안읍성에 대한 포스팅을 미루고 미루다
오늘에서야 키보드를 두드린다. 이런 글을 쓸때는 "펜을 잡는다~", "글을 쓴다~" 뭐 이래야 겠지만
사실 블로그야 마우스를 잡거나 키보드를 두드리는게 포스팅하는 방법이니...풋~ 웃기는 표현이다.
내가 사는 여수에서 순천 낙안읍성까지는 약 50여분? 소요되는 거리다.
낙안읍성은 국내에 몇 안되는 민속마을이 잘 보존된 곳이라고 한다.
실제로 성 내에 초가집들로 이루어진 마을에는 지금도 사람들이 살고있다.
생활에 불편한게 좀 많겠냐만은 그만큼 지자체에서 보조금을 주며 주거를 유도하고 있다하니
빈집만 세트로 만들어 보여주는거하고 실제 사람이 살고있는 민속마을을 관광객에게 보여주는
거하고는 큰 차이가 있을법하다. 근데 사실 사람이 주거한다고 해서 옛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하며
사는건 아니다. 성안 초가집들 사이에 승용차가 주차돼있고, 집집마다 에어콘에 보일러가 돌아가니
뭐, 이런걸 민속마을이라 할수 있을런지 ㅡㅡ;;
하지만 전통공예 체험이나 염색체험등 프로그램이 잘 짜여져있어 아무때나 가도 번잡스럽지 않은
환경에서 전통체험을 경험할수 있어 무척 좋았다. 전통공예 체험한 이야기는 추후 2탄으로 포스팅할
예정이고 오늘은 전반적인 낙안읍성 여행기가 되겠다~




이 날이 언제였을까? 아마도 10월초순 화창한 주말이었던 같다.
누가 가을 아니랄까봐 이 날의 하늘은 푸르고 화창하고, 구름은 갖은 모양을 만들어내며 오랫만에
아빠와 함께
하는 나들이의 기대감을 한껏 높이기에 충분했다. 차를 타고 낙안읍성을 향하면서도
아이들은 뒷자리에서
하늘의 구름을 보며 "엄마, 저 구름은 모자같아요~","아빠 저 구름좀 보세요.
꼭 달팽이같아요~"를 외치며
신나했다. 낙안읍성 매표를 하고 성안을 둘러본후 전통공예를 체험한
다음 성안에 있는 식당을 찾았다.





식당 자체도 초가지붕~ 마치 예전 주막에 온듯.
서빙보시는 분도, 주방에서 일하시는 분도 모두 할머니들이다. 그런데 서비스는 엉망이더라...
허리 구부러진 할머니들이 쟁반에 무거운 음식들을 들고 다니면서 "에구구구~" 하신다.
그덕에 편하게 자리에 앉아 기다리는게 아니라 주방입구에서 "어이~ 거기 애엄마!"하고 부르면
쪼르르 달려가서 음식을 받아와야 했다. ㅡㅡ; 반셀프 식당이라고 해야할라나..
심정적으로는 이해는 하지만 민속식당이라는 간판을 걸고 저렴하지도 않은 음식값을 받으면서
음식도 만족스럽지 않고 서비스도 엉망이라 점심 초이스는 실패였다.
전에 왔을땐 이집 건너편 민속식당에 갔었는데 그곳은 이러지 않았는데...
"순간의 선택이 즐거운 점심을 좌우한다"




메뉴를 시켜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한쪽에서 "쓰~~~윽"하는 날카로운 금속음이 울려퍼진다.
그 왜 학교다닐때 칠판을 손톱으로 긁는 참을수 없는 소리~ 뭔가 하고 봤더니




이 곳에서 나는 소리다.
대장간...실로 오랫만에 들어본 소리다. 아니 솔직히 나 어릴때도 대장간은 보지를 못했다.
사진상으로는 안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체험은 관람객의 안전을 위하여 운영자의 감독아래 일부
과정에 한하여만
가능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대장간 체험도 하나보구나...




저 분은 관람객은 아닌것같고 그라인더에 칼을 갈고 계셨다. 쇳물을 녹여 풀무질을 하고 망치로
때려서 칼을
만드는가~ 싶었는데 그건 아닌것 같고 만들어진 칼을 그라인더로 날만 세우는 작업인듯..
식사를 마치고 여기저기 낙안읍성내 민속마을을 돌아다니며 문이 열린 집들은 다 들어가봤다.
한마리 말이 메어져 있어 구경하는 작은딸 꿀꿀이.
원래 유모차를 타지 않는데 차안에서 잠이 덜깨 내린탓에 칭얼거리고 울고 할까봐 미리 매표소에서
유모차를 대여했더랬다. 잘 한 선택. ^^;  잠이 덜깨 처음 얼마동안 업어달라고 칭얼댔는데
다행히 유모차에 태워 밀고다녔더니 차츰 정신이 드는 모양이다. 늙은 말이었는데 꿀꿀이 보기에는
꽤나 무서워 보였을듯~




다음은 도자기 파는곳~ 도예공방집도 있었지만 미리 예약을 해두지 않아 패스하고 파는 곳에 들어가
구경만 했다.




재밌는 자기들이 많아 구경하는데 시간가는줄 모르고~
가게를 나와 지나가는데 작은 동물들이 있는 미니농장이 있어 문을열고 들어가봤다.
역시 초가집 옆에 텃밭같은곳에 닭이랑 오리, 거위, 토끼들이 있는 농장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들어가보고 싶다는데
문이 닫혀져 있다. 그냥 남의 농장에 불쑥 들어가기가 뭐해서 초가집에 들어가
"계세요?"를 목청껏 외치고
나온 할머니에게 농장에 들어가도 되냐고 물어보니 그냥 문열고 들어가서
보라는 말씀만 남기시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신다. ^^;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예전엔 개 대신 집을
지키기도 했다는 거위가 부리 위 혹을 앞세우고
날개를 퍼덕거리며 꿕꿕 거리고 달려든다. 애들은
혼비백산.. 나도 무섭더라.. 저게 미국에 가면 크리스마스날
접시위로 올라갈 녀석들이 한국이라고
설쳐대나 ㅡㅡ^





오리, 거위, 닭, 토끼들이 서로서로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한동안 꿀꿀이가 쪼그리고 앉아 뭔가를 보고있기에 그쪽으로 가봤더니~
땅에 구멍이 나있다...
그리고 그 속엔~




토끼 한마리가 "넌 누구냐.."하는 표정으로 숨어있다. 풋~ 땅굴 파기 선수였구만...
포스트가 너무 길어져 여기에서 1부는 끝~
2부에선 목공예, 염색체험 위주의 이야기거리로 이번 낙안읍성 나들이편을 마감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