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출간됐을때부터 내가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다.
무슨 책이냐~ 벌써 제목에서부터 이 책이 무슨 책인가가 느껴지지 않는가?
[서른만 실종된 최순자] 인문서적도, 에세이도, 자기계발서도 아닌 소설. 여자나이 서른이 주는 의미,
두려움, 피하고 싶은 나이...서른살. 난 비록 남자지만...내가 서른이 되던해를 돌이켜보면 그리 우울
하거나 두렵거나 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남자들 역시 마흔이 다가오면 여자들에게 서른이
주는 고통처럼 고통스럽지 않을까?
작가는 여자에게 있어 서른이 주는 공포를 이렇게 표현한다.
여자에게 가장 큰 공포는
사내 맛을 못 본 처녀귀신도 아니요,
임신 테스트기의 방백 '한 줄이냐 두 줄이냐'의 답을 구하는 순간도 아니요,
사랑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며 혈서까지 써대던 진드기 같은 놈의 변심까지의
유통기한이 불과 3년이었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대면하게 된 순간도 아니요,
바로 '서른이 된다는 것'이다.
사내 맛을 못 본 처녀귀신도 아니요,
임신 테스트기의 방백 '한 줄이냐 두 줄이냐'의 답을 구하는 순간도 아니요,
사랑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며 혈서까지 써대던 진드기 같은 놈의 변심까지의
유통기한이 불과 3년이었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대면하게 된 순간도 아니요,
바로 '서른이 된다는 것'이다.
재밌는 표현이다. 나도 여자에게 있어 서른이 주는 적잖은 의미를 알고있다고 생각한다. 근데 정말 저 표현대로일까? 너무 '오버' 아냐? ㅡㅡ;
얼마전에 읽었던 'W뷰티'라는 책에서도 여자나이 25세부터 노화가 시작되고, 35세가 지나면서 두번째
노화가 진행된다고 하더라...두번째 노화부터서는 막을 방법은 없고, 다만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노화의 속도를 줄일수 있다면서.. 허니 서른살이 주는 심리적인 쇼크와 함께 피부와 호르몬의 변화로
인한 신체적 쇼크 또한 그 어느 나이와 다르게 다가올 나이가 바로 '여자 나이 서른살' 일거라~ 감히
추측해본다.
책의 첫장을 넘기면 으례 작가 소개란이 나오기 마련이다. 작가 김은정이 어떤 사람인가, 어느 학교를
나오고, 언제 무슨 작품으로 데뷔했으며, 역대 작품은 뭐가 있었고....그런데 이 책에는 그게 없다!
잠시 방송작가를 거쳐 라디오 시사콩트를 쓰다 이 작품을 썼다~ '토지'를 읽고 감명받았고, 부족한
필력을 자각하며 의기소침해 있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다음 작품을 구상중이다~ 뭐 이정도...
그래 궁금한건 못참는 성격탓에 인터넷을 뒤져 김은정이 어떤 작가인지 검색에 들어갔다.
먼저 네이버 인물정보에서 '김은정'을 검색했더니,
아~ 못찾겠다... 가수, 탤런트, 시인, 기업인, 영화배우, 연극배우가 다 나오지만 책표지에 있던 작가
김은정과 닮은 사람도 없고 이력도 맞는사람이 없다.
그래서 이번엔 네이버 책에서 작가 김은정을 검색해 봤는데...
이게 만약 다 한사람이라면 김은정 작가는 소설에, 영어교사에, 부동산 전문가에, 통계학자에, 인문
학자, 심리학자, 사진작가까지 총망라한 슈퍼우먼 되겠다. ㅠ.ㅠ 역시 이 방법도 실패...
이밖에 소설가 김은정, 작가 김은정, 서른만 실종된 최순자의 김은정, 방송작가 김은정을 두루 검색해
봤지만 결국 아무것도 찾지못했다. 비밀에 가려진 작가다. 아니면 무명작가든지...
소설은 크게 두 단락으로 나뉘는데 첫번째 단락은 고교시절 부모님의 불의의 사고로 고교를 중퇴하고
시나리오 작가의 꿈을 안고 살지만 현실의 벽때문에 변호사 사무실의 경리겸 비서로 생활하던 내일모레
서른이 되는 주인공 최순자의 현재의 삶을 이야기한다. 예쁘지도, 재산이 많지도, 집안이 좋지도 못한
최순자는 만나는 남자마다 모든걸 다바쳐 사랑하지만 이용만 당하고 차이고, 꿈은 있지만 변변이
꿈을 위해 노력조차 할수없는 현실에 막혀 버둥거리는 이 시대의 수물아홉살 여성의 전형이다.
순자의 친구 지영이 읊조리는 "세월 참 무서워. 스무살로 되돌아가고 싶다. 뭐든 다 잘 해낼수 있을
텐데..." 한마디 대사로 설명이 되는...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주민등록변경을 통해 81년생에서 93년생으로 12살 어린 나이로 새삶을
시작하게 되는 두번째 단락에서 최순자는 최수지로 이름을 개명하고 중퇴했던 고등학교에 다시
진학하여 시나리오 작가를 향한 꿈을 키워가게 된다.
아~ 이 말도 안되는 황당한 설정.. 이게 만약 현실이었다면 최순자가 근무하던 변호사 사무실의
변호사와 최순자는 변호사법 위반, 사문서 위조, 사기에 주민등록법 위반까지 줄줄이 엮이겠지..
하지만 이런 설정으로만이 과거로 돌아가고 싶은 주인공 최순자와 작가 김은정과 이시대 서른을 앞둔
모든 여성들의 바램이 이루어지지 않겠는가! 현실에선 이루어 질수 없는 일이지만 소설이니까 가능
한거다..
고교시절로 돌아간 최수지는 열한살 어린 남학생과 사랑을 하고~ 차차 그 시절에 적응하며 열심히
살아가다가 정작 인생에서 중요한건 나이가 아니라는걸 깨닫는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다 실패하고, 사귀던 남자마저 시험에 합격하자 다른여자에게 떠나가며, 헤어진후
알게된 임신사실을 알렸다가 쿨하지 못하고 집적거리는 여자가 되고만 내일모레 서른 친구 지영.
그래서 함께 펑펑울며 인생을 저주했던 그녀가 당당한 미혼모로 새 삶을 시작하고, 변호사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되고, 서른살 시절 일하던 변호사사무실의 뚱뚱한 못된 히스테릭 마녀같던
40대 사모님이 폐경기의 우울증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남편과 사이좋게, 행복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큰 깨달음을 얻게된다.
다만 소설을 다 읽고나서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후반부 쌩뚱맞는 주인공의 자살시도 부분...
이 무슨 그야말로 쌩뚱맞는 극의 전개냐.. 사랑하는 고삐리의 충격이 자살을 시도하게 만들만큼
죽도록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설명도 없었는데...모든게 생각했던대로 잘 되가고있는데 무슨...
물론 자살 시도순간 나타나 구해주는 변호사의 등장을 통해 큰 인생의 깨달음을 얻게 되는 계기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려 했겠지만 소설의 구성상 필요없는 부분이고 극의 흐름을 방해하는 작가의 '실수'로
보인다. 개연성과 필연성이 없지않은가...
이 시대를 살고있는 스물아홉 세상 모든 최순자들이 이 책에서 얘기한대로
내인생의 주인공은 나고, 세상 모든것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내 아내도 서른을 훌쩍넘어 30대 중반에 이르고 있지만, 그래서 흐르는 세월을 여기저기서 순응해가고
있지만 아내가 스무살 꽃피던 시절이어서 사랑했던게 아니고, 지금 이순간의 모습도 여전히 사랑스러운
아내이듯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럴것이라는거...내 아내에게 말해주고 싶다.
으....닭살...그리고 이 멘트가 서평용 접대성 멘트라는걸 눈치채지 못하기를 바라면서...
무대위에 서있던 난 사위어가는 불꽃처럼 그렇게 소멸해버릴 줄 알았는데, 스무살 무대의 주인공도
나였고, 서른살 무대의 주인공도 나였으며, 마흔살 무대의 주인공도 다름아닌 나였다.
나였고, 서른살 무대의 주인공도 나였으며, 마흔살 무대의 주인공도 다름아닌 나였다.
내인생의 주인공은 나고, 세상 모든것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
내 아내도 서른을 훌쩍넘어 30대 중반에 이르고 있지만, 그래서 흐르는 세월을 여기저기서 순응해가고
있지만 아내가 스무살 꽃피던 시절이어서 사랑했던게 아니고, 지금 이순간의 모습도 여전히 사랑스러운
아내이듯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럴것이라는거...내 아내에게 말해주고 싶다.
으....닭살...그리고 이 멘트가 서평용 접대성 멘트라는걸 눈치채지 못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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