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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경기도 가평 나들이 두번째 이야기, 남이섬

가평 나들이 첫날, 아침고요수목원에서 편안한 하루를 보내고 펜션에서 하룻밤을 보낸다음, 다음날 아침 가평의 두번째 코스이자 바로 마지막 코스로 계획한 남이섬을 향해 출발했다. 거리상으로는 멀지 않아 보였는데 역시나~ 차가 많이 막힌다. 아침 9시 이전에 출발해야 그나마 덜 막힌다고 어제 들렀던 마트 점원이 살짝 귀띔해줬는데 설마 서울에서 가평오는 것도 아니고, 같은 가평에서 이동하는게 막히면 얼마나 막힐까~ 싶었다. 그런데 된장! 조금 늑장부리며 아침을 해먹고, 짐 챙기고 하다보니 열시나 되서 출발했는데 그만 길에서 꽉 막혀 서버리고 말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차량행렬...쌈닭은 옆에서 천인공노할 일을 벌린다. 시상에 아침 열시에 차막힌다고 차속에서 페트병 맥주를 까고 홀짝거리고 있다~~ 



이 때, 도탄에 빠진 나를 구원해준것은 다름아닌 올레~ 네비게이션! 끝이 보이지않게 길게 늘어선 차량행렬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가고 있었는데 별안간 삼거리에서 차들이 서있는 쪽이 아니라 직진하라고 길을 안내해준다. 이상한데? 하면서도 이미 가평에 올때 올레네비 덕을 본 적이 있어(추후에 포스팅 예정이다) 무조건 믿고 따라가다보니 빙~ 크게 돌아서 남이섬 후문쯤으로  데려다 준다. 앗싸~ 이런 길도 있었다니 ^^ 창피한 얘기지만 남이섬이 배타고 들어가는 '섬'이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두 껌딱지들은 역시나 아빠옆에서 떨어질줄 모르고, 쌈닭 또한 저 조그만 카메라 가방이 무겁다며 나한테 들이민다.



두 딸들이 모두 아빠를 좋아하는것 같으면서도, 지고지순하게 아빠만 바라보며 일편단심 사랑을 주는 큰딸 주원이와 다르게, 다리가 아파서 업히고 싶을때나, 혹은 언니가 아빠옆에 있는걸 단순히 못봐주는 질투심에 언니보다 앞서 아빠 옆자리를 꿰차는 작은딸 주하, 속을 훤히 들여다보면서도 모른채 속아주는 아빠.



배에서 내려 남이섬에 도착했다. 큼지막한 표지석이 보이길래 일단 원샷. 여길 왔다갔다고 알리는 데는 이만한 곳이 없다. 자~ 오긴왔는데 어디어디를 둘러봐야 할것인가. 어느쪽으로 가야할것인가. 막막하기만 하다. 사전지식, 조사 전혀없이 일단 부딪친 것이기에 배에서 내린후 어느쪽으로 움직여야 할지도 모르겠더라.. 일단 눈에 보이는대로 낯익은 길 앞에서 사진 한장 찍고 관광안내소에 들러 남이섬 지도 한장 얻어온다음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운좋게 인형극? 탈극? 무료공연을 보게됐는데~



배우들이 탈을 쓰고 연극을 했다. 공짜로 보여주는 공연인데다 애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같아 뭐 수준까지는 기대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왠걸? 꽤나 훌륭하다. 배우들의 연기가 수준급이다. 그냥 애들 상대로 대충하는 공연이 아니라 입장료를 받고 입장해도 후회하지 않을 공연이었다. 특히 아래 뒷줄 왼쪽 첫번째 욕쟁이 할아버지, 그리고 그 옆에 개 분장을 한 배우. 공연이 끝나고 나서 주원이와 주하가 출연 배우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지... 왜 탈을 쓰고 하는걸까? 그냥 연극공연을 해도 좋았을텐데.



그 유명한~ 남이섬 하면 떠오르는 사진속 배경중 하나다. 남이섬에도 메타세콰이어 길이 유명한데 아래 사진속 나무는 메타세콰이어는 아닌것 같은데...



주원이가 모험심을 발휘하다 물에 빠져 엄마가 씻기러 간 사이 주하 혼자 아빠와 함께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다섯살 딸래미도 여자라고 어찌 그리 사진 찍히는걸 좋아하는걸까. 그것도 찍을때마다 포즈를 달리하면서 말이다 ㅡㅡ;;



처음에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해매긴 했는데 지도를 보면서 조금 걷다보니 이제 감이 잡힌다. 복잡하게만 보였는데 적응되다보니 그렇게 큰 섬도, 길이 복잡한것도 아니다. 그저 메인 스트리트 따라 끝까지 걸어갔다가 돌아오면 되는데 길을 걷다보면 중간중간에 예쁜 정원이나, 공연장이나, 식당가나, 놀이시설들이 오밀조밀하게 배치되어 있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드디어 나왔다. 역시 남이섬 하면 떠오르는 겨울연가 촬영지. 주원이와 주하를 세워놨더니 둘의 포즈가 제각각이다. 


 

주원이는, 눈사람이 있으니 겨울이라 춥다는 뜻이란다.

 

 주하는... 별 생각없는 포즈다. 무조건 브이짓. ㅡㅡ;


더 글을 써야하는데 졸려서....너무 졸려서 끝맺어야 겠다. 지금 새벽 한시. 지금껏 올린 사진도 꾸벅꾸벅 졸다깨다 하면서  올리고 있다. 아~ 자유로운 시간인 밤시간은 너무 짧다... 못다한 이야기는 다음기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