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이어 금주에 두번째 야구 포스팅이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호불호가 명확히 갈려, 좋아하는 사람은 식음을 전폐하고라도 직관하려는
분이 있는 반면, 싫어하는 분들은 세시간, 네시간동안 그 끔찍하게 지루한 경기를 뭐하러
보냐며, 돈을 줘도 안보겠다는 분도 계신다. 야구광으로서 정말 재밌는 경기를 못보신
분들이 그렇게 말하는게 충분히 이해는 간다. 언제 한번 제대로 된 야구경기를 보게된다면
금새 빠져들겠지만 말이다.
나야 뭐, 기아팬이란걸 밝힌바 있으니 오늘 얘기도 기아 위주 글이되겠다.
준플레이오프는 정기리그 3위와 4위팀이 5전3승제로 승부를 가리게된다. 먼저 3위팀인 SK의
홈구장, 인천 문학구장에서 지난주말 1, 2차전이 진행되었고, 이번주 화요일, 수요일에는 4위팀
기아의 홈구장,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경기를 갖게된다. 4차전까지 어느 한팀이 3승을 거두지
못할경우 최종전인 5차전은 다시 문학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치뤄진다.
야구경기는, 끝나는 순간까지 승부를 점칠수 없다. 절대 이길수 없는 경기라고 포기한 순간에도
극적인 뒤집기가 펼쳐지기도 하고, 다 이긴 경기라고 마음을 놓는순간 10점차가 순식간에 사라
지고 경기를 지기도 하는게 야구다. 특히 포스트시즌은 한경기, 한경기가 결승전과 다름없기에
각 팀들은 승부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지난 일요일, 2차전에서 연장 11회 SK 이호준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경기에 진 날, 기아의
조범현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처음부터 원정 1승 1패가 목표였다. 결과에 만족한다~"
정기리그도 아니고 포스트시즌에서 어찌 목표가 1승 1패일수 있는가! 무조건 2승을 목표로
삼고 총력전을 펼쳐야 함에도, 이미 1차전을 이겼기에 2차전은 이기면 좋고, 져도 그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치뤘다는 말이된다. 그것도 감독이 말이다. 그럼 원정이라 1승1패가
목표였으니, 이번주 홈에서 치뤄지는 두경기는 목표가 2승이 될텐데, 승부가 감독맘대로
될리도 만무하니 정말 2승을 거두는지 지켜볼 일이다. 만약 한경기라도 패하면 그때는 뭐라고
코멘트 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아니 오늘 치뤄진 3차전에서 이미 패했으니 오늘은 뭐라고
말할지 지켜봐야겠다. 11회말 위기를 막았다고해서 그 경기를 기아가 이겼으리라는 법도 없지만
최소한 이길수 있는 가능성은 있던 경기였다. 그런 중요한 경기를 허망하게 내줬다.
오늘 화요일, 3차전은 양팀 모두 지리한 공격력을 보여주며 재미없는 경기를 하다가 SK가
중반 얻은 2점을 끝까지 지켜내 승리했다. 기아는 2차전에 이어 연패에 빠졌다. 이제 한번만
지면 탈락하는 벼랑끝에 서게 된 것이다. 오늘의 패인은 말하나마나 답답한 공격력에 있다.
도무지 터질지 모르는 클린업트리오, 밥상을 차리지 못하는 테이블세터, 4안타밖에 못친
무기력한 타선이 절대적인 패인일 것이다. 그렇다고 SK 투수들이 공략하지 못할만큼 위협적
이었을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결국 침체되어 있는 타선이 문제인데, 이는 SK도 마찬가지여서
두팀중 누가 플레이오프에 올라간다 하더라도 상승세를 타고있는 롯데를 상대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자~ 오늘의 패인은 무기력한 타선에 있다고 해놓고, 왜 제목에는 패인이 투수교체에 있었다고
했을까? 타자들이 점수를 뽑지 못하면 이길수 없는건 진리다. 다만 져라는 법도 없다. 우리도
점수를 안내주면 되니까. 기아의 투수교체 패착을 알아본다.
첫번째, 조범현 감독의 잘못된 투수교체는 선발투수 서재응의 조기강판이었다.
5회까지 위기를 잘 넘기며, 꽤 잘 던지던 서재응이 6회들어 선두타자 정근우에게 안타를 맞고,
희생번트 이후 최정에게 사구를 허용하자, 벤치에서는 곧바로 서재응을 강판시키고 심동섭을
올렸다. 이 장면 자체가 코미디다. 왜냐고? 기아는 누구나 알다시피 불펜이 약하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고, 수준급이라 할수있는 불펜투수도 전무하다. 오로지 강력한 선발진의 힘으로
전반기 1위를 지켰지만, 후반기 들어 로페즈와 트레비스의 부진, 양현종의 몰락으로 선발진이
무너지자 급전직하, 4위까지 떨어진 팀이다. 그나마 그래도 그중에 믿을만한건 선발투수들이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 연장 11회에 힘이빠진 한기주를 내리지않고 끝까지 고집하다 패한후
수많은 야구관련 기자들과, 팬들이 조범현 감독에게 투수교체 타이밍에 교체하지 않은점을
질타하자, 오늘 경기에서는 한템포 빠른 투수교체로 나온것이다. 그것도 다음 구원투수가
심동섭이었는데, 이 역시 일요일 경기에서 한기주를 심동섭으로 교체하지 않았다고 팬들의
원성을 받았던 것이 생각나게 하는 장면이었다.
포스트시즌의 경기를 치루면서 감독의 소신이나 경기 운영철학을 갖고 풀어나가는게 아니라
투수교체 늦었고, 왜 심동섭을 안쓰냐는 항의에 곧바로 오늘경기에선 한템포 빠른 심동섭으로의
투수교체를 보여줬으니, 이것도 일종의 팬서비스라고 봐야하는걸까?
6회 1사 1,2루 스코어는 0 대 0. 선발투수 서재응을 강판할 타이밍이었을까? 난 단연코 아니라고
본다. 아까도 말했듯이 기아는 그나마 선발에서 강점을 보이는 팀이다. 선발이 조기 강판되고
나면, 불펜싸움에서 SK를 이길 확률은 현저히 떨어진다.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는 최대한 선발
투수가 이닝을 끌고가야 한다는게 정답이다. 물론 선발이 흔들리거나 부진하면 바꿔야겠지만.
하지만 이날 서재응은 꽤 호투하고 있었고, 실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더군다나 투구수도 72개.
전혀 바꿀 타이밍이 아니었다. 적시타를 맞는다 하더라도 2점정도까지는 맡겨뒀어야 했다.
두번째 투수교체에서의 패착은, 심동섭을 원포인트 릴리프로 썼다는데 있다.
현재 기아불펜에서 가장 구위가 좋고, 믿을만한 투수가 바로 좌완 심동섭이다. 그렇다면 선발
투수를 조기강판 시키고 심동섭을 올렸으면, 최소 2이닝은 맡겼어야 했다. 그런데 4번 좌타자,
박정권을 상대로 등판하자마자 몸이 덜 풀렸는지 볼넷을 허용하니, 또다시 강판시키고 유동훈을
올리는게 아닌가! 그렇다면 심동섭은 좌타자를 상대시키기 위한 좌투수 역할밖에 아니라는건데
기아 불펜 형편상 심동섭급 투수를 원포인트로 쓸만큼 여유가 있다는건가? 아니면 뒤에 나온
유동훈이 심동섭보다 더 나은 피칭을 할거라고 믿었다는 건가? 원포인트로 쓸게 아니라 더 요긴
하게 쓸 상황에서 등판시켰어야 했다. 아니면 2이닝 정도를 맡기든지...
결국 유동훈은 등판하자마자 1사 만루 상황에서 안치용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만다.
기아의 타선을 봤을때 이 두점의 실점으로 이날 경기는 끝난거나 다름없었다.
세번째 투수교체의 패착은 네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진우를 9회에도 계속해서 내보냈다는
점이다. 이건 또 무슨소리냐 하면... 혹시나 지난번 쓴 포스팅을 읽은분은 기억할지 모르지만
나는 일요일 경기에서 연장 11회, 힘이 빠진 한기주를 구원할 투수로 심동섭이 아닌 김진우를
지목한 바 있다. 경기경험, 강력한 변화구에 묵직한 직구를 가진 김진우는 현재 가장 믿을만한
마무리 투수 후보감이다. 그런데 그날 김진우를 올리지 않고, 0 대 2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김진우를 6회에 올렸다. 그리고 기대했던만큼 SK타선을 잘 막아내고 이닝을 끝낸후, 이어지는
7회에도, 또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깔끔하게 처리했다. 최고의 피칭내용을 보여줬다.
거기까지만 했어야 했다. 이정도 구위를 가진 믿음직한 투수는 이미 패색이 짙은 경기에 계속
등판시킬게 아니라 내일 경기를 대비해서 내려야 했다. 그런데 조금 잘던진다 싶으니 또 주구장창
김진우한테 경기를 맡기는거다. 구원투수, 그것도 마무리 투수감이 3과 1/3이닝 37구를 던졌다.
그리고 예상됐던대로 경기는 졌다. 누가보면 기아 불펜진이 혹사해서 충분한 휴식을 주기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김진우 구위를 확인했으면 9회에는 트레비스나 손영민으로
바꿔줬어야 했다.
결국 내가 보는 조범현 감독의 문제가, 투수교체 타이밍이다. 바꿔줘야 할때 바꾸지 않고,
바꾸지 않아야 할때 바꾸는 것. 큰 문제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의 흐름을 읽지못하기 때문에
범하는 실수라고 보인다. 일요일에 한기주가 잘 던지니 끝까지 한기주를 고집하다 끝내기 안타를
맞았고, 오늘 김진우가 잘 던지니 끝까지 김진우를 고집해 내일경기까지 영향을 주게 만들었다.
물론 내일 경기에서도 필요한 경우 김진우가 등판할것이다. 오늘 호투하는걸 봤으니 내일 또
안쓰겠는가. 보나마나 선발은 윤석민을 쓰겠지..
내 바램이 있다면 우승은 커녕,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는 것이, 그래서 조범현감독이 경질
당하는것이, 장기적으로 기아를 위해 더 좋을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호불호가 명확히 갈려, 좋아하는 사람은 식음을 전폐하고라도 직관하려는
분이 있는 반면, 싫어하는 분들은 세시간, 네시간동안 그 끔찍하게 지루한 경기를 뭐하러
보냐며, 돈을 줘도 안보겠다는 분도 계신다. 야구광으로서 정말 재밌는 경기를 못보신
분들이 그렇게 말하는게 충분히 이해는 간다. 언제 한번 제대로 된 야구경기를 보게된다면
금새 빠져들겠지만 말이다.
나야 뭐, 기아팬이란걸 밝힌바 있으니 오늘 얘기도 기아 위주 글이되겠다.
준플레이오프는 정기리그 3위와 4위팀이 5전3승제로 승부를 가리게된다. 먼저 3위팀인 SK의
홈구장, 인천 문학구장에서 지난주말 1, 2차전이 진행되었고, 이번주 화요일, 수요일에는 4위팀
기아의 홈구장,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경기를 갖게된다. 4차전까지 어느 한팀이 3승을 거두지
못할경우 최종전인 5차전은 다시 문학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치뤄진다.
야구경기는, 끝나는 순간까지 승부를 점칠수 없다. 절대 이길수 없는 경기라고 포기한 순간에도
극적인 뒤집기가 펼쳐지기도 하고, 다 이긴 경기라고 마음을 놓는순간 10점차가 순식간에 사라
지고 경기를 지기도 하는게 야구다. 특히 포스트시즌은 한경기, 한경기가 결승전과 다름없기에
각 팀들은 승부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지난 일요일, 2차전에서 연장 11회 SK 이호준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경기에 진 날, 기아의
조범현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처음부터 원정 1승 1패가 목표였다. 결과에 만족한다~"
정기리그도 아니고 포스트시즌에서 어찌 목표가 1승 1패일수 있는가! 무조건 2승을 목표로
삼고 총력전을 펼쳐야 함에도, 이미 1차전을 이겼기에 2차전은 이기면 좋고, 져도 그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경기를 치뤘다는 말이된다. 그것도 감독이 말이다. 그럼 원정이라 1승1패가
목표였으니, 이번주 홈에서 치뤄지는 두경기는 목표가 2승이 될텐데, 승부가 감독맘대로
될리도 만무하니 정말 2승을 거두는지 지켜볼 일이다. 만약 한경기라도 패하면 그때는 뭐라고
코멘트 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아니 오늘 치뤄진 3차전에서 이미 패했으니 오늘은 뭐라고
말할지 지켜봐야겠다. 11회말 위기를 막았다고해서 그 경기를 기아가 이겼으리라는 법도 없지만
최소한 이길수 있는 가능성은 있던 경기였다. 그런 중요한 경기를 허망하게 내줬다.
오늘 화요일, 3차전은 양팀 모두 지리한 공격력을 보여주며 재미없는 경기를 하다가 SK가
중반 얻은 2점을 끝까지 지켜내 승리했다. 기아는 2차전에 이어 연패에 빠졌다. 이제 한번만
지면 탈락하는 벼랑끝에 서게 된 것이다. 오늘의 패인은 말하나마나 답답한 공격력에 있다.
도무지 터질지 모르는 클린업트리오, 밥상을 차리지 못하는 테이블세터, 4안타밖에 못친
무기력한 타선이 절대적인 패인일 것이다. 그렇다고 SK 투수들이 공략하지 못할만큼 위협적
이었을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결국 침체되어 있는 타선이 문제인데, 이는 SK도 마찬가지여서
두팀중 누가 플레이오프에 올라간다 하더라도 상승세를 타고있는 롯데를 상대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자~ 오늘의 패인은 무기력한 타선에 있다고 해놓고, 왜 제목에는 패인이 투수교체에 있었다고
했을까? 타자들이 점수를 뽑지 못하면 이길수 없는건 진리다. 다만 져라는 법도 없다. 우리도
점수를 안내주면 되니까. 기아의 투수교체 패착을 알아본다.
첫번째, 조범현 감독의 잘못된 투수교체는 선발투수 서재응의 조기강판이었다.
5회까지 위기를 잘 넘기며, 꽤 잘 던지던 서재응이 6회들어 선두타자 정근우에게 안타를 맞고,
희생번트 이후 최정에게 사구를 허용하자, 벤치에서는 곧바로 서재응을 강판시키고 심동섭을
올렸다. 이 장면 자체가 코미디다. 왜냐고? 기아는 누구나 알다시피 불펜이 약하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없고, 수준급이라 할수있는 불펜투수도 전무하다. 오로지 강력한 선발진의 힘으로
전반기 1위를 지켰지만, 후반기 들어 로페즈와 트레비스의 부진, 양현종의 몰락으로 선발진이
무너지자 급전직하, 4위까지 떨어진 팀이다. 그나마 그래도 그중에 믿을만한건 선발투수들이다.
그런데 지난 일요일, 연장 11회에 힘이빠진 한기주를 내리지않고 끝까지 고집하다 패한후
수많은 야구관련 기자들과, 팬들이 조범현 감독에게 투수교체 타이밍에 교체하지 않은점을
질타하자, 오늘 경기에서는 한템포 빠른 투수교체로 나온것이다. 그것도 다음 구원투수가
심동섭이었는데, 이 역시 일요일 경기에서 한기주를 심동섭으로 교체하지 않았다고 팬들의
원성을 받았던 것이 생각나게 하는 장면이었다.
포스트시즌의 경기를 치루면서 감독의 소신이나 경기 운영철학을 갖고 풀어나가는게 아니라
투수교체 늦었고, 왜 심동섭을 안쓰냐는 항의에 곧바로 오늘경기에선 한템포 빠른 심동섭으로의
투수교체를 보여줬으니, 이것도 일종의 팬서비스라고 봐야하는걸까?
6회 1사 1,2루 스코어는 0 대 0. 선발투수 서재응을 강판할 타이밍이었을까? 난 단연코 아니라고
본다. 아까도 말했듯이 기아는 그나마 선발에서 강점을 보이는 팀이다. 선발이 조기 강판되고
나면, 불펜싸움에서 SK를 이길 확률은 현저히 떨어진다. 경기를 이기기 위해서는 최대한 선발
투수가 이닝을 끌고가야 한다는게 정답이다. 물론 선발이 흔들리거나 부진하면 바꿔야겠지만.
하지만 이날 서재응은 꽤 호투하고 있었고, 실점도 하지 않고 있었다. 더군다나 투구수도 72개.
전혀 바꿀 타이밍이 아니었다. 적시타를 맞는다 하더라도 2점정도까지는 맡겨뒀어야 했다.
두번째 투수교체에서의 패착은, 심동섭을 원포인트 릴리프로 썼다는데 있다.
현재 기아불펜에서 가장 구위가 좋고, 믿을만한 투수가 바로 좌완 심동섭이다. 그렇다면 선발
투수를 조기강판 시키고 심동섭을 올렸으면, 최소 2이닝은 맡겼어야 했다. 그런데 4번 좌타자,
박정권을 상대로 등판하자마자 몸이 덜 풀렸는지 볼넷을 허용하니, 또다시 강판시키고 유동훈을
올리는게 아닌가! 그렇다면 심동섭은 좌타자를 상대시키기 위한 좌투수 역할밖에 아니라는건데
기아 불펜 형편상 심동섭급 투수를 원포인트로 쓸만큼 여유가 있다는건가? 아니면 뒤에 나온
유동훈이 심동섭보다 더 나은 피칭을 할거라고 믿었다는 건가? 원포인트로 쓸게 아니라 더 요긴
하게 쓸 상황에서 등판시켰어야 했다. 아니면 2이닝 정도를 맡기든지...
결국 유동훈은 등판하자마자 1사 만루 상황에서 안치용에게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만다.
기아의 타선을 봤을때 이 두점의 실점으로 이날 경기는 끝난거나 다름없었다.
세번째 투수교체의 패착은 네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진우를 9회에도 계속해서 내보냈다는
점이다. 이건 또 무슨소리냐 하면... 혹시나 지난번 쓴 포스팅을 읽은분은 기억할지 모르지만
나는 일요일 경기에서 연장 11회, 힘이 빠진 한기주를 구원할 투수로 심동섭이 아닌 김진우를
지목한 바 있다. 경기경험, 강력한 변화구에 묵직한 직구를 가진 김진우는 현재 가장 믿을만한
마무리 투수 후보감이다. 그런데 그날 김진우를 올리지 않고, 0 대 2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김진우를 6회에 올렸다. 그리고 기대했던만큼 SK타선을 잘 막아내고 이닝을 끝낸후, 이어지는
7회에도, 또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깔끔하게 처리했다. 최고의 피칭내용을 보여줬다.
거기까지만 했어야 했다. 이정도 구위를 가진 믿음직한 투수는 이미 패색이 짙은 경기에 계속
등판시킬게 아니라 내일 경기를 대비해서 내려야 했다. 그런데 조금 잘던진다 싶으니 또 주구장창
김진우한테 경기를 맡기는거다. 구원투수, 그것도 마무리 투수감이 3과 1/3이닝 37구를 던졌다.
그리고 예상됐던대로 경기는 졌다. 누가보면 기아 불펜진이 혹사해서 충분한 휴식을 주기위한
조치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김진우 구위를 확인했으면 9회에는 트레비스나 손영민으로
바꿔줬어야 했다.
결국 내가 보는 조범현 감독의 문제가, 투수교체 타이밍이다. 바꿔줘야 할때 바꾸지 않고,
바꾸지 않아야 할때 바꾸는 것. 큰 문제다. 이는 전반적인 경기의 흐름을 읽지못하기 때문에
범하는 실수라고 보인다. 일요일에 한기주가 잘 던지니 끝까지 한기주를 고집하다 끝내기 안타를
맞았고, 오늘 김진우가 잘 던지니 끝까지 김진우를 고집해 내일경기까지 영향을 주게 만들었다.
물론 내일 경기에서도 필요한 경우 김진우가 등판할것이다. 오늘 호투하는걸 봤으니 내일 또
안쓰겠는가. 보나마나 선발은 윤석민을 쓰겠지..
내 바램이 있다면 우승은 커녕,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는 것이, 그래서 조범현감독이 경질
당하는것이, 장기적으로 기아를 위해 더 좋을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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