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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숙소 주방에 뱀이 들어오다!


기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뱀이, 내가 제일 무서워하는 뱀이, 주방에 들어온거다!
안그래도 가을이 되자 잔뜩 독이 오른 독사들이 섬 곳곳에 나타나고 있어 항상
불안불안 하던차다. 낮에야 별 걱정이 안되는데 밤에 걸어다니다 밟기라도 할까봐
신경 쓰였다. 그래도 조심하면 되지않을까~ 했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세상에
버젖이 사람사는 건물에, 그것도 주방에 뱀이 들어와 있을지 어찌 알았으랴...




내가 기겁을 했던 또다른 이유는 뱀이 바로 문앞에 있었는데 그걸 모르고 저 문을 열고
들어왔다는 거다. 밑에를 안보고 들어왔으니 잘못해서 밟기라도 했다면 꼼짝없이 독사에
물렸을뻔 했다. 여기는 섬이라 병원도 없고... 작긴해도 대가리를 바짝 올려세우고 쉿쉿
거리는게 보기만해도 무서웠다.. ㅡㅡ;; 무슨 종류인지 모르나 아마도 살모사 종류같다는..

이곳은 직원들이 밥을 직접 해먹는 식당 주방인데 일이있어 들어왔다가 나가려던 찰나에
발밑에 뭔가가 움직이는듯 해 내려다보니 저렇게 뱀이 있는거다. 처음에는 뱀이라고 생각지도
못했다. 그런데 목을 세워들고 이리저리 움직이며 위협을 하길래 깜짝놀라 뒤로 튕기듯
물러섰다. 들어올때도 못보고 들어오고 나갈때도 하마터면 못보고 갈뻔했다. 일단 사진은
찍었는데 핸드폰 카메라라 줌이 되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까이 다가가 사진찍을 엄두도 안나서
이렇게만 찍었다. 흔히 시골에서 나고자란 분들이야 뱀 정도는 우습게 다룬다지만 평생
뱀을 상대해보지 않는 나는 그저 ㅎㄷㄷ 할뿐.

사무실에 계신 부장님을 전화로 긴급 호출하고 둘이서 삽을 들고 협공을 해 간신히 처치(!)
했다. 살려서 보내줘야 한다고 말하시는분 없기를 바란다. 그거야 이론적인 발언이고, 의료시설
없는 섬에서, 그것도 사방이 풀밭인데다 숱하게 많은 독사가 우글거리는데, 밤길을 가다가
언제 물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내 집안에 들어온 독사를 살려주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아~ 어제, 오늘 이틀 사이에 뱀을 세번이나 보게되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