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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문화재 및 예술품 수사만 전담하는 'FBI예술품 수사대'

미연방수사국 FBI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기관이다. 그럴수밖에 없는게 그간 숱한

헐리우드 영화와 미드속에서 영웅적인 활약을 펼쳐온터라 친숙하기도 하고, 못하는게

없는 세계 최고의 수사기관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FBI 조직내에

전문 예술품의 도난과 관련된 수사만 전담하는 예술품 수사대가 존재한다는건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저자 로버트 K 위트만은 실제 FBI에서 1988년부터 2008년까지 20 여년간 예술품 수사

전문인력으로 근무하다 지금은 퇴직하고 국제 예술품 보안전문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어쩌다가 저자는 FBI에서 그때까지만 해도 생소한 예술품 수사대를 맡게 됐을까?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저자는 어린시절, 1960년대 미국민들의

놀림을 받고 자랐다고 고백한다. 동양계 혼혈이었던데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절이라 일본인 어머니가 알게모르게 차별을 받았던 것. 그럴때 옆집에 살던

FBI요원 아저씨는 항상 저자네 가족들을 지켜주고 좋은 이웃이 되줬다. 그때 한없이 멋져

보이던게 결국 FBI가 되고싶다는 꿈으로 굳어졌다고...

 

결국 서른두살의 나이로 1988년 FBI에 들어가는데 성공한다. 처음 만난 파트너가 예술품

수사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게 큰 계기가 됐다. 거기다 아버지 역시 골동품에 관심이 많아

골동품 사업을 하던 차였다. 거기다 처음 맡은 사건이 필라델피아의 로댕 박물관에서 도난

당한 로댕의 <코가 부러진 사나이> 조각상을 찾는 일이어서 자연스레 예술품 수사쪽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예술품 수사는 마약이나 총기, 은행털이등의

강력사건에 밀려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았던 때라고 한다. 저자 혼자서 예술품 관련 수사를

해오다 비로소 2005년에 이르러서야 FBI내 정식 예술품 범죄 전담 수사팀이 결성된다.

 

저자가 소개하는 수사 에피소드들을 읽고 있자면 정말 화려하다. 로댕의 조각상, 페루

고대 모체문명인들의 장식갑옷, 남북전쟁때 최초의 흑인부대 상징인 성조기 깃발,

전설적인 인디언 추장 제로니모의 깃털장식, 렘브란트, 모네, 드가, 달리, 클림트, 샤갈

르누아르등등 세계적 화가들의 그림을 도난당하고, 그 그림들을 추적해서 범인들을

일망타진 시키는 과정이 손에 땀을 쥐게 펼쳐진다. 그러면서 중간중간 소개되는 그림

감상하는 법, 문화재의 소중함을 인식시켜 주는 설명들을 통해 책을 다 읽은 후에는

한결 예술적인 감성이 한단계 높아진 기분마저 느끼게 해준다.

 

예술품 도난에 가장 역사적인 큰 사건이 1990년 보스턴 가드너 박물관의 도난사건이다.

네덜란드방의 렘브란트 4점, 페르메이르 1점, 드가의 스케치 5점, 마네작품 1점을

포함해 수많은 골동품들을 도난당했다. 범인을 잡지도 못했고, 어떤 단서도 찾지못하다가

16년이 흐른 2006년도에 조그마한 실타래 끝을 찾게된다. 저자가 이 사건을 맡아

언더커버 작전을 수행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2008년 은퇴하게 된다. 이 책에 소개된

모든 에피소드는 가드너 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루지만 가장 중요한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고 은퇴하고 만 셈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무슨 얘길 하고 싶었던 걸까? 그저 자신의 영웅담? 자서전?

저자는 작가노트를 통해 이 책은 개인의 자서전이나 폭로문이 아니라 회고록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 자신이 맡았던 사건들에 대해 기억을 끄집어내 최대한 자세한 기록을

하려했다. 추측컨데 예술품 수사에 대한 중요성과 경각심을 일깨우고,아직 미결로 남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언제까지나 잊지않도록 사람들을 일깨우기 위함이

아닐까?

 

 


책을 읽다가 깜짝 놀란 부분이 있다. 바로 위 사진들이다.

첫번째 사진은 저자가 함정수사(언더커버)를 통해 검거한 예술품 도난범들의 사진이다.

범인이나 피의자들의 인권보호 한다고 일체 사진을 언론에 개하지 않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이렇게 범인들의 얼굴을 공개하고 있다는데 깜짝 놀랐다. 또하나 아래 사진은

수사를 잘 마무리하고 기념사진을 찍은 저자 및 담당검사팀의 기념사진이다. 저자의 얼굴은

물론 그 가족들 사진도 모두 공개하고 있다. 저자가 잡아 넣은 갱단 및 조직들의 일부가

아직 건재할텐데 이렇게 가족들 얼굴까지 다 공개해도 되는건가?하고 걱정스런 마음이

든다. 현직에 있을때 저자는 철저히 얼굴을 비공개 했다고 한다. 언더커버 수사관은

보안이 생명이므로 얼굴이 알려져서는 안된다. 이젠 은퇴했기에 얼굴을 공개하는 모양인데

그래도 그건 좀...

 

책에는 언더커버 수사란 말이 참 많이 나온다. 잠입수사라고 위에 얘기한건 순전 재 주관적인

해석이다. 언더커버란 수사관이 신분을 속이고 피의자 조직내에 침투하거나, 신뢰를 주어

접선한 후 거래현장을 급습해 잡아들이는 수사기법이다. 저자는 20년간 언더커버 수사관으로

예술품 중개 브로커 활동을 하며 수사해왔다. 이 책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예술품이나 문화재

전담 수사의 중요성을 잘 인식해서 선진수사 기법을 도입하고 발전시켜 나갔으면 하는 바램

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성과는 예술품을 보는 안목이 한단계 성장한 느낌이라는거~



FBI 예술품 수사대
국내도서>인문
저자 : 로버트 K. 위트만,존 시프만 / 권진역
출판 : 씨네21북스 2011.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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