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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처음 접한 장르 미니픽션, '립스틱 색깔을 바꾸는 여자'




아주 생소한 소설책을 만났다. <도서출판 우리글>이란 곳에서 나온, 장르도 생소한 미니픽션이다.
거기다 작가는 윤용호. 들어보지 못한 출판사에, 들어보지 못한 장르에다, 들어보지 못한 작가의
글이다. 책은 계속해서 '미니픽션'이란 장르를 강조한다. 대체 미니픽션이란 뭘까?

미니픽션은 A4지 한 장 분량의 단편소설을 말한다고 한다. 단편중에서도 단편인지라 미니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러면서도 그 안에서 기,승,전,결 구도를 가지고 있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하고 있다. 말 그대로 '짧지만 핫'한 이야기다.

작가 윤용호는 <월간문학> 신인상에 당선되어 소설가로 데뷔했다. 지금은 미니픽션이란 장르의
선두주자로 열심히 창작활동을 하고있는 신예작가다. 그런데 책에 소개된 작가의 이력이 이채롭다.
건강이 좋지못해 여러차례 암치료를 받았고, 장기이식수술까지 받았다고 하며, 지금도 병마와
싸우면서 글을 쓰고 있다니 그 열정이 놀라울 뿐이다.



작가 윤 용 호


'립스틱 색깔을 바꾸는 여자'는 이시대 사회와 문화에 대한 비평서다.
신문을 읽으면서, 티비를 보면서, 하루에도 수십번씩 내뱉는 한숨과, 나라가 어찌될려고...하는
지성인다운 걱정, 요즘 애들은 쯧쯧쯧...하는 올곧은 어른으로서의 책임감등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윤용호의 미니픽션들은 잔잔한 여운을 준다. 마치 '너나 잘하세요~'라고 꼬집는듯
하기도 하고, 걱정하는 내 옆에 나란히 앉아 '그러게 말입니다'하며 맞장구를 쳐주는것도 같다.
우리 사회, 특히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숱한 문제점들을 한가지씩 소재로
삼아 통쾌하게 비판한다. 그 글이 짧기에 더 강렬한 여운을 주고 글을 읽고난 후 한동안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글이 너무 짧으면 그 안에서 작가가 하고싶은 말을 다 풀어내지 못할까~하는 걱정도 있었지만
글을 읽다보니 그런 걱정은 저멀리 사라져버렸다. 군더더기 없는 문장속에는 작가의 메시지가
충분히 표현되고 있었던 것이다. 단편소설과 별다른 차이를 느낄수 없다. 그러기에 미니픽션이란
장르가 더 어려운 것일수도 있겠다.






소설속의 주인공 나는 남자도 됐다가, 여자도 됐다가, 학생도 됐다가, 기자도 됐다가, 또는 대기업
임원이 되기도 한다. 여행자가 되기도 하고, 사업가가 되기도 하고, 평범한 직장인이 되기도 한다.
다양한 위치에서의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자유자재로 글로 담는걸 보면 작가의 연륜이 묻어나는
것 같다. 마치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인물로도 이야기를 줄줄~ 풀어낼수 있는 능력을 맘껏
뽐내는듯 하다. 그럼 끝으로 '립스틱 색깔을 바꾸는 여자'는 어떤 여자일까?



"웬만큼 인생을 살아본 여자의 허전한 몸부림 같은 것 정도라고 해두지 뭐.
지난날의 회한을 결코 떨쳐버릴 수가 없어 자신도 모르게 안간힘을 다하는
변신의 한 충동 같은 것일 수도 있고. 하지만 아무리 루주를 칠하고 또 색깔을
바꾸어보아도 과거의 상처를 영원히 지워버릴 수는 없는것 같아."

립스틱 색깔을 바꾸는 여자가 딸에게 한 얘기다.
꼭 여자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겠는가. 나름 열심히 세상을 살려고 노력했다 자부하는 이 시대의
현대인들이 누구나 스스로에게 되내이며 한숨짓는 독백이 아닐까?
나도 립스틱 색깔을 바꾸는 남자다.

립스틱 색깔을 바꾸는 여자
국내도서>소설
저자 : 윤용호
출판 : 우리글 201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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