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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트루 그릿' 서부영화를 책으로 만나다

요즘은 서부영화라는 장르를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60, 7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에게
헐리웃의 서부영화만큼 어린시절 추억을 남긴 장르는 없을듯하다. 이는 마치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이 홍콩의 액션 느와르 장르에서 받은 문화적 충격과 궤를 같이
하면서도 한층 더 쇼킹한 것이었으리라 추측만 해볼 뿐이다. 말을 타고 떠돌아 다니며 악당을
죽이거나 잡아가는 보안관, 그들이 쏘는 총은 백발백중이며 총 한발당 악당들 한명이 말에서
떨어지거나 여관집 2층에서 떨어져 나갔었다. 한때 누가 더 빨리 총을 빼드느냐를 놓고
동네 꼬맹이들이 시합을 벌였고, 장난감 총 한 자루씩은 집집마다 없는 집이 없었으니까~
그런 그들에게 잊혀지지 않는 명배우가 바로 존 웨인이다.

1969년 존 웨인이 주연을 맡은 영화 'True Grit'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이 작품을 리메이크 한 영화가 2010년에 에단 코엔, 조엘 코엔 두 형제들에 의해
제작되었는데 맷 데이먼, 제프 브리지스, 헤일리 스타인펠드 주연으로 최우수 작품상, 최우수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등을 휩쓸며 아카데미상의 10개부분에서 수상작을 낸
최고의 흥행작으로 떠올랐다. 2010년 12월 마지막째주에 박스오피스 2위로 시작해서
2011년 1월 둘째주에 1위에 올라섰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평점이 10점 만점에 10점을 
받았다는데 나도 아직 영화는 보지 못했기에 영화이야기는 여기서 멈춰야 겠다.




오늘 소개하고자 한 책 '트루 그릿'이 바로 이 영화의 원작이다. 저자 찰스 포티스는 수많은
서부소설을
남겼는데 대표작이 1968년에 발표한 바로 이 작품이다. 한국과도 인연이 있어
한국전쟁때 참전하기도
했단다. 이 작품의 특징은 바로 '여자가 주인공인 서부소설' 이라는 점과,
선악의 대결, 권선징악, 영웅주의
라는 보편된 헐리웃의 영화와 소설의 법칙을 따라가면서도
유머를 잃지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라 하겠다.

이 소설의 무대가 되는 아칸소 주 리틀록이란 마을은 바로 작가의 고향이기도 하다.
소설 '트루 그릿'은 시작부터가 범상치 않다. 일단 그 정형화된 목차가 이 소설에는 없다.
곧바로 이렇게 시작된다.
 

어린 여자아이가 한겨울에 집을 떠나서,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찾아 나섰다고 하면 사람들은
믿으려 하지 않는다. 물론 흔한 일은 아니지만, 그때 나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열네살의 어린 소녀 매티 로스는 리틀록에 살고있던 아버지가 포트스미스로 사업차 떠났다가 

일꾼에 의해 살해당하자 아버지의 시신을 수습하고자 포트스미스에 온다. 그런데, 틀에 박힌대로
살인자를 공개수배하고, 살인자가 인디언 보호구역 안으로 숨어버리자  아무도 아버지의 죽음에 
신경을 써주는 이가 없는 것을 알고, 자신이 직접 연방보안관을 고용하고 살인범을 찾아 인디언
보호구역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오랫만에 만나는 유쾌한 서부소설이다. 한동안 잊고있었던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흑백티비 영상으로 토요일 밤에만 만나던 '주말의 명화'. 부모님의 야단을 피해 티비에 담요를
둘러 빛이 새어나가지 않게 숨기고 숨죽여 그 영화를 보던 형과 누나들 사이에서 나도 함께
즐겨봤던, 영화 내용보다도 부모님께 들키지 않으려 스릴감을 느끼던, 그때 그 시절의 영화를
책으로 다시 만난 느낌이다. 책으로도 충분히 재미를 느꼈지만 그 유명한 코엔 형제의 손에
 '더 브레이브'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소설 '트루 그릿'을 꼭 한번 영화로 다시 보고 싶다.

트루 그릿 TRUE GRIT
국내도서>소설
저자 : 찰스 포티스 / 정윤조역
출판 : 문학수첩 201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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