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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사랑하는 아빠' 엄마의 죽음, 남겨진 가족의 슬픔을 승화시킨 동화





대만의 동화 작가 싱지아훼이의 글에 삽화가 양완징의 그림이 잘 어울리는 가족동화다.
엄마의 죽음 이후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깊은 시름에 잠겨있는 아빠를 보살피며 엄마의
빈자리를 메워가는 어른스러운 딸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4~5세용 동화로 보기에는 글밥이
많은 편이어서 6~7세 정도의 아이들에게 적합할 것 같다. 사실 이맘때 아이들에게 죽음을
이야기 해주는 것이 그리 쉬운일은 아니다. 삶과 죽음, 슬픔과 아픔, 이런 단어를 설명해
주는 것은 비록 6~7세 아이들이라 할지라도 조심스럽다. 큰 딸 꼬꼬가 4살때 읽어준 창작동화중
할아버지의 죽음을 다룬 책이 있었다. 할아버지는 나를 무척 예뻐해주시고, 항상 품에 안고 다니고,
나와 재밌는 놀이도하고, 내 얘기를 잘 들어주셨는데 어느날 많이 아프셨고 결국 돌아가셨다~는
내용이었다. 동화의 취지는 아무리 사랑하는 가족이어도 나이가 들면 병들어 아프고, 결국
죽는다는 '죽음'을 접해주는 책이었는데, 그 이야기를 숨죽여 듣고있던 꼬꼬가 대성통곡을 하는거다.
그러면서 책을 읽어주던 아빠한테 묻는 말이 "아빠, 할아버지가 저 때문에 죽은거에요? 엉엉~"
이런다. 아니라고 설명을 해주긴 했는데 어린 나이에 책속의 할아버지와 실제 몇년전 돌아가신
진짜 할아버지가 오버랩 되었던 모양이다. 아이들은 이렇게 순수하다...





4월 2일, "엄마는 늘 내게 아빠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로 시작하는 동화.
엄마가 돌아가신후 집안일은 내 담당이 되어버렸고, 아빠는 다락방에 들어가 식음을 전폐하고
슬퍼하기만 하고있다. 나는 빨래도 하고, 집 안 청소도 하고, 식사준비까지 하느라 도무지
방학 숙제를 할 시간이 없다... 어린 나이의 나지만 이렇게 어른스럽게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고,
아빠를 챙기는건 바로 엄마의 당부 때문이다.
"엄마는 늘 내게 아빠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날 다리를 다쳐 피를 흘리는 비둘기 한마리를 만나는데 그 비둘기 다리에 묶인 쪽지를
읽어보니 바로 아빠가 하늘나라의 엄마를 그리며 쓴 쪽지다. 아빠는 이렇게 날마다 다락방에 틀어박혀
엄마를 생각하고, 잊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몇마리의 비둘기가 동일하게 다리에 쪽지를 맨체 발견되었고, 그 쪽지는 어김없이 아빠가 엄마에게
보내는 쪽지였다. 도저히 이렇게 식음을 전폐하고 폐인이 되어가는 아빠를 두고볼수만 없던 나는
아빠에게 최후통첩을 적어 똑같은 방법으로 비둘기에 묶어 아빠가 있는 방으로 들여보낸다.


사랑하는 아빠 ♡
아빠가 지금 얼마나 슬픈지 저도 잘 알아요. 왜냐하면 아빠 마음속에 제가 살고있기 때문이죠.
한번도 아빠 곁을 떠나 본 적이 없어서 아빠가 슬퍼하면 제 마음도 많이 아파요.
아직 어려서 아빠를 위해 하늘을 날며 노래를 부를수도 없어요. 하지만 아빠, 제가 만든
음식만큼은 맛있게 먹어주세요. 안그러면 저도 화가 날만큼 속이 상할 때가 있거든요.
제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아빠 마음속에서 영영 떠나버릴지도 몰라요.



물론 이 방법은 효과 만점이었다. 엄마가 죽은후로 유일한 혈육이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딸이 아빠 마음속에서 영영 떠나버리겠다고 엄포를 놓고있으니...이렇게 어른스럽고 똑똑한 아이가
있을까~  마침내 아빠는 식사를 하기 시작했고 딸에게 저녁식사에 초대해 달라고 부탁한다.
아빠와의 저녁 데이트를 위해 나는 파티를 준비했고, 맛있는 음식을 잔뜩 준비했다.








마침내 세상으로 돌아온 아빠. 딸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이제부턴 아빠가 나를 돌봐주기로 하셨다.
마지막 삽화가 이들 가족의 행복한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엄마의 죽음에 왜 아빠만 슬프겠는가~ 어린 딸이 받는 충격도 상당했을텐데 이 동화에 나오는 딸은
어른스럽고 의젓하다. 오히려 슬픔에 잠겨있는 아빠를 위로하고 챙겨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빠를 잘 부탁한다는 엄마의 유언때문이었을까?
이 책을 읽을 우리 아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무척 궁금해진다.
이번 주말에 읽어줘야 겠다...

사랑하는 아빠 (양장)
국내도서>유아
저자 : 상지아훼이 / 임지영역
출판 : 주니어랜덤 2011.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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