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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탤런트 조안이 쓴 아주 이상한 이야기



연예인들의 출간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탤런트 구혜선이 소설 '탱고'를 냈고, 소지섭은 사진집을, 김남주는 살고있는 집의 인테리어 및

자녀교육 철학을 밝힌 에세이를, 개그맨 최양락은 유머집을, 가수 린은 포토에세이를 각각 출간했다.

이런 연예인들의 책 출간이 비단 어제 오늘 일은 아니었지만 최근들어 부쩍 늘어난것처럼 보인다.

다재다능한 끼를 발산하는게 연예인이듯 노래나 춤과 연기에 그치지 않고 글쓰기 솜씨도 마음껏

뽐내고 있는것이다. 그리고 여기 탤런트 조안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가 있다.

 

 

 

 

내가 조안을 알게된건 2003년 여름, SBS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첫사랑'에서였다.

혹시 기억 나실분도 있을지 모르지만 첫사랑에 실패하고 아픈 기억을 간직한 미대 교수 이준희

(신성우)를 짝사랑하는 미대생 오희수역을 맡아 가슴 절절하면서도 당돌한 연기를 참 잘했던

기억이 난다. 가슴 미어지는 내면의 슬픈연기, 눈물연기, 그러면서도 이러면 안되는줄 알면서도

사랑에 빠져 벼랑끝이라도 몸을 내던질것 같은 가슴 절절했던 그 연기... 잊을수가 없다.

그후로 조안의 연기생활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영화 여고괴담을 비롯해 수많은 드라마에서

주연으로 맹활약 했고 가장 최근에는 KBS일일드라마 '다함께 차차차'에서 연기했다고 하는데

하지만 내가 드라마를 잘보지 않는탓에 '첫사랑'이후 딱히 드라마에서 조안을 더는 보지 못했다.

오히려 티비속 드라마 보다는 신문이나 인터넷 연예기사속에서 열애설, 삼각관계설, 결별설,

또다른 남자와의 열애설~ 로 더 자주 볼수 있었다. 뭐 남녀가 만났다가 헤어지는 거에 대해

왈가왈부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차인 남자는 안됐지만 유부남과 만나는 것도 아니고

그녀의 남성편력은 그녀 자유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인터넷 속에서 떠들썩 하던 그녀를 오늘  

'단 한마디'라는 단편집으로 다시 만났다.

 

앞서 강조했지만 나에게 조안이라는 탤런트는 애절하면서도 당돌한 연기를 꽤 잘하는 배우였다.

그런데 글쓰는 재주도 가지고 있나보다. 짬짬이 글도 쓰고, 그림 그리는 것도 좋아해 이렇게

단편집을 낼 정도니 말이다. 더군다나 글속에 들어있는 삽화들도 모두 그녀가 직접 그린것이란다.

아주 기대가 됐다.



 

책을 내게 된 계기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설명한다.

 

나에게 출판사로부터 책을 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신문에 나온 인터뷰 기사 -동화책을

내고 싶다는- 를 봤다고 했다. 내심 겁이 나긴 했지만 용기를 내서 그동안 쓴 글들을 모아

출판사에 보내 주었다. 공상이 현실이 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출판사

분들이 내글을 좋게 본 모양이었다. 아니면 내가 이름이 알려진 사람이기에 보다쉽게 기회가

왔는지도 모르겠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어른을 위한 동화를 써보고 싶은게 꿈이었던 조안.

그리고 그 기회가 왔고 틈틈이 써두었던 열여섯 편의 단편을 모아 '단 한마디'라는 책을 내놨다.

 

개성 넘치는 글이다. 이제껏 이런 글들을 본 적이 없다. 단편이라고 하기엔 너무 짧은 글이고

현실감이 있는 글이 아니라 일종의 환타지다. 위 사진에서 보이듯이 글과 함께 그림도 직접

그렸다는 건 평가할 만 하다. 그런데....뭔가 이상하다.

한 편, 한 편 읽을때마다 감동적이거나, 유쾌하다거나, 재미있다거나, 기발하다거나, 의미심장

하다거나 하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거다. 그보다는 이건뭐지? 무슨 얘기가 하고 싶은거야?

이런 느낌...

책을 다 읽어가는데 처음 느꼈던 낯선느낌이 없어지지 않는다. 아니 처음부터 끝까지 불편하고

낯선 느낌만 유지된다. 일면 앞에 나왔던 이해할수 없는 단편들이 뒤에 가다보면 내용이 연결된다거나

무슨 설명이 있겠지~ 하고 바래봤지만 그냥 끝이었다. 분명 조안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표방하며

글을 썼다고 했다. 동화라면 뭔가 꿈과 희망이 있든지, 교훈이 있든지, 배울점이 있어야 하는거

아닐까? 그런데 전혀 없다. 읽으면서 한숨만 나온다...

 

본인이 자신의 글과 그림을 모아 책으로 펴내고 싶다는 마음 십분 이해한다.

나 역시도 내 블로그 글들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펴내보고 싶다는 마음도 있다. 물론 아직은 글들이

많지않아 시기상조지만 떳떳하게 내놓을만한 글들이 쌓이면 훗날 그러고 싶다는 뜻이다.

조안은 어떤 생각으로 책을 펴낸걸까? 자신의 글을 읽고 사람들이 어떤 평가를 내려주길 바랬을까?

 

'블링블링', '압구정 다이어리', 그리고 얼마전 서평을 남겼던 '19 29 39'의 작가 정수현이 추천사를

남겼다. 추천사 이다 보니 정수현 작가는 조안의 글을 칭찬하고 한번 읽어봐라~ 라는 글을 남겼다.

근데 정말 정수현 작가는 조안의 글을 어떻게 생각하고 추천사를 남겼는지, 내가 보기엔 추천사를

의뢰받긴 했는데 딱히 추천할 만한 말들이 떠오르지 않아 전전긍긍하는 글들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여러분들은 정수현 작가의 추천사가 어떻게 들리는지... 아래  소개해본다.

 

...(중략)...

 나는 처음 그녀의 글을 대하고, 솔직히 많이 놀랐다. 예쁘장한 겉모습과는 전혀 다른,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생소하고 낯선 이야기들이 잔칫상처럼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사과를 고추장에

 찍어먹고, 영화를 볼때 팝콘 대신 명란젓을 먹는다더니, 글도 참 '4차원'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글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아니, 먼저 그녀의 글은 어떤 장르에 속하는 것일까?

 ...(중략)...

 나는 다시 한번 그녀의 글들을 차근차근 읽어 내려갔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알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열여섯 편의 이야기 각각에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는지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녀의 글을 분석하려는 것 역시 부질없다는 느낌이 왔다.

 괜히, 일부러, 구태여 머리 아픈 짓을 할 필요는 없었다. 어리석은 행동이니까.

 

얼마전 서평란에 혹평을 남기면서 작가와 출판사에 미안한 마음을 표한적이 있다.

이번에도 또 나는 혹평을 남기고 있고, 역시 조안과 이 책을 펴낸 출판사 세종미디어에 미안한

마음이 든다. 책을 읽고 좋은 글을 써달라며 책을 보내줬는데 좋은 글은 커녕 독자들 내쫒는 글만

쓰고있으니... 내 맘도 편치않다. 하지만 어쩌랴.. 내가 쓰는 서평에는 원칙이 있고, 또 많이 부족

하지만 내 글을 읽고 책을 선택하는데 도움을 받는 블로거들이 있으니 내 양심을 속이면서 글을

쓸수는 없는 노릇아닌가!

 

단 한마디 (양장)
국내도서>소설
저자 : 조안
출판 : 세종미디어 201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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