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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바로잡은 신선한 자연산 회를 먹다

내가 섬에서 근무한지 3년째다.
 
사람들은 섬에서 근무한다고 하면 으례 하는 말이 "회는 원없이 드시겠네요?" 다.

정말 섬에서 근무한다고 회를 원없이 먹을수 있을까? 천만에..

오히려 도시에서 근무할 때가 회는 더 자주 먹었던것 같다.

일단 이곳 작은 섬엔 횟집이라고 할수있는 식당은 없다. 물론 맘만 먹으면 동네 민박집에

미리 얘기해서 횟감을 구해다 먹을수야 있겠지만 먹고싶은 사람이 원하는 어종?, 크기?

맞추기가 힘들다. 양식횟감 가져다 수족관에 넣어두고 주문 받을때 바로 회를 떠주는

곳이 아니기때문에 일단 그날 뱃일을 나가야하고, 잡아온 고기에 맞춰서 회를 먹어야 하는데

날씨가 안좋거나, 고기가 안잡히면 말짱 도로묵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일하는 직원이 나를 포함해 기껏해야 1~2명이었던 탓에 2인분에 맞는

횟감을 찾기도 힘든것이다. 그런 까닭에 지금껏 일부러 미리 주문해서 회를 먹거나

한 기억이 없다. 

그런데 유독 올해는 먹을복이 터졌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4~5명으로 늘어나기도 했거니와

그중 넉살좋은 직원이 있어서 현지 어촌계장님과 잘 어울려 다닌것...

그러자 어촌계장이 이래저래 공사하느라 고생이 많다며 가져다주는 신선한 해산물을

나는 그저 어부지리로 그틈에 끼어 얻어먹고 있는것이다.








이번엔 배를 타고 나가 갓 잡아온 잡어들을 망에 담아왔다.





저렇게나 수북이~!! 쳠엔 뭔가 했다.. 




각종 어류들~. 난 도시 촌놈이라 물고기를 봐도 다 그놈이 그놈같다. 물론 이름도 모른다...

내가 아는 생선이라곤 우리가 흔히 먹었거나 특이한 조기, 명태, 고등어, 오징어, 가오리, 갈치 정도?

물어물어보니 참돔, 오징어, 가오리, 아지, 등등이란다..




공사 일 하시는 여러분들이 달려들어 순식간에 그자리에서 회를 떳다.






해서, 뚝딱 나온 즉석 자연산 회!!

오늘은 이름도 모르고 맛도 모르는(그저 쫄깃하고 신선하다는 맛밖에 모름) 횟감으로

맛있는 저녁을 먹을수 있었다~ 아 ...행복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