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2012. 12. 26. 06:40


도대체 이거시 무엇이냐... 산타 할머니가 큰딸 주원이를 위해 놓고간 선물이다. 

정체불명 인형의 내력을 알아보자. 

24일밤, 크리스마스 깜짝 이벤트로 아빠가 기습방문을 했다. 어린이날이고, 크리스마스고, 격주마다 정해진 휴무일이 아니면 쉬는날이 없는지라 이번 크리스마스날도 가족 모두 아빠가 집에올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터이다. 마침 24일 업무차 목포에 출장갈 일이 있어 일이 끝나고 아무말도 없이 광주 집에 들렀다. 아빠 왔다고 반가워서 안자려 하는 아이들에게 산타가 집에 왔다가 아이들이 안자고 있으면 그냥 돌아간다~는 틀에박힌 허풍을 떨어대며 아홉시에 잠자리에 눕혔다. 그런데 주원이 침대 발치에 편지가 붙어있다?



응? 뭐지?



초등학교 1학년이라 이제 학교에서 머리 큰 애들이 "산타는 없다!"고 잘난 척 할 시기임에도 너무나 철썩같이 산타의 존재를 믿고있는 주원이가, 진짜 산타라 할지라도 부담스러워할 선물을 청탁하고 있다. 요정이라니... 비밀친구라니... 것두 살아있는! 내눈에만 보이는!!! 헉

그래서 늦은밤, 엄마의 숙제가 시작됐다 ㅡㅡ;  오랫만에 집에 온 남편은 뒷전이고, 딸아이의 해맑은, 너무나 천진난만해서 부담스러운, 비밀친구, 요정만들기에 돌입한 것이다. 주원올림까지만 해도 어찌 그러려니~ 하겠는데 마지막 한 구절 '난 당신을 믿어요'... 헉! 안만들어줄수가 없게 됐다. 한 삼십여분만에 뚝딱 만들었는데, 오~~~~ 놀랍다. 그럴듯하다. 무엇보다 얼마나 작은지 저 사탕 하나만 한데도 손, 발, 몸통, 머리 없는게 없이 다 있다. 재료도 집에 있는거 여기저기서 주워모아서 말이다. 내 아내에게 이런 솜씨가 있었다뉘! 팅커벨 같다 ^^



우리가 미리 준비해둔 선물은 물론 따로 있었다. 두 공주님만 키우다보니 항상 선물은 인형, 아니면 소꿉놀이다. 이번엔 코스트포유에서 준비한 원목 화장대세트! 아내는 딸들이 이런걸 좋아한다고 우기지만 내보기엔 딸들보다 아내가 더 좋아서 사는게 틀림없다. 레고도 그렇고, 올망졸망, 아기자기한것들을 좋아하는 쌈닭이라... 박스채 포장해서 애들이 잠든 사이 공부방 책상에 올려놨다.



다시 저녁시간으로 돌아와서~ 아빠가 준비해온 아이스크림 케익으로 조촐하게 크리스마스 이브를 자축해본다.




일단 가족수대로 촛불을 켜고, 그냥 불어 끄자니 밋밋해서 고요한 바~암, 거룩한 바~암을 부르고, 뒤이어 캐롤 한곡을 더 부른다음에 촛불끄기~ 즐거워하는 아내와 두 딸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젯밤 잠못자고 일한다음 하루종일 운전하며 다니느라 쌓였던 피로가 가시는 느낌이다. 여수에서 순천, 순천에서 화순, 화순에서 광주, 광주에서 목포, 다시 목포에서 광주로 올라오는데 운전만 어림잡아 여섯시간 한것 같다. 이날밤 새벽 네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선잠을 잔후 다음날 새벽 여수로 돌아왔다. 나 한명 좀 고생해서 그냥 365일중 평범한 하루로 끝났을 크리스마스가 그나마 온가족이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낼수 있었으니 뿌듯하다. 



이렇게 어느덧 한해가 저물고 있다. 우리는 한살 더 늙어가고 있고, 또 아이들은 저렇게 커가고 있고... 보고만 있어도 아름다운 이 트리처럼 우리 아이들이 커갈땐 행복한 나라, 행복한 사회가 되갔으면 좋겠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아이들 다 자라고 나니...
    이런 재미도 없네요.ㅎㅎㅎ

    잘 보고갑니다.

    2012.12.26 06: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하하하... 우린 생일파티를 해야해서 크리스마스 기분은 뒷전였는데...
    딸들이 엄마를 닮았는걸요? 저는 저런 걸 사보고 싶습니다.귀엽고 이쁘고...
    맨날 로봇이나 차들, 조립품만 사야하니...
    예기치 못한 아빠의 등장에 정말 행복했겠네요. 아빠가 크리스마스 선물 아닌가요?

    2012.12.26 07:03 [ ADDR : EDIT/ DEL : REPLY ]
  3. 비밀댓글입니다

    2012.12.26 07:04 [ ADDR : EDIT/ DEL : REPLY ]
  4. 너무 행복해 보이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셨네요. ㅎㅎ
    부럽습니다. ^^

    2012.12.26 07:2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품절녀님도 조만간 이룰 가정의 모습인데요 뭘 ^^ 공부 마무리 잘하세요~

      2012.12.26 08:21 신고 [ ADDR : EDIT/ DEL ]
  5. 우리도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지 말고 크리스마스 이브를 이렇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참 좋아하겠습니다.

    2012.12.26 07: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이들이 어릴때는 이렇게 온가족이 함께하는 크리스마스가 되겠지만,
      크고나면 저네끼리 어울리려고 하지 않겠어요? 서양에서는 성인이
      되도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걸로 굳어져있다고 하더군요~

      2012.12.26 08:25 신고 [ ADDR : EDIT/ DEL ]
  6. 1년 내내 트리가 불을 밝히는, 항상 설레이는 그런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2012.12.26 08:5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ㅎㅎㅎ 그럼 감흥이 더 떨어질것 같은데요? 연말 분위기는 딱 연말에만
      느끼는걸로~~ ^^

      2012.12.26 09:17 신고 [ ADDR : EDIT/ DEL ]
  7. 다른 아이들에 비해 가지고 싶은 선물이 남다르네요
    비밀 친구라니~ 감성적이에요~ㅎㅎ

    2012.12.26 08: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8. 정말 행복한 크리스마스셨겠어요~ ^-^

    2012.12.26 09:1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9. 행복이 뭍어나는 사진들입니다.
    멋져요.ㅎㅎ

    2012.12.26 09: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0. 가람양

    산타하기 쉽지 않네요...
    편지보고 저걸 어떻해~? 했는데..~
    작은 미니 인형이 요정이였군요^^

    2012.12.26 11:39 [ ADDR : EDIT/ DEL : REPLY ]
  11. 어머~ 어쩜~
    주원이 소원 어찌 저리 천진난만 귀여울 수 있어요? ㅎㅎㅎ
    마지막 '난 당신을 믿어요..' 이거 완전 대박이에요..^^

    어찌됐든 아이들은 깜짝 등장한 아빠가 또 하나의 선물이라 아주 좋았겠어요^^

    2012.12.26 14:0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2. 두 공주님은 그야말로 기쁘기만 한 샅타네요.
    나 하나 고생해서 온 가족을 기쁘다면 당연히 고생해야지요.

    2012.12.26 15: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3. 산타를 기다리는 맘이 참 부럽네요.
    그리고 알콩달콩 사랑이 듬뿍 느껴지는 분위기도요....^^

    2012.12.27 05:5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4. 엄청난 뒷북이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2012.12.28 20:07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5. 너무 귀엽고 아담하게 사시네요 ㅠㅠ

    2013.01.15 12: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16. 이창은

    작년 크리스마스네요..~
    저도 다음 달에 만삭인 와이프가 아이를 낳는데
    벌써부터 너무 기대되고 설레네요..
    진짜 가장이 되어서 그런지... 이런 사진이나 글 보면
    정말 잘 키워야겠단 생각에 여러가지 자료들을 살펴보다
    새벽이 되고 늦게 자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일상적인 이야기가 너무 재밌어요
    그리고 딸 아이의 요정 선물...ㅋㅋㅋ
    전 어릴 때 그런 것 까지 바라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ㅎㅎ
    정말 예쁘네요 ㅎㅎ
    전 이 번에 와이프가 출산 하구나면 같이 육아 일기를
    와이프와 함께 티스토리 블로그에 써 나가볼까 생각 중이에요
    혹시 남는 초대장이 있으시면 저에게 한 장만 보내 주실 수 없을까요?^^
    재미있고 예쁜 우리 가족 얘기 추억과 함께 담고 싶네요 후딱 ㅎㅎ
    qkrwjdtnr121@nate.com
    여기로 부탁 좀 드릴게요^^
    좋은 하루 되세요~

    2013.07.10 11:58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