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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기차로 만든 사무실


회사일로 어느 레미콘 공장을 방문했다가 진귀한 모습을 발견해 얼른 사진을 찍어왔다.
이게 바로 블로거 정신인가? ^^
레미콘 공장에 있는 사무실이었는데 페열차를 사용해서 사무실로 개조해 사용하고 있었다.





여태껏 기차 카페는 가봤어도 기차를 사무실로 쓴다는건 상상도 못해봤기에 참 신기하다.
근데 기차 폭을 생각해보면 너무 좁지 않을까? 싶은데 그건 이렇게 해결했다.

 


두 칸을 붙이고 가운데 벽면을 뜯어내 연결하니 실내공간도 충분히 확보가 된다.
거기다 창도 만들어 붙이고 중간중간 전면 통유리를 끼어 넣기도 했더라.. 이렇게 사용한지
얼마나 됐는지 모르지만 열악하긴 했다. 자세히 보면 기차 측면에 열차번호도 적어져있다.
실내사진을 따로 찍어오진 못했는데 천장쪽에 보를 대고 합판으로 천장을 만들어 도배해
놓으니 기차 안이라는 생각은 안들었다. 실내 사진도 찍고 싶었는데 일하고 계신 그쪽
직원들에게 미안해 못찍었고 일 하느라 찍은 사진이 다행히 한 컷 남아있어 소개한다.
참고로 사진속 두 명에 아빠소는 없다. ^^;
칸막이 너머는 개인 책상과 사무공간이다.

 



개인적으로 추측해보건데 아마도 삼십년은 훌쩍 넘어 보였고, 낭만과 멋 때문에 열차객실을
사무실로 재활용한건 아닌듯 싶은데, 원가절감 차원 아니었을까~싶다.
사실 건설회사나 이 쪽 관련 업체들이 외부사람들이 생각하는것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에
저임금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 서울권 건설회사들이나 대기업들은 저임금 소리는 듣지
않을만큼 보수가 좋으나, 지방 건설회사나 중견기업들, 건설 관련 용역사, 시험사, 레미콘사
들은 깜짝 놀랄만큼 처우가 좋지 못한 곳이 많다. 주5일 근무는 남의나라 얘기고, 평상시
근무가 야근의 연속이지만 그렇다고 야근수당이 따로 나오는것도 아니다.

갑자기 급여, 수당 얘기가 나와서 실태를 살짝 알려드리자면 지방 건설회사의 경우
(2군 또는 3군 원도급사 기준) 대졸 초임 연봉이 1,800~2,000 정도가 많은것 같다.
레미콘사나 관련 용역사의 경우 이보다도 못해 1,500~1,800 사이라고 알고있다.
정확한 조사를 통한 객관적인 수치는 아니고 그간 일하면서 나눠본 대화등을 통해
그렇게 알고있다. 회사가 1군이냐 2군이냐, 또는 원도급사냐 하도급사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급여 수준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조심스럽지만 수도권 대기업들과 비교해보면
현대건설, 대림산업, 포스코등등의 1군회사의 경우 대졸 초임이 3,000~4,000 에 이르고
있으니 편차가 꽤나 심한 편이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중엔 "거짓말 마라, 요즘 세상에 대학 나와서 이 돈받고 누가
일하냐~" 하시는 분들도 있을거고 "그래도 그건 행복한겁니다. 우리회사는 그 정도도
안됩니다~" 하시는 분도 있을게다. 그냥 기차로 만든 사무실을 보고 신기해서 포스팅
했는데 글을 쓰다보니 여기까지 온거라 그런가보다~ 이렇게 사는 사람들도 있나보다~
하고 이해하시기 바란다. 원래 세번째 사무실 안 실내사진은 모자이크 하지 않았으나
뒷쪽 연봉얘기가 나오고 하다보니 혹여 이 회사가 그러는거 아닌가 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어 모자이크 처리하니 양해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