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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새로운 식구맞이, 꽃비


아빠소, 쌈닭, 꼬꼬, 꿀꿀이 네가족이 살던 집에 식구 하나가 추가됐다.
십개월 말티즈 여자 강아지 꽃비. 발음상 걍 꼬삐로 부른다.
내 아내 쌈닭이 처녀적부터 키우던 시츄종 '순돌이'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다가
몇번이고 강아지를 키우자는걸 아직 애들이 어리다는 이유로 반대했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실상 내가 한달에 며칠이나 집에 있다고 그토록 키우고 싶어하는
강아지를 마냥 반대할 할 처지가 못되는 거다. 그래서 마지못해 동의했다.
(사실 내 동의 여부는 중요치 않다. 쌈닭이 키우려고 맘먹는 순간 그냥 키우는거다)





강아지를 집에 들이면서 가장 걱정했던 건 혹시나 입에 닿는건 모조리 물어
뜯어놓진 않을까 하는거였다.
예전 결혼전에 아내 집에 가보면 테이블이고, 의자고간에 나무로 된 모든 가구들이
순돌이의 이빨자국으로 엉망이 돼있었던게 기억나서이다. 우리집에 물어뜯을게
좀 많은가~ 이 수많은 책들하며, 이불, 식탁, 의자, 책장...내집도 아니고 임대아파트
사는데 조금이라도 흠이 생기면 퇴거시 변상해줘야 할 생각에 우려스러웠으나,
다행히 그런 버릇은 없었다.

두번째 걱정이 대소변은 잘 가릴까..
전에 키우던 집에서 새끼때부터 십개월간 키워왔는데 대소변은 가린다고 해서
안심은 됐지만 막상 집에 데려와 놓고보니 배변판에 대소변을 보긴하는데
바로 치워줘야지 안치워져있으면 다음 대소변시 배변판을 이용하지 않고
이불이고, 부엌이고, 아무데나 쉬를 해놓는다. 그럴때마다 아내가 붙잡고 야단치며
버릇을 잡으려 하지만 잘 안된다.. ㅠ.ㅠ 거실에 깔아놓은 이불에 두어번, 꼬꼬네방
그림그린 종이위에 한번, 부엌 장판위에 두어번~ 그러지 않기위해서는 두 눈
부릅뜨고 배변판에 용변 여부를 살펴 재깍 치우는 수 밖에 없다.

세번째 걱정했던 건 털빠짐 여부다.
아내 말로는 말티즈가 털이 잘 안빠지는 종에 속한다고 하고, 또 데려와 바로
미용한 탓에 털이 빠지는줄은 모르고 있다. 이것도 참  다행이다.

결국 종합해보니 내가 많이 우려했던 부분은 상당부분 해소된 셈이다.
대소변을 치우는 것도, 목욕시키고 관리하는 것도 아내 몫이니 내가 할 일이라곤
눈쌀 찌푸리는걸 자제하는 것뿐.
아이들도 좋아하고 아내도 좋아하고, 걱정거리도 많이 해소됐으니 나만 생각을
바꾸면 될듯하다. 낯선소리가 들리면 밤낮으로 짖어대는 통에 아파트에서 주위의
눈쌀을 받아가며 키우는게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아서 그렇지 나 역시 반려동물
키우는걸 싫어하진 않는다.
단, 그토록 데려오기 전에는 막상 데려오면 자기가 다 하겠다고 약속하던 쌈닭이
바로 지난 주말 나더러 개× 치우라고 협박하는걸 보면 확실히 화장실 들어가기 전과
후가 다르긴 다른 모양이다. 이제 데려왔는데 어쩔거냐 이거지 뭐... 흥!

근데 고녀석 이쁘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