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재밌는 이벤트북을 소개한다. 제목하야 '내가 너를 사랑하는 100가지 이유 Ver.3'.
알콩달콩 신나는 연애중이라면 여친에게 기념일날 선물로 주기 딱 좋은 책이다. 아니면 이미
결혼한 기혼자들이라면 마눌님 눈치보느라 힘겨운 나날들에서 잠시나마 해방시켜줄 구원의
책이기도 하다. 단, 눈 딱감고 거짓말을 해야할 용기가 필요하다~
과연 무슨 책이길래 여우같은 여친에게, 호랑이같은 마눌님에게 선물하면 좋은책이라고 하는걸까?
캬~ 표지부터 샤방하다. 실제로 현실에서 저렇게 생긴 남자가 있다면 틀림없이 동성애자
아니면 기생오래비 둘 중 하나이겠지만, 뭐 책이니까, 가상이니까, 기획의도대로 젠틀하고
다정한 남자라고 해두자. ^^;
요 책은 남자 입장에서 여친 혹은 마눌님을 첨 만났을때부터 지금까지 어떠어떠한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매력적이며, 당신은 이럴때 날 미치게 한다~~~는 온통 아부성 질문
들에 대해 스스로 답을 써나가는 문제집이다. 문제의 유형은 아래 세가지다.
첫번째는 객관식 문제!
두번째는 주관식 문제!
세번째는 Yes or No!
잘 안보이지만 예시로 든 Yes or No의 문제가 "너를 우리 엄마보다 쬐~끔 더 사랑하는것
같아~" 요거다. 왼쪽 Yes나 오른쪽 No 중에서 답을 체크하는 방식이다. 솔직하게 답을
체크하기전 다시한번 이 짓을 하고있는 목적이 뭔가를 짚고 답을 체크하는 센스를 잊지말자.
개인적으로는 "물에 빠지면 엄마를 먼저 구할거야, 나를 먼저 구할거야?"라고 큰 두 눈을
깜박거리며 얼굴을 들이미는 유치 찬란한 여친들의 질문 이후로 가장 감명깊게 어이없던
질문 되겠다. 자 이 세가지 유형의 질문들에 솔직하면서도, 센스있는 답변을 달 준비가
되었다면 지금부터 시작해보자.
사진이 잘 안보여서 다시 한번 글로 옮겨보자면, 첫번째 질문 "사랑을 하면 그사람의 천가지
표정을 읽을수 있다고 해. 알고있니? 내가 가장 사랑하는 너의 표정이 무엇인지"
1. 서운한 일이 있으면 입을 삐죽 내밀며 뾰루퉁해져 있을때 진짜 귀여워
2. 재미있거나 기쁜 일이 있으면 입을 크게 벌리고 왈가닥처럼 웃지만 나에겐 최고의 웃음이야
3. 나를 바라보며 살짝 미소 지을때 너무 사랑스러워
4.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을때 너의 무표정한 얼굴이 오히려 더 매력적이었어
5. 쑥스러운 일이 있으면 멋쩍어하는 너의 얼굴에서 아기같은 순수함을 느껴
답을 달았는가?
안다. 당연히 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답을 체크하지 않거나, 맨 밑줄에다
괄호열고 (답 없음), 혹은 (제발 무서운 표정만 짓지말아줘~) 이렇게 쓰는 사람은 없길
바란다. 아까도 언급했듯이 나이먹고 이 책을 사서 솔직한 내마음이라고 선물하려 하는
의도가 뭔지 생각하기 바라며, 2번이나 3번, 5번 정도에다 체크해 두자.
재미있는 이벤트가 될것 같다. 나도 첨엔 뭐 이런 유치한게 다 있어~ 했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 열심히 문제를 풀고있다. 이럴땐 너무 솔직한건 흠이 된다. 적당히 여친이나
마눌님이 좋아할 만한 답이 뭘까를 고민하고 체크해야 한다. 뭐라고? 그런 가식적인
답은 해서는 안된다고? 솔직한게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은
아직 여자를 모른다. '난 쿨~한 남자가 좋아', '난 솔직한 남자가 좋아', '난 터프한
남자가 좋아', '난 로맨틱한 남자가 좋아', '난 안경쓰고 지적인 분위기의 남자가 좋아'
등등...이 말들의 공통점은 결국 '나한테 잘해주는 남자가 좋아'다. 당신이 최고야,
당신 너무 예뻐, 당신은 정말 놀라운 여자야, 어쩜 이렇게 귀여울수가~ 속마음은
어떨지 몰라도 가끔 이런 최고의 찬사를 해줘야 할때가 있다. 그런다고 여친이나 마눌님이
깜빡 속아 넘어갈까? 천만에~ 이미 우리 머리끝에서 들여다보고 있는 이들이 그런
속마음 하나 간파 못할리가 없다.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에쁘고, 사랑스럽다는 찬사에 한없이 약해지며 행복해 하는게
여자다. 그리고 꼭 거짓말만은 아니다. 나도 백문제 체크해 가면서 점점 솔직해져가고,
또 내가 모르고 있던, 혹은 깜빡 잊고있던 내 여자의 사랑스러운 면을 발견하기도 한다.
기념일 선물로 현금이 가득 든 봉투만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정성이 담긴 이런 이벤트도
썩 괜찮을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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