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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영화,읽은책

이사카 고타로의 새소설 '마리아 비틀'




이 책, 참 흥미롭다. 마치 만화책 같은 표지도 흥미로울 뿐 아니라, 실제 만화같은 스토리도
소설에 금새 푹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작가 이사카 고타로의 작품을 접해보지

않아서 어떤 특색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몰랐지만 의외로 한국에 팬층이 두텁게 형성된, 소위

매니아층을 거느린 작가라고 한다. 이런 작가들은 역시 범상치 않다. 책을 펴자마자 발단부부터

이채롭기 그지없으니...

작가 이사카 고타로는 일본 최고 권위의 나오키상에 다섯번 후보로 선정되고, 일본 서점대상에
5년 연속 후보로 오른 대표작가라고 한다. <골든 슬럼버>등 여덟작품이 영화화됐고, <마왕>
을 비롯한 일곱 작품이 만화로 출간되었다.





소설은 누가 주인공인지 알기도 힘들다. 각자 사연을 갖고있는 등장인물들이 차례로 등장해

사건에 휩싸이게 되는 장면들을 각각의 시각에서 병렬적으로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제각기

다른 이유로 도쿄역과 신아오모리역을 잇는 신칸센 '하야테'를 타게되고, 이 안에서 서로가

얽히면서 극이 전개돼 나간다.


이 책은 킬러들의 이야기다. 킬러가 무엇인가~ 댓가를 받고 자기와 아무런 원한이 없는 사람을

대신 청부해서 죽이는 사람들이다. 가끔 소설이나 영화의 주된 소재로 차용되기도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너무나 끔찍하고, 잔인한, 도덕적으로 용납할수 없는 사람들 아니던가.

덤덤하듯 글을 써 나가지만 안에 담긴 상황들은 치떨리게 잔인한 장면들도 나온다.

초반부 킬러 '레몬과 밀감' 이야기에서 "고리대금업 할때 약속시간보다 오분 늦은 여자의 팔을

잘랐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 있나? 손가락이 아니야, 팔뚝이야. 다섯시간도 아니고, 오 분이라고.

...(중략) ...돈을 안갚은 놈의 아들을 붙잡아다 부자지간에 서로 마주 보게 해놓고, 두사람한테

칼을 쥐어주고.." 참 가관이다.. 이런 세계에 몸담고 있는 인물들이 주요인물이니, 상황 전개가

오죽할까. 죽고, 죽이고의 연속이다.


밀폐된 공간에서의 킬러들이 벌이는 숨막히는 스릴감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한마디로

재밌다는 얘기다. 역시 괜히 인기있는 작가가 아니었다. 무려 588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은 꽤나

두꺼운 두께를 가지고있다. 그런데 인문학이나 사회학 책이 아닌데다 흥미진진한 킬러들의

이야기다 보니 읽는게 그리 지루하지 않다. 이번 여름 휴가기간에 짬내서 읽다보면 시원스레

읽히지 않을까? 좋은 작가를 알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