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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갈매기 쉼터, 갈매기 천국

이 블로그에서 몇번 얘기한적이 있지만 난 섬에서 근무한다.
그런데 섬에서 근무하다보니 도시에서 살땐 전혀 볼 일이 없었던 
녀석들을 실컷 보게 되었으니 바로 갈매기들이다.
예전 학창시절 영종도 공항 건설현장을 견학갈때 인천에서 배를 타고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갈매기들이 새우깡을 좋아하는거 보고 마냥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배 주위를 무리지어 날다가 새우깡을 던져주면 
질서정연하게 와서 받아먹고 다시 무리의 뒤로 가 줄을 서는 모습을 보고
참 영리한 새구나~ 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갈매기란 새는 동경의 대상
이었다. 그러다 이곳에 온 후로 매일같이 이 녀석들을 만나게 된거다.

농담삼아 섬에서 3년 근무하고 나오면 갈매기와 대화하는 법 정도는 익혀
나와야 한다는 말도 돈다. 그날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파도를 보고 다음날 
날씨를 예측한다고..(뭐 제갈공명이냐..)
다 외롭고 무료한 생활을 우회적으로 돌려 표현한 것이리라~ 나 역시 올해
5년째 근무하고 있지만, 그래서 섬근무를 끝내고 육지로 나가면 열심히 입에
침튀기며 무용담 얘기할 꺼리를 만들려 갈매기마다 이름붙이고 구분하려
해봤지만(농담이다.. 설마 진짜로 받아들이지는 분도 있으려나?) 아래 보여줄
사진들과 동영상을 보면 이 얼마나 허황된 시도일지 알수 있을거다.





심심해서 수를 세다가 300 이 넘어서면서 햇갈려 포기했다.
사는게 무료하고 심심하다고 생각되시는 분 이곳에 오셔서 갈매기 수 세기에 도전해
볼것을 적극 추천한다!
사실 일하는 입장에서 이 갈매기들은 애물단지다. 뭐 크게 해로운 조류는 아닌데
얘네들이 이렇게 앉아서 쉬고있는 곳이 내가 공사하는 현장인데다 화장실을 따로
지정하지 않고 일을 보는 바람에 콘크리트 색깔이 변색될 정도로 볼일들을 보시기
때문에 골칫거리가 되버렸다.
편안한 휴식을 취하는 녀석들을 방해하며 동영상을 찍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