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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김영삼 전대통령, 현대판 홍길동 아버지인가?

홍길동 하면 무슨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오르시는지~
의협심에 불타는 정의의 도적?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비운의 서자? 홍길동전을 읽어보면 허 균은 참 많은 메시지를 이야기속에 담고 있음을
알수있다.
그런데 나는 이중에서 유독 홍길동하면 생각나는 어처구니 이야기가 있으니...



나중에 홍길동이 의적이 되어 둔갑술과 축지법을 통해 전국 곳곳에서 신출귀몰하게 나타났다
사라지는 대목이 있다. 경상도 어느 고을에 홍길동이 나타났다 하여 관군이 출동하면 어느샌가
사라지고, 다음날 전라도 어느 마을에 또 홍길동이라 칭하는 자가 나타난다. 또다시 관군이
출동하면
이번엔 충청도에서, 또 경기도에서 홍길동이 나타나 탐관오리를 벌하고 나쁜 방법
으로 부를 축적한
부자들의 곳간을 털어 가난하고 불쌍한 백성들에게 나눠주고 다닌다.
이를 가리켜 한때 이런 유머가
있었다.
사실 홍길동의 아버지가 소문난 바람둥이였단다. 관직을 받아 부임하는 곳마다 여성들을
희롱하고, 바람을 피우다가 덜컥 임신해서 나타난 여인네들에게 "아이가 태어나면 이름을
홍길동이라
짓거라~" 하고는 그날로 야반도주해 다른지방으로 떠났다는 거다. 그러기를
수년간 거듭하다 보니,
비슷한 시기에 전라도에, 경상도에, 충청도에, 경기도에 전국 팔도
강산에 숱한 홍길동이 태어나게
됐고, 어지러운 정국에 서민들은 너무나도 먹고살기 힘들어
그중 의식있는 자들은 폭정을 피해 산으로
들어가 도적이 되었으니 전국 방방곡곡에서 신출
귀몰하게 출몰하던 홍길동이 사실은 한사람이 아니고,
모두 배다른 형제들이었다는 웃기는
얘기다.


느닷없이 김영삼 전대통령을 상대로 친자확인 소송을 제기했던 김모씨가 법원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는 뉴스가 전해진다. 재판부는 김씨가 김 전 대통령의 친아들이라고 주장하며
제기한 증거의
일부가 인정되고, 김 전 대통령이 유전자 검사 명령에 응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사실일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친자확인은 아주 간단한 절차다. 머리카락
한 올, 구강 표피세포 한점만
있으면 유전자 검사를 통해 99.9% 정확하게 친자인지 아닌지를
가릴수 있다. 만일 소송을 제기한
김씨가 김영삼 전대통령의 친자가 아니라는 확신이 있었다면
명예훼손으로 단단이 걸릴것인데,
희한하게도 김 전대통령 측에서는 일절 대응을 하지 않았
다고 한다. 물론 유전자 검사도 받지 않았다.

결국 이같은 이유로 법원에서는 김씨가 친자가 맞다고 승소판결을 내린것이다. 여기서 중요한건
김씨가 어떤 삶을 살아왔을지 어찌 감히 상상이나 할수 있겠는가 하는거다.

 
                                          사진출처 : 노컷뉴스 (2011.2.24)
 

분명 김씨의 어머니는 김영삼 전대통령을 젊은 시절에 만나 실수든 고의든 간에 애를 낳고
지금까지 갖은 핍박과 감시를 받으며 살아오지 않았을까? 정치인, 그것도 야당의 거물급 인사,
후에 대통령까지 지낸 남자를 향해 이 아이가 당신 아이요~ 라고 외쳐본들 그 무슨 힘이 있어
상대할 수 있겠는가... 당사자인 김씨 역시 아버지 없이 자라면서 받았을 설움과 나중에 대통령
이 자신의 아버지라는걸 알았을때, 그럼에도 철저히 부인당할때 어떤 마음이었겠는가.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던 홍길동은 그래도 아버지의 사랑은 받고 자랐었다.

그런데 이같은 일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05년도에도 김 전 대통령의 딸을 낳았다고 주장
하는 이경선씨가 김 전 대통령을 상대로 친자 확인 및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씨는 2004년 <선데이저널>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 전대통령 당선 이후 수차례에 걸쳐
양육비와 위자료 명목으로 23억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법원판결을 10 여일 앞두고 
갑자기 소 취하 의사를 밝혀 사건의 진실은 베일에 싸여 버렸다. 항간에는 김 전대통령측이
막대한 돈과 협박을 통해 소를 취하하도록 압력을 넣었다는 말이 있었으나 이 역시 사실을
확인할 방법은 없다.   

서양에선 혼외정사가 낙마에 이를정도의 심각한 도덕적 결함으로 인식되는데 반해 우리나라
에서는 유독 정치인의 여자문제에 있어서만은 관대한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심지어 여자
문제가 복잡하다고 알려진 정치인이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는것보다는 많은게 더 낫지 않겠
습니까?"라고 얘기한 적도 있으니 말이다.
한 나라를 통치하려는(또는 통치한) 사람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도덕의 문제 아닐까?
우리도 여자문제가 그냥 한낱 우스갯소리로 치부되지 않는 정치환경을 만들어야 하겠다.
그 역할은 오로지 유권자만이 할수 있는 일임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