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는 이야기

수렵과 채집으로 연명(?)하는 일상생활의 인증샷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아빠소는 섬에서 생활하고 있다.
건설회사에 근무하는지라 현장따라 돌아다니는데 지금 있는 섬의 공사가 내년까지
예정되어 있어 내년까지는 이곳에서 생활해야만 한다. 가족들은 광주로 보내고, 홀로
떨어져서 숙소생활을 하는데 함께 근무하는 직원이 둘 더 있어, 셋이서 생활하고 있다.

문제는 회사가 작년부터 어려워진 탓에 식당에서 밥해주던 아주머니를 감원하면서부터...
당장 한끼, 한끼 먹는게 눈앞에 문제로 다가왔다. 처음에는 아침은 굶고, 점심은 라면,
저녁은 마지못해 밥을 먹는데 밑반찬을 할줄 모르니 김치 하나를 가지고 하루는 끓여먹고,
하루는 볶아먹고, 하루는 잘게 썰어 비벼먹는 생활을 하게됐다. 그런데 이런 생활도 하루
이틀이지 1년이 넘어가다 보니, 순전히 살아야겠다는(!) 생존본능으로 나름 리얼 야생
버라이어티를 찍기 시작했다. 바로 현지조달, 수렵과 채집생활이다!

일전에도 몇차례 포스팅으로 찬거리를 직접 조달하는 풍경을 올린바 있다.

리얼야생 버라이어티 다시보기 : 점심때 뭐 먹을까? 해삼..성게..잡으러 가자~
리얼야생 버라이어티 다시보기 : 섬생활하는 아저씨들의 특별한 점심식사


낙 지 잡 기



성 게 잡 기

 



이렇게 끼니를 해결하는 것을 불쌍히 여긴 마을 주민이, 상품가치 없는 잡어를 가져다 주었다.
(얼핏 몸에좋은 자연산 해물 잘먹고 산다고 부러워 하기도 하지만, 1년중 며칠 안된다) 
우리들, 바로 음식화 하기로 한다.

영화에서 보면 물고기 잡아 꼬챙이에 꿰서 모닥불에 구워먹는 장면 나오지 않는가. 그와 비슷하다.




돌을 주워모아 불을 피우고 통째로 구웠다. 거뭇거뭇 불에 타기도 한 이 생선들을 바로 폭풍흡입!
우리들끼리 밥먹으면서 자주 하는말이 수렵과 채집으로 연명한다고 한탄한다~ 그래도 맛은
꿀맛이었다. 솔직히 말해 이 포스팅이 신세한탄 하는건 아니고 일종의 역설적인 자랑질이다~~
어디가서 이렇게 신선한 해산물들을 그자리에서 바로잡아 먹을수 있겠는가. 아무리 회사가 어려워도
쌀 사먹고, 반찬거리 살 돈은 나온다. 비록 작은섬인지라 돈이 있어도 살게 없다는게 문제지만.. ㅡㅡ;
늙으막에 자취생활한지 1년 반이 넘어가다보니 이제 각자가 다들 식사준비를 척척 해낸다.
반찬 한두가지쯤은 인터넷 찾아, 전화로 물어물어 만들지도 알고..

식사하면서 그랬다. 내일은 산에 노루 잡으러 가자고. 이러다 노루한테 잡혀가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동의도 받지않고 사진에 초상권이 침해된 동료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한다. 대신에 내가 설겆이
한번 더할게요~~  ^^;  )